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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수표 같은 韓 대입제도에... 사교육비만 年 32.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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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서열화·복잡한 대입제도…사교육 의존↑
2024년 초중고 1인당 사교육비 지출액 59.2만원
사교육열풍은 사회·지역적 불평등 확대로 이어져
서울경제

사교육 과열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공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한편 맞춤형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기에 더해 입시 정책의 잦은 변화와 갈수록 복잡해지는 대입 제도 등이 사교육 열풍을 부채질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부와 국가데이터처 통계에 따르면 초·중·고 학생과 6세 미만을 포함한 2024년 기준 국내 사교육비 총액은 32조4000억원 수준이다. 이 중 초·중·고 학생 기준 1인당 사교육비는 59만 2000원, 참여율은 80.0%에 달한다.

11일 남궁지영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이 작성한 ‘사교육 과열, 어떻게 풀 것인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사교육 과열 현상은 대학 서열화 속 사회·경제적 지위 경쟁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 사회에서 대학은 ‘학문적 성취의 장’이라기 보다는 개인의 사회적 지위 및 경제적 성과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공교육 역할론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진다. 현행 학교 수업은 대규모 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국가교육과정에 따른 보편적 교육을 수행 중이다. 여기에서 교육 공급과 수요와 관련한 ‘미스매치’가 발생한다. 공교육 시스템은 학생의 전인적 성장을 목표로 하는 반면, 학생과 학부모는 보충학습 및 선행학습 등 대학 합격 가능성을 높여줄 전략적 지도를 원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입시 정책의 잦은 변화와 복잡성 문제도 사교육 과열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대학 간 선발기준이 각기 다를뿐 아니라 매년 달라지고 있는데 더해 대학 내에서도 다양한 입학전형을 운영 중이라 경우의 수가 상당하다. 고교생과 해당 학부모로서는 이 같은 변화에 맞춤 대응이 힘들며, 이 때문에 고3 담임 교사들은 학업지도 보다 대학 진학지도를 더욱 어려워 한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대입 컨설팅에 의존해 이 같은 정보 격차를 해소할 수밖에 없다.

학부모 세대의 성공 방정식 또한 사교육 열풍의 원인이다. 1970~1990년대를 거치며 교육을 통한 계층 상승이 가능했던 시대를 살아온 부모들은 ‘교육이 곧 사회적 성공으로 직결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특히 저출산으로 인해 자녀 수가 줄어들며 자녀에게 투자되는 자원은 예전 대비 절대적으로나 상대적으로 모두 늘어 사교육 열풍의 체감도를 높인다.

최근 몇년 새 자녀 돌봄 목적의 사교육이 늘어나는 경향도 주목할만 하다.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로 맞벌이 가정이 증가함에 따라 유아 및 초등 저학년 자녀의 방과후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사교육 기관을 이용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교육 열풍은 결국 사회적·지역적 불평등으로 이어진다. 수도권과 지방의 교육 및 환경 격차, 소득 수준에 따른 사교육 투자 여력의 차이 등은 학업성취 격차로 이어지며 결국 더 많은 사교육 수요를 유발한다. 서울 대치동을 비롯한 일부 지역은 ‘사교육 1번지’라는 타이틀로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며 교육과 주거가 동시에 ‘사회적 양극화’의 핵심축으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사교육 과열 현상 완화를 위해 공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등 공교육에 대한 사회적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개별 학생 맞춤형 교육 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AI·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초개인화 학습플랫폼이 해결책으로 제시된다. 이외에도 교육격차 완화를 위한 지자체 공공교육 지원 사업 확대, 중하위권 학생을 위한 자기주도학습 멘토링 지원, 사교육 없이도 양질의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지역 환경 조성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보고서는 “사교육 과열 완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회적 인식 변화가 동반돼야 한다”며 “성공을 대학 서열과 학벌에 의존하는 문화에서 벗어나 다양한 직업 경로와 삶의 방식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철민 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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