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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 통화 유출’ 강효상 전 의원, 대법 확정 판결에 헌법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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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강효상 전 국회의원. /뉴시스


한·미 정상의 통화 내용을 대중에 공개한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집행유예가 확정된 강효상 전 국회의원이 형법상 ‘외교 기밀 누설’ 처벌 조항이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이 조항은 외교 관련 기밀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거나 이를 알아낸 사람을 처벌하는 내용이다.

강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5월 주미 한국 대사관에서 일하는 고등학교 후배 외교관으로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 일정과 관련한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을 들은 뒤 기자회견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방한을 요청했다”는 취지로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강 전 의원은 2019년 당시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고 한국이 주변국 대북 협상에서 소외된다는 논란이 나오자, 대미 관계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정보를 확인하고 밝혔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이 통화 내용은 외교부가 ‘3급 기밀’로 분류한 정보였고, 강 전 의원은 외교상 기밀 탐지·수집·누설 혐의로 기소됐다.

1심 법원은 2022년 9월 강 전 의원이 국가 간 외교적 신뢰를 위해 공식 발표까지 비밀로 보호해야 하는 외교상 기밀을 공개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 일로 특별한 외교적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은 점을 고려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는 항소심을 거쳐 지난 1월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에서 확정됐다. 강 전 의원에게 기밀을 알려준 전직 외교관 A씨도 징역 4개월의 선고유예가 확정됐다.

강 전 의원 측은 판결이 확정된 후 지난달 형법 조항의 ‘외교 기밀’이라는 표현이 모호해 법을 마음대로 해석할 수 있고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애초에 정부가 일반인은 볼 수 없는 내부 규칙에 따라 기밀을 정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은 어떤 정보가 기밀인지도 모른 채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강 전 의원 측은 과거 헌재가 ‘군사상 기밀’의 범위를 세부적으로 정한 군사기밀보호법에 대해서도 개념이 너무 넓고 모호하다며 ‘제한적으로만 해석해야 합헌’이라고 결정한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기밀의 범위에 대한 아무런 규정도 없는 외교상 기밀 조항은 이와 비교해서도 지나치게 추상적”이라고 했다.

강 전 의원 측은 외교 기밀에 대해서만 정보를 전달받은 사람까지 처벌하는 점도 문제 삼았다. 현행법상 공무원이 직무상 비밀을 누설하거나 군사 기밀을 누설한 사건에서는 정보를 유출한 사람만 처벌받고, 이를 전해 들은 일반인은 처벌받지 않는다. 그런데 외교 기밀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정보를 알아낸 상대방을 처벌하는 조항이 있다는 것이다.

강 전 의원 측은 정치인이나 언론인이 국민에게 사실을 알리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공개하는 활동을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고도 주장했다. 강 전 의원 측은 “정보를 알아내 밖으로 알리는 과정은 민주주의 국가의 정상적인 정치 및 언론 활동”이라며 “정부가 기밀로 분류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하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했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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