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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뼈 커진다는 교정 장치, 치아 뿌리 손상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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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서 “수술 없이 키워준다” 광고
“턱뼈 아닌 치아만 바깥으로 이동”
美서 ‘잇몸뼈 소실’ 등 수십건 소송
동아일보

김성훈 경희대치과병원 바이오급속교정센터 교수(왼쪽), 박정진 강동경희대치과병원 교정과 교수


최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수술 없이 턱뼈를 키워준다’거나 ‘기도를 넓혀 코골이를 개선한다’고 홍보하는 일부 교정장치를 둘러싼 논란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성인에서는 턱뼈 성장이 이미 멈춘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장치가 실제로는 턱뼈가 아니라 치아만 바깥쪽으로 밀어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적인 교정학 학술지인 미국 임상교정학회지는 1월 호에서 ‘잘못된 치료 관리’를 특집으로 다루며 이 같은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특히 검증되지 않은 교정장치 사용으로 발생한 심각한 부작용 사례와 치료 방안을 함께 소개해 국제적인 관심을 모았다.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에서 논란이 된 AGGA(앞쪽 턱 성장 유도 교정장치)다. 미국 CBS 뉴스와 KFF 헬스뉴스는 이 장치로 치료를 받은 뒤 치아를 잃은 클라리넷 연주자의 사례를 보도했다. 이 환자는 ‘턱뼈 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치료를 받았지만 실제로는 치아가 잇몸뼈(치조골) 밖으로 밀려나면서 치근 노출과 잇몸뼈 소실이 발생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이 장치와 관련된 수십 건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교정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의 핵심을 ‘턱뼈 확장’과 ‘치아 이동’의 차이에서 찾는다. 정상적인 교정 치료는 치아를 잇몸뼈 안에서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반면 성인에게 무리하게 턱뼈 확장을 시도할 경우 실제로는 뼈가 넓어지는 것이 아니라 치아가 바깥쪽으로 기울거나 밀려나 잇몸뼈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이 잘못된 교정 치료로 발생한 부작용을 치료한 사례를 국제 학술지에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경희대치과병원 바이오급속교정센터 김성훈 교수와 강동경희대치과병원 교정과 박정진 교수팀은 ALF(Advanced Lightwire Functional) 장치 치료 후 발생한 합병증을 치료한 결과를 미국 임상교정학회지에 발표했다. ALF는 가는 철사를 이용해 턱과 치열의 기능을 조절하는 교정장치다.

연구팀에 따르면 일부 성인 환자는 ALF 장치를 이용한 교정 치료 이후 치아가 잇몸뼈 밖으로 튀어나오거나 치아 뿌리가 흡수되는 등 심각한 손상을 겪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바이오크리에이티브 교정 전략(BOS)’을 적용했다.

BOS 치료는 먼저 문제를 일으킨 교정장치를 제거하고 인체의 자연 회복을 기다리는 단계로 시작한다. 이후 손상된 잇몸뼈를 재건하면서 치아를 다시 안전한 위치로 이동시키고 마지막으로 환자의 생물학적 한계를 고려한 정밀 교정 치료를 진행한다.

김 교수는 “최근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교정 이론이 확산되면서 치아 건강에 심각한 손상을 입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며 “교정 치료는 단순히 장치를 끼우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진단과 전문적인 치료 계획이 필요한 의료 행위”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교정 치료를 선택할 때 장치 이름이나 광고 문구보다 교정과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 계획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지현 기자 kinn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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