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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도 ‘크립토 엑셀’ 밟는 美… 韓은 지분 제한에 ‘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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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AI 제작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대주주 지분 제한’이란 암초에 부딪혀 표류 중이다.

11일 국회와 디지털자산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여당은 최근 디지털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을 20%로 제한하되,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시행령에서 34%까지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민간기업에 대한 강제적 지분 분산이 향후 디지털자산 산업 성장과 창업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학계에서도 글로벌 규제 정합성과 배치되고, 사유재산권 침해 등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디지털자산을 둘러싼 글로벌 금융 인프라 경쟁이 본궤도에 오른 가운데 입법 지연이 향후 국가 경쟁력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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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자산을 형상화한 이미지. [로이터]



패권 확보 나선 미국...디지털자산 입법도 속도전
미국은 전쟁으로 인한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속에도 디지털자산 관련 입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지니어스(GENIUS) 법안’은 미국을 디지털자산 수도로 만들기 위한 첫 걸음이며, ‘클래리티(CLARITY) 법안’은 이 거대하고 강력한 산업을 미국에 두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규제 공백을 해소해 산업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디지털 영역에서 글로벌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백악관도 같은 기조를 공식화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발표한 ‘미국을 위한 사이버 전략(Cyber Strategy for America)’에서 백악관은 디지털자산과 블록체인을 처음으로 ‘보호·보안 강화 대상 기술’로 규정했다. 디지털자산과 블록체인을 미래 핵심 기술로 명시한 셈이다.

현재 미 의회는 스테이블코인 규제 체계를 마련하는 지니어스(GENIUS) 법안과 디지털자산의 규제 관할을 명확히 하는 클래리티(CLARITY) 법안 논의를 진행 중이다. 입법 진전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쏟아지는 가운데 최근 백악관과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간 협상이 재개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디지털자산을 차세대 기술·금융 패권의 중추로 삼겠다는 미국의 구상이 급물살을 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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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디지털자산 발전에 역행하는 ‘대주주 지분 제한’… 국내 입법에 제동
반면, 국내 상황은 지지부진하다. 미국이 디지털자산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성장과 발전’의 관점으로 접근한다면 한국은 ‘통제와 관리’에 초점을 맞춘다는 분석이다.

국내 디지털자산 입법 논의가 진척되지 못하는 이유 또한 ‘통제와 관리’에서 비롯된 ‘대주주 지분 제한’ 조항이 꼽힌다.

논란은 올해 초 금융당국이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 과정에서 국내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15~20%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본격화됐다. 초반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의 반대로 무산되나 싶었으나 5일 여당 정책위와 금융위 주도로 절충안이 마련됐다. 대주주 지분 상한을 20%로 정하되 시행령을 통해 금융위가 정하는 예외에 따라 34%까지 허용하는 내용이 골자다. 법 시행 후 3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일정 기준(점유율 등)을 충족하지 못한 거래소에겐 추가 유예를 부여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정부와 여당이 의견을 모았지만 업계와 학계, 야당의 반대가 이어지면서 입법 일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디지털자산 업계는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지분 분산은 신속하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 구조를 제약해 산업 경쟁력을 저해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코인베이스, 크라켄 등 글로벌 대형 거래소들은 중개를 넘어 차세대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지분 소유 규제가 도입될 경우 기술 혁신이나 사업 구조 개편이 지연되고 협업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야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6 특별세미나 디지털자산산업 발전 방안’ 세미나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성장에 부합하는 합리적 규제 체계가 마련되지 않으면 우리 산업은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상위 거래소들이 혁신적인 투자, 신속한 의사 결정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꼬집으면서 “이런 상황에서 국내 거래소의 소유 구조를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은 책임경영을 약화시키고 인재와 자본이 해외로 유출되는 역차별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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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rf]



제한의 울타리 아닌 혁신의 운동장 필요
전문가들은 한국이 ‘디지털자산 허브’로 도약하려면 소유 구조에 대한 일률적 ‘제한’이 아니라 책임있는 경영과 자유로운 혁신을 동시에 창출할 수 있는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난달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디지털자산거래소 지분 규제에 대한 정책 심포지엄’에서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성공한 혁신 기업을 사후적으로 인프라 기관으로 규정해 창업자 지분 매각을 강제하는 선례를 남기면 벤처 업계 해외 이탈과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막대한 지분을 인수할 여력을 보유한 주체가 은행 등 대형 금융사로 제한될 가능성이 큰데, 이들이 거래소를 지배하면 금가분리(전통 금융과 가상자산의 분리) 원칙과 충돌할 소지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김윤경 인천대 교수도 지분 규제보다 책임경영과 내부 통제 강화가 우선과제라고 강조하며 “규제 설계 과정에서 일관성과 비례성을 확보하되, 산업 특성상 빠른 기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유연성과 적응성을 갖춘 제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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