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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시행 첫날, 하청 노동자 교섭 요구 봇물…포스코·쿠팡로지스틱스 첫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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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민주노총 ‘교섭 쟁취 투쟁’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시행 첫날인 10일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열린 원청교섭 쟁취 투쟁 선포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효진 기자 hoho@kyunghyang.com


공공부문선 “정부가 사용자” 규정
15개 대학 경비·주차·청소 노동자
“진짜 사장인 총장 교섭 나서라”
원청들 실제로 응할지 두고 봐야

포스코와 쿠팡의 배송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가 하청노조의 교섭에 응하면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이 적용되는 첫 사업장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개정법 시행 첫날인 10일 다양한 직군의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에 교섭을 요구하는 권리 행사에 나섰다.

10일 포스코는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으로부터 단체교섭 요구를 접수했다는 공고문을 게시했다. 포스코는 공고문에서 이날부터 17일까지 다른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도 받겠다고 했다. 개정법은 하청 노동자를 사용하는 원청까지 사용자 책임을 확대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는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포스코는 다수 협력업체를 두고 있어 노란봉투법 적용의 첫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포스코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한국노총 금속노련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 양대 노총 산하 노조에 각각 소속돼 있다. 금속노련은 지난해 말 포스코 포항·광양 협력사 35개 노조 연대체인 ‘포스코협력사공급사노조연대’를 구성해 원·하청 교섭을 준비해왔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하청지회는 노동위원회에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했다. 한국노총 금속노련과 별도의 교섭단위를 구성해 원청과 교섭을 하겠다는 취지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아직 포스코에 교섭 요구 공문을 보내지는 않았다”며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먼저 한 것”이라고 했다.

CLS도 이날 한국노총 전국택배산업노동조합으로부터 단체교섭 요구를 받았다는 공고문을 게재했다. CLS 역시 17일까지 추가 교섭 요구를 받는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은 이날 0시 노동위원회에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했다. 강민욱 택배노조 쿠팡본부장은 “교섭단위가 분리된 후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란봉투법 시행령은 교섭창구 단일화를 원칙으로 하되, 하청노조가 개별 교섭을 요구할 경우 노동위원회가 접수 30일 이내에 교섭단위 분리 여부를 판단토록 하고 있다. 교섭단위 분리가 실제로 인정되는지 여부를 보면 노동위의 판단 기준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다양한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 교섭을 요구하는 권리 행사에 나섰다. 공공부문 하청 노동자들은 정부를 ‘진짜 사장’으로 지목했다.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은 정부와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을 상대로 원청 교섭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정부가 예산과 사업지침, 인력 운영 기준을 통해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면서도 사용자 책임은 회피해왔다고 했다.

연세대와 고려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 15개 대학의 청소·경비·주차·시설관리 노동자들은 “진짜 사장인 대학 총장과 진짜 교섭을 시작하겠다”며 대학 당국이 직접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그간 용역업체와 집단교섭을 진행해 왔지만, 임금 수준과 인력 규모, 작업 방식 등 주요 노동조건은 대학이 결정하는 구조여서 “업체는 결정권이 없다”는 답변만 반복됐다고 했다.

택배노조도 원청 택배사의 교섭 참여를 촉구했다. 택배노조는 배송 물량 배정과 수수료 체계, 서비스 기준 등 핵심 노동조건이 원청 택배사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역시 이날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투쟁 선포 결의대회를 열고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직접 교섭을 요구했다.

원청이 실제 교섭 요구에 응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사용자성 인정 범위와 교섭 의무를 둘러싼 해석을 놓고 노사 간 충돌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기업과 공공기관들이 사용자 지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맞선다면 노동위원회가 우선 이들의 사용자성을 판단하게 된다.

김남희 기자 nam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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