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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인수로 시작해 경영권까지" 유니온제약 인수나선 부광약품...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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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부광약품(003000)이 연구개발(R&D)과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친 선택과 집중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파이프라인과 자회사를 정리하는 한편 한국유니온제약(080720) 인수를 통해 제네릭(복제약)과 개량신약 사업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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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헌 부광약품 연구개발본부장(사진=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접어야 할 땐 접는 것이 신약개발에서의 진짜 경쟁력”

지난 2023년 부광약품에 합류한 김지헌 연구개발본부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R&D에서는 ‘무엇을 벌이느냐’보다 ‘언제 접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기조가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김 본부장은 종근당(185750), GC녹십자(006280), 한국로슈, 에자이 등 국내·외 굵직한 제약사들을 거친 사업개발(BD) 전문가다.

김 전무 부임 이후 부광약품은 굵직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지난 2024년에는 1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하던 MLR-1023의 권리를 반환하고 관련 제조 특허를 기술이전했다. 같은 해 자회사 다이나세라퓨틱스를 청산한 데 이어 최근에는 프로텍트테라퓨틱스도 정리했다.

김 본부장은 “부광약품에 합류하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이 기존 프로젝트 재정비였다”며 “지금도 관련 작업은 현재 진행 형”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R&D 프로젝트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첫째도 둘째도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기술이전이나 공동개발 등 다양한 사업화 방식이 가능하더라도 시장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기술이전이든 공동개발이든 여러 방식이 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이지 않거나 가치가 있더라도 부광약품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정리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신약개발은 기본적으로 10년 이상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다. 이 과정에서 임상 데이터가 기대에 못 미치거나 시장 환경이 바뀌는 경우가 적지 않다. 김 본부장은 이때 프로젝트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이나세라퓨틱스 청산 역시 이런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다. 다이나세라퓨틱스의 핵심 파이프라인이었던 SOL-804는 전립선암 치료제 자이티가의 개량신약이었는데 이미 시장에서는 경쟁약이 자이티가를 뛰어넘어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상황이었다.

김 본부장은 “당시 미국에서는 이미 화이자와 아스텔라스가 공동 개발한 엑스탄디 같은 경쟁약이 나와 매출이 상승하고 있었다”며 “오리지널 의약품 매출이 감소하는 시점에서 그 약의 개량신약을 개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청산된 프로텍트테라퓨틱스도 같은 맥락에 있다. 다이나와 프로텍트를 정리한 지금, 남아있는 부광약품의 자회사의 운명에도 눈길이 쏠린다. 부광약품의 주요 해외 투자 자회사로는 콘테라파마와 재규어테라퓨틱스가 남아있는 상태다.

그는 “재규어는 면역항암제 분야에서 비교적 희소한 타깃을 겨냥하고 있어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외부 연구 트렌드와 시장 상황을 계속 비교하면서 방향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콘테라파마의 경우 인수·합병(M&A) 시나리오를 기대하고 있다. 앞서 부광약품이 콘테라파마에서 최근 유의미한 성과를 낸 리보핵산(RNA) 플랫폼 기술을 별도 회사로 분사(스핀오프)하겠다고 밝힌 것도 M&A를 보다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다.

김 본부장은 “콘테라파마의 경우 기업공개(IPO)와 M&A라는 투자회수(엑시트) 방안 중 지금은 후자의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본다”며 “RNA 플랫폼 기술을 콘테라파마에서 분사할 경우 투자 유치도 쉬워지고 M&A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유니온제약 인수로 제네릭·개량신약 포트폴리오 강화

부광약품은 최근 한국유니온제약 인수를 추진하며 기존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당초 공장 인수에서 시작된 거래는 현재 경영권 인수로 확대 진행되고 있다.

김 본부장은 단순한 생산시설 확보보다 경영권 인수를 통한 가치사슬 통합 효과가 더 크다고 봤다고 했다. 그는 “제약산업은 개발, 생산, 판매가 하나의 가치사슬로 연결된 고도의 규제 산업”이라며 “경영권 인수를 통해 전략 제품 선정부터 생산과 판매까지 전 주기에서 효율화를 추진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부광약품은 종합병원 중심의 영업망을, 한국유니온제약은 영업대행사(CSO)와 총판 중심의 의원 영업망을 강점으로 갖고 있다. 두 회사의 영업 구조가 상호 보완적이라는 판단이다.

제품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도 상승효과가 기대된다. 유니온제약이 보유한 액상 주사제와 세파계 항생제 생산시설은 부광약품의 기존 라인업과 겹치지 않는다. 김 본부장은 “양사의 제조 역량을 통합 운영하면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고정비 절감 등 생산 효율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수 이후에는 제품 포트폴리오 정비 작업도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한국유니온제약의 허가 유지 품목은 약 200여 개 수준으로 파악된다. 김 본부장은 “매출과 수익성뿐 아니라 시장 성장성, 전략적 적합성, 생산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핵심 품목 중심으로 체질을 바꾸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부광약품은 단기적으로 개량신약 개발을 강화하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현재 국내 영업을 위한 신제품이 부족한 상황에서 신약보다 빠르게 차별성과 독점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개량신약”이라고 설명했다.

부광약품은 서방형 제제, 신규 복합제, 적응증 확대 등 다양한 방식의 개량신약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장기지속형 주사제 플랫폼을 활용한 개량신약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4년 하반기부터 연구소 설비 확충과 인력 충원을 진행했다.

김 본부장은 “단기 캐시카우 확보와 중장기 신약개발을 병행하는 이원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외부 협력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공동개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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