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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드레스덴에서 또 2차대전 불발탄… 극우 자극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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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2월 영국 공군의 대규모 공습
민간인 2만5000명 숨지는 등 큰 피해
극우, “연합국에 의한 전쟁 범죄” 주장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영국·미국 연합군의 대규모 공습이 이뤄진 독일 드레스덴에서 당시 불발탄으로 추정되는 폭탄이 또 발견됐다. 나치 독일의 흑역사를 부정하고 되레 ‘독일이 전쟁 범죄의 피해자’라는 주장을 펴는 극우 세력에 의해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세계일보

독일 동부 도시 드레스덴을 가로지르는 엘베강에 놓인 카롤라 다리 공사 현장. 2024년 9월 붕괴 사고가 일어나 잔해 철거 후 다시 짓는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2차대전 때 불발탄이 연달아 발견되고 있다. 게티이미지


10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최근 드레스덴 시내를 가로지르는 엘베강(江)의 옛 카롤라 다리 부근에서 무게가 250㎏이나 나가는 대형 폭탄이 포착됐다. 카롤라 다리는 2024년 9월 붕괴 사고가 일어났는데, 드레스덴 시청은 일단 다리 잔해를 완전히 철거하고 재시공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이후 공사 과정에서 2025년 한 해 동안에만 2차대전 불발탄 4개가 발견됐다.

시청은 11일 폭탄 해체 작업을 실시하기로 하고 인근의 주민, 관광객, 직장인 등을 포함해 1만8000명 이상에게 대피를 명령했다. 소방 당국은 “역대 최대 규모의 대피”라고 밝혔다. 다만 폭탄의 위험성을 완전히 제거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인지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드레스덴은 독일 동부 작센주(州)에 있는 도시다. 동·서독 분단 시절에는 동독에 속했다. 한국인들 사이에선 2014년 3월 독일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이 도시에서 남북 통일에 관한 구상을 밝힌 ‘드레스덴 선언’으로 유명하다.

세계일보

지난 2월14일 2차대전 당시 연합군의 독일 드레스덴 폭격 81주년을 맞아 나치의 전쟁 범죄를 부정하는 극우 시위대가 현수막을 앞세우고 시내 중심가로 행진을 시도하는 가운데 출동한 경찰이 돌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차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5년 2월 13∼15일 당시 영·미 연합군이 드레스덴을 목표로 대대적 공습을 가했다. 이는 미국이 아닌 영국 공군이 주도했다. 독일 민간인 약 2만5000명이 목숨을 잃은 드레스덴 폭격을 두고 전후 국제사회에선 “전쟁이 거의 다 끝난 마당에 불필요한 작전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차대전 초반 독일 공군의 런던 공습 등에 앙심을 품은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가 일종의 보복을 가한 것이란 견해도 있다.

오늘날 독일의 극우 세력은 드레스덴 공습을 “연합국에 의한 전쟁 범죄”로 규정하며 “독일은 아무런 잘못이 없고 오히려 2차대전의 피해자”라는 주장을 편다. 요즘 독일 정계에서 파란을 일으키는 극우 성향의 독일대안당(AfD)이 대표적이다. 드레스덴을 대표하는 연방의회 하원의원 2명이 AfD 소속일 만큼 극우 강세 지역이다.

AfD 당원을 비롯한 극우 시민들은 매년 2월14일 드레스덴 시내에 모여 1945년 공습 당시 희생자를 추모하는 집회를 연다. 일각에선 드레스덴에서 2차대전 때 연합군이 사용한 불발탄이 자꾸만 발견되는 것이 극우 세력을 자극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한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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