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N(Exchange Traded Note)은 기초 지수 변동에 수익이 연동되도록 하는 파생결합증권이다. 증권사가 발행하며 만기에 투자 기간 동안의 기초 지수 수익률에서 보수 등 비용을 제외한 금액을 투자자에게 지급한다. 기초 지수로는 원유, 천연가스, 금, 은 등이 있다.
일러스트 =ChatGPT |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KB S&P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B’는 전 거래일 대비 2만2820원(60%) 급등한 6만855원에 마감했다.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60%), 삼성 블룸버그 레버리지 WTI 원유선물ETN(59.99%), 삼성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59.77%) 등이 60% 급등한 채 마감했다.
이는 국제 유가 급등 영향이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 장기화 우려로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물 선물 가격은 9일 장중 20% 넘게 급등하며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2022년 7월 이후 약 3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코스피가 5000선까지 밀리자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은 원유로 향하고 있다. 최근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동안 국내 증시는 7~12% 급락하는 등 반대 흐름을 보이면서 원유 ETN을 통해 주식 손실을 만회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원유 ETN 거래량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은 지난달(2월 2~27일) 1억8000만원 순매도세였지만, 지난주(3월 3~6일) 총 125억원을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도 7억원 순매도에서 11억원 순매수로 전환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큰 상품인 만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원유 ETN은 원유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추종하는 구조다. 선물은 증거금 기반 거래 구조로 가격 변동에 따른 레버리지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현물보다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기초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 많은 만큼 단기 투자에서 손실 위험도 크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변동성이 큰 국면에서는 레버리지 상품의 복리 효과가 확대된다”며 “타이밍이 맞으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반대로 손실도 빠르게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원유 가격 변동성은 최근 커지는 상황이다. 4월물 WTI 선물은 3월 들어서 3일 5%, 5일 8%, 6일 12% 급등했다. 장중 20% 넘게 급등하면서 119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가능성을 내비치자 10일 5% 급락하며 90달러를 밑돌고 있다. 이에 따라 전날 60% 가까이 급등했던 원유 ETN들이 줄줄이 20% 넘게 급락 중이다.
기초자산과 지표가치(IV)의 차이인 괴리율도 잘 살펴야 한다. ETN에 매수세가 몰리면 유동성공급자(LP)가 지표가치 부근에서 충분한 호가를 제시하지 못해 가격이 지표가치에서 이탈할 수 있다. 특히 기초자산이 해외 거래소에 상장돼 가격제한폭이 없는 반면, 국내 ETN은 ±30% 가격제한이 적용돼 급등락 국면에서 괴리율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원유 가격이 하락하는 국면에서 괴리율이 높은 ETN을 매수하면 기초자산 가치보다 비싼 가격에 상품을 사게 된다. 반대로 원유 가격이 상승한 뒤에도 괴리율이 높은 상태라면 ETN 가격이 기초자산 상승폭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기대보다 낮은 가격에 매도하게 될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장 마감 기준 괴리율이 국내형 ETN은 1%, 해외형 ETN은 2%를 넘으면 발행사에 공시를 요구한다. 괴리율이 국내형 6%, 해외형 12%를 넘을 경우 괴리율이 지나치게 벌어졌다고 판단해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되며 3거래일간 단일가 매매가 적용된다.
유가 변동기에는 롤오버(선물 교체)에 따른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원유 ETN은 통상 근월물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구조다. 선물은 만기가 있기 때문에 일정 시점마다 다음 만기 계약으로 교체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미래 원유 가격 불확실성이 높아 원월물이 근월물 대비해서 가격이 높은만큼, 교체에 따른 비용이 발생한다.
다만 이번에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4월물 WTI의 가격이 5월물 WTI 가격보다 높아 롤오버 비용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원월물이 근월물보다 비싼 콘탱고 상황에서는 선물 교체 비용이 ETN에 반영되며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지만, 현재는 이란 사태로 근월물이 원월물보다 비싼 백워데이션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오히려 ETN 교체 시기에 이익을 볼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기자(xbookleade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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