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선고 공판 출석하는 강효상 전 의원 |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한미 정상 간 통화내용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강효상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강 전 의원은 자신에게 적용된 형법 113조의 '외교상 기밀' 부분이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나 위헌이라며 지난달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다만 '재판 결과에 대한 헌법소원'인 재판소원은 아직 시행이 안 돼 여기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외교상 기밀누설 등 혐의로 기소된 강 전 의원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지난 1월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당시 주미 대사관 소속 전 공사참사관 A씨도 징역 4개월의 선고유예를 확정받았다.
강 전 의원은 2019년 5월 고등학교 후배인 A씨로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한과 관련한 한미 정상의 통화 내용을 전달받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강 전 의원은 통화 당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방한을 요청했다'는 취지로 발표했다.
당시 한미 정상 통화 내용은 외교부 3급 기밀이었다. 강 전 의원은 A씨에게 '국회의원 의정활동에만 참고하겠다'며 통화 내용을 알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2년 9월 1심은 강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A씨에게는 징역 4개월의 선고유예 판단을 내렸다. 1심 재판부는 "미국 대통령 방한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국가 간 외교적 신뢰를 위해 공식 발표될 때까지는 엄격하게 비밀로 보호돼야 한다"며 "기자회견을 열고 페이스북과 인터넷 홈페이지에 보도자료로 게재한 것은 누설 목적의 기밀 수집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1심은 "피고인(강 전 의원)이 탐지·수집·누설한 외교상 기밀의 내용과 중요성, 그 대상과 방식 등에 비춰 죄질과 범정이 무겁다"면서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조속히 성사돼야 함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도 일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에 대해선 "본인이 알려준 내용이 기자회견 등을 통해 널리 외부로 알려질 것이라곤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2심도 "강 전 의원은 외교상 기밀 누설에 대한 고의가 없다, 국회의원으로서 면책특권에 해당한다, 정당행위로써 위법성이 없어진다는 등의 이유로 법리 오해를 주장하지만 1심에서 적절히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강 전 의원과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강 전 의원 측이 재차 불복했으나 대법원도 이런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지난 1월 29일 상고를 기각했다.
강 전 의원은 유죄가 확정된 후인 지난달 26일 형법 113조 외교기밀 규정에 대해 위헌을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외교기밀'은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모호해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 감정을 가진 일반인의 이해와 판단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가 금지되는지 도저히 파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비슷한 군사상 기밀에 대해 헌재는 1997년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점을 인정해 일부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며 "'외교상 기밀' 역시 기밀지정권자의 자의적 지정에 따라 그 범위가 무한히 확대될 위험성이 있다"고 밝혔다.
강 전 의원 사건은 시행을 앞둔 재판소원(법원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 적용 대상은 아니다. 개정 헌법재판소법은 법 시행일 이전 30일 이내에 확정된 판결에 대해서만 재판소원을 허용하는데, 강 전 의원의 확정 판결은 이미 30일이 지났기 때문이다.
al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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