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한은 단순매입 영향 점검' 보고서에서 "한은의 단순매입 조치는 금리 상단을 제약하는 요인이겠으나 하락 전환의 계기가 되기는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치솟으며 패닉장이 연출되자, 한은은 장 마감 직후 3조원 규모의 단순매입 시행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안 연구원은 "매입종목은 모든 지표물과 선물 바스켓물로 구성돼 시장안정에 방점을 둔 정책 결정"이라며 "1회차 기준 최대 단순매입 규모(역대 최고 3조원)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금리는 단기적으로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날 단순매입은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이 장기화하며 코스피 폭락, 환율 급등, 금리 상승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시장 안정화를 위해 예상됐던 수순이기도 하다.
과거 사례에서도 한은의 단순매입 이후 금리 상승세가 일정부분 제약되는 흐름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된다. 안 연구원은 "단순매입 전후 20일 금리 변동을 국고 3년물 기준으로 볼 때, 단순매입 이전까지는 상승세를 보이다 이후로는 보합권 등락을 보인 바 있다"면서 "최근 금리 레벨 또한 가파르게 올라온 점을 고려할 때, 단순매입 이후로는 그 수준이 완만하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시장금리 지표 역할을 하는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9.3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420%에 장을 마감하며 2024년6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한은 기준금리(2.5%)와의 스프레드는 2022년11월 레고사태 이후 최대치로 벌어졌다. 같은 날 국고채 10년물 금리 역시 3.739%로 12.3bp 뛰었다. 채권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가리킨다.
한은이 추가 매입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한 국고채 잔액 대비 한은 보유 비중은 2.0%로 파악된다. 안 연구원은 " 급격한 긴축도, 완화도 없는 환경이라면 한은의 단순매입으로 인한 잔고는 국고채 잔액 대비 2.5~2.6%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다"면서 "7조원가량 매수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번 3조원 외에 추가적으로 약 4조원 매입 가능성을 기대해볼 만 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러한 매입 조치가 금리 하락 전환의 계기가 되기는 어렵다는 점도 짚었다. 당국의 추가 시장개입 가능성이 높아진 점은 금리 하방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결국 국제유가의 방향성에 따라 국고채 금리가 움직일 것이란 관측이다.
안 연구원은 "향후 흐름은 여전히 국제유가의 방향성에 크게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산유국의 추가 감산 여부에 따라 에너지 가격 상승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 조치가 강화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짚었다.
또한 "한은이 유가 급등만으로 금리 인상 결정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기준)금리 인상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지 않더라도 인플레이션 기대가 다시 자극되며 시장 금리에 상방 압력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했다. 이어 "유가 등 대외 변수에 보다 민감하게 대응하며 분할 매수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간밤 국제유가는 주요국의 공조 움직임 속에 오름폭을 축소하며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배럴당 94.77달러에 마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