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해외수주 지형 바뀐다…중동·동남아 축소
지난해 해외건설 유럽 수주 금액 역대 최대
사우디 네옴시티 등 중동 대형 프로젝트 불확실성 커져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지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정세 불안과 사업 지연 리스크가 커진 중동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유럽 원전과 북미 신재생에너지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시장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는 최근 신규 해외인프라협력센터 개소를 위한 연구 용역을 마치고 국토교통부 보고 절차를 진행 중이다.
기존 중동·동남아 중심의 해외 거점을 조정하고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한 거점을 마련하려는 취지다. KIND는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 해외센터에서 파견 인력을 철수했으며, 방글라데시 해외센터도 폐소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경우 2023년 과도정부 출범 이후 정세 불안이 이어지면서 현지 인력 철수와 함께 정부 간 협력(G2G) 사업도 중단된 상태다.
KIND는 중동과 동남아 대신 리스크가 낮은 주요 선진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기업 진출 가능성이 높고 민관협력(PPP) 사업 발굴이 필요한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센터나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KIND 관계자는 “과거에는 중동과 아시아 등 개발도상국 사업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 프로젝트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 해외 건설 수주에서도 유럽과 북미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해외 수주액 가운데 북미·태평양 지역이 4억달러로 전체 7억7000만달러의 52%를 차지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주한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사 증액 영향이 컸다.
유럽 시장에서도 수주 규모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국내 건설사의 유럽 수주액은 201억5000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24년 수주액 50억6300만달러와 비교하면 약 4배 증가한 규모다. 전체 해외 수주액(472억7000만달러) 가운데 유럽 비중도 42.6%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과 폴란드 우르서스(Ursus) 열병합발전소 등 원자력 발전 프로젝트 수주가 이어진 영향이다.
북미·태평양 지역 역시 지난해 677억1000만달러를 수주하며 선전했다. 2024년 수주액(467억8000만달러) 대비 44.7% 증가한 규모다. 미국 저탄소 암모니아 플랜트와 호주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BESS) 등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잇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면 중동과 동남아 지역은 정세 불안에 따른 사업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이에 대한 이란의 보복 가능성 등으로 중동 정세가 악화되면서 사업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형 미래도시 프로젝트 ‘네옴시티’는 공식 사업비만 약 5000억달러(약 733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개발 사업이다. 국내 기업들도 참여하고 있지만 수년간 공사 지연과 예산 초과 문제로 사업 규모가 축소되는 등 변수가 이어지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동은 여전히 대형 프로젝트가 많은 중요한 시장이지만 정세 변수와 발주 지연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중동 중심 수주 구조에서 벗어나 유럽과 북미 등 안정적인 시장으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백소희 기자 shinebaek@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