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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군사작전 거의 완료”…이란 “끝을 결정하는 건 우리” [美·이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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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전·확전 갈림길
유가 치솟고 미국내 민심 악화
트럼프, 조기 종전 언급했지만
“충분하지 않아” 공격여지 남겨
모즈타바 결사항전도 불안요소
서울경제

이란 전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기 종료’ 예고 후 휴전과 확전의 갈림길에 섰다. 미국과 이란은 국제유가 상승과 전력 소모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고 이때를 틈타 러시아와 중국은 중재를 자처했다. 전쟁 종료의 키를 쥔 미국은 물가 상승으로 악화된 민심과 중국에 밀리는 비축유 물량 때문에 러시아를 이란 전쟁의 중재자로 활용하는 한편 러시아의 원유 수출 제재 해제를 고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도럴리조트에서 연 기자회견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결정적으로 승리하고 있고 계획보다 훨씬 앞서 있다”며 “전쟁은 곧 끝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이어 “(군사작전이) 거의 완료된 상태”라면서도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안에서 석유의 흐름을 막으면 지금보다 20배 더 센 타격을 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의 발언 직후 배럴당 120달러 근처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곧 80달러대까지 내려갔고 하락세를 보이던 증시도 급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종료 발언은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인한 전 세계 유가 상승이 미국 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진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미 많은 미국인이 물가 부담을 걱정하고 있는데 유가가 더 오르면 더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번 전쟁 이후 지지율이 떨어지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받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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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원유를 지렛대로 러시아와 중국을 끌어들여 이번 전쟁의 휴전을 도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1시간가량 통화하며 이란 전쟁의 종식을 논의했다. 로이터·AFP·타스통신 등은 중국과 프랑스·튀르키예 등도 미국에 휴전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걸프국을 제치고 지난해 반서방 동맹으로 이란과 가장 밀착한 국가지만 현재 적극적인 군사 지원에는 선을 긋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25%의 관세를 매겼다가 이번 전쟁 직후 이를 한 달간 해제했다. 외신들은 제재 해제가 앞으로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란의 미사일이 2~3주 내 소진되면 러시아의 중재를 통해 휴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CSIS는 “미국은 ‘명분상 승리’를 선언한 후 휴전 협상을 할 가능성이 60%”라고 전했다.

미국이 최소 70% 이상 이란의 전력을 무너뜨렸음에도 전쟁을 지속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중국에 밀리는 원유 비축량이다. 미국 컬럼비아대의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에 따르면 중국의 전략비축량은 미국(약 4억 배럴)보다 훨씬 많은 14억 배럴로 추산된다. 이란으로부터 원유를 수급했던 중국은 일시적으로 막혀 있지만 미국을 압도하는 비축량 덕분에 장기전에도 버티기 수월한 상황이다. 백악관이 주요 7개국(G7)과 전략비축유 공동 방출 방안에 관해서도 논의하고 있지만 규모는 중국에 밀린다는 평가다.

특히 과거 조 바이든 정부가 5000만 배럴을 방출했을 때 유가 하락은 1~2달러에 그쳤는데 당시 물량 방출을 비판한 트럼프 정부가 이보다 많은 양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호르무즈 봉쇄로 원유 수급이 막힌 중국을 향한 제스처를 잊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국가로서 재건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며 “이것은 미국이 중국과 호르무즈해협을 비중있게 이용하는 다른 모든 나라들에 주는 선물”이라고 썼다.

다만 외교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조기 종료가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란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최고지도자로 세우고 결사 항전 의지를 내비친 상태다. 일각에서는 2003년 대량살상무기(WMD)를 금지한다는 파트와(종교 지도자 칙령)를 선포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달리 모즈타바는 핵무장을 공식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CSIS는 트럼프 대통령이 2~4주간 단기 휴전에 돌입하더라도 IRGC의 잠복 활동과 이란의 핵 재건 움직임이 불안 요소로 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교가에서는 이 밖에 미국이 이스라엘군에 일종의 지상전 하청을 주고 미군은 공중전에 집중하며 이란의 세포 조직까지 타격하는 시나리오도 거론하고 있다. 이란 IRGC는 이날 역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전쟁의 끝을 결정하는 것은 우리”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된다면 이 지역에서 단 1ℓ의 석유 수출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뉴욕=윤경환 특파원 ykh22@sedaily.com워싱턴=이태규 특파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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