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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勞 “진짜 사장 나와”, 대화·타협 없이 겁박부터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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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노사 관계의 근간을 뒤흔들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이 시행되자마자 노동계가 대대적인 세 과시에 나섰다. 민주노총은 10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투쟁선포식을 열고 ‘원청 교섭 쟁취’를 선언했다.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와 택배노조, 비정규직 노조 등은 개별 기자회견을 열고 “진짜 사장 나와라”를 외쳤다. 민주일반연맹과 노동 관련 시민단체 등도 원청 교섭을 촉구하는 대규모 행사를 개최했다.

법 시행 전부터 크게 우려했던 하청 노조들의 교섭 요구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날 법 시행에 맞춰 건설노조는 97개 원청 건설사에 교섭 요구 공문을 보냈다. 현대차·HD현대중공업·포스코·쿠팡 하청 노조 역시 단체교섭 요구서를 전달했다. 조만간 공공 부문 하청 750여 개 사업장도 원청 교섭 요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노총은 창립 80주년 기념식에서 노란봉투법을 계기로 조합원을 현재 120만 명에서 200만 명까지 늘리겠다며 하청 노조 설립 지원을 공언했다.

노동계는 노란봉투법을 발판으로 하청 노조의 교섭권을 확장하고 ‘춘투(春鬪)’의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듯하다. 하지만 개정안은 사용자 범위와 노동쟁의 대상을 대폭 확대하면서도 그 경계가 모호해 현장 혼란만 부추길 우려가 크다. 기업으로서는 교섭 상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사소한 경영 판단마저 소송과 파업의 대상이 될 처지에 놓였다. 중동 전쟁의 여파로 유가와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을 감안하면 경영계 입장에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당장 산업계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온다. 노조의 반대로 인수합병(M&A)이 가로막힌 유통 업계는 물론 구조조정이 시급한 석유화학·철강 업계도 비상이다.

노란봉투법 시행 첫날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노총 창립 기념식 영상 축사에서 “대립과 갈등 대신 대화와 타협으로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운동장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상태에서 원활한 대화와 타협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노사 관계의 균형이 깨진 채로는 산업 현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없다. 정부는 법 적용 과정의 독소 조항과 해석의 모호함을 해소할 보완 입법 및 시행령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

논설위원실 opini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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