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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새 추론 칩 나올까...삼성·SK HBM 주도권 싸움 예고[김창영의 실리콘밸리L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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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C 일주일 앞으로
엔비디아, 추론용 새 AI 칩 공개 여부 관심
베라 루빈 후속 AI GPU 힌트 나올 가능성
미중 회담 앞두고 中 H200 수출 입장 주목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HBM4 대결 관심
서울경제

엔비디아의 연례 기술 컨퍼런스 ‘GTC 2026’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엔비디아가 추론에 특화된 새로운 인공지능(AI) 칩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경쟁사들이 추론에 강한 맞춤형 자체 개발 칩을 내놓으며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을 이끌어 온 엔비디아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기 때문이다. 엔비디아가 올해 초 공개한 최신 AI 가속기 ‘베라 루빈’ 첫 테스트용 샘플을 고객사에 제공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메모리 칩 주요 납품사인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의 경쟁에도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9일(현지 시간) 엔비디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오는 16일부터 19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GTC 2026을 개최한다. 전 세계 190여 개국에서 개발자, 연구원, 기업 임원 등 3만 명 이상이 참석하고 행사 기간 1000개 이상의 주제가 다뤄진다.

황 CEO는 16일 SAP 센터에서 기조연설을 연다. 그는 이번 연설에서 가속 컴퓨팅, AI 팩토리, 개방형(오픈) 모델, 에이전틱(비서형) 시스템, 피지컬 AI에 이르기까지 엔비디아의 최신 혁신 기술을 소개하고 방향성을 제시한다. 앤드리슨호로위츠, 앨런 AI 연구소, 블랙 포레스트 랩스, 커서, 리플렉션 AI, 싱킹 머신즈 랩 등 업계 리더들과 진행하는 토론도 마련된다.

추론용 AI 반도체 공개할까
GTC를 앞두고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이벤트 중 하나는 엔비디아의 새 추론용 칩 공개 여부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이번 GTC에서 추론에 특화된 새로운 칩을 공개한다며 이는 AI 경쟁의 판도를 바꿀 중대한 사업 개편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AI 학습에 강한 GPU로 AI 데이터센터 서버 시장을 장악해왔다. 오픈AI 등 AI 스타트업들은 GPU가 들어간 서버에서 대규모 학습을 통해 거대언어모델(LLM) 등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AI 산업이 에이전틱(비서형) AI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추론형 칩의 중요성이 대두됐다.

GPU는 학습과 추론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범용성을 갖췄지만 전력 소모와 비용 부담이 커 추론 단계에서는 비효율적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에이전틱 AI에서는 학습한 내용을 토대로 상황에 따라 실행하는 기능이 중요하기 때문에 데이터를 필요할 때 빠르게 꺼내 쓰는 추론용 칩이 선호되고 있다. 광범위한 학습에서는 병렬 연산에 최적화된 GPU, 대용량 메모리가 필요한 반면 추론은 속도와 효율성이 생명이기 때문에 경량 연산에 특화된 신경망처리장치(NPU)와 가벼운 메모리가 필요하다.

이번에 추론용 칩이 공개되면 엔비디아가 지난해 말 그록을 역대 최대인 200억 달러(29조 3300억 원)에 우회 인수한 이후 내놓는 첫 협업 칩이 된다. 그록은 추론용 칩 개발사다. 엔비디아는 자금력을 앞세워 핵심 기술과 인력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눈엣가시였던 그록을 흡수해버렸다.

구글, 아마존, 메타 등 경쟁사들이 추론에 특화된 자체 AI 칩을 이미 개발했거나 개발 중인 상황에서 엔비디아의 새 추론용 칩은 엔비디아가 추론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는 반전 카드가 될 수 있다. 강력한 파트너로 꼽히던 오픈AI가 엔비디아 GPU가 추론에 적합하지 않다는 불만을 제기했고, 엔비디아의 오픈AI 투자금이 쪼그라들었다는 보도가 나온 상황에서 추론용 칩은 오픈AI와의 협력 관계를 다시 강화화는 계기가 될 수 있다.

1나노급? 파인만 힌트 공개 기대
AI 가속기 ‘파인만(Feynman)’의 힌트가 될 수 있는 조기 티저 공개 여부도 관심사다. 파인만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 출시될 차세대 GPU다. 대만 TSMC의 1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급 공정과 8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5를 탑재해 기존 가속기의 성능 한계를 뛰어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해 GTC 때 당시 최신 칩인 ‘블랙웰’ 시리즈에 이어 ‘베라 루빈’과 파인만을 잇따라 출시한다는 로드맵을 밝힌 바 있다. 엔비디아는 매년 GTC를 통해 차세대 AI 칩을 공개해 왔다. 일각에서는 내년 하반기나 2028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파인만만에 1나노급 공정이 적용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中 H200 수출 접었나
황 CEO가 H200 반도체 중국 수출 시도를 계속 할지도 관심사다. 외신은 지난 5월 엔비디아가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의 생산 설비를 H200에서 최신 ‘베라 루빈’ 생산으로 전환했다고 보도했다. 이달 말 중국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H200 수출 재개 여부는 무역 갈등 기류 변화를 확인하는 지표로 여겨졌다.

H200은 베라 루빈보다 두 세대 전 제품이지만 여전히 첨단 인공지능(AI) 개발에 적합한 GPU로 평가받는다. 앞서 엔비디아는 중국 기업들로부터 H200 100만 대 주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 “수요가 매우 높아 공급망을 가동하고 있으며 H200이 생산 라인에 빠르게 공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H200 수출 재개 허용에도 미중 기싸움이 이어지면서 H200 판매가 불투명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엔비디아 H200 칩의 중국 수출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상무부의 깐깐한 조건 때문에 승인이 지연되고 있다. 중국도 자국 기업들에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만 H200을 구입하라는 지침을 내리면서 중국산 AI 칩 사용을 장려하는 상황이다.

데이비드 피터스 상무부 차관보는 지난달 24일 연방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H200이 중국에 아직 판매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지난달 25일 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소량의 H200 제품에 대해 미국 정부 승인을 받았으나 아직 매출을 창출하지 못했다”며 “중국으로 수입이 허용될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젠슨 황 앞에서 공급 경쟁
엔비디아의 주요 메모리 반도체 공급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에도 관심이 뜨겁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GTC 2026에 참석할 계획으로 알려졌으며 참석시 황 CEO와의 회동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달 미국에서 ‘치맥 회동’을 가진 이후 한 달 만에 재회다. 최 회장이 GTC 현장을 직접 찾는 것은 처음이다. 삼성전자에서는 송용호 삼성전자 DS부문 부사장이 ‘AI를 통한 반도체 제조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다.

올해 행사에서는 베라 루빈에 탑재될 차세대 HBM인 HBM4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엔비디아는 올해 베라 루빈 등에 사용할 HBM4 물량 중 약 3분의 2를 SK하이닉스에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HBM4 시장에는 삼성전자가 먼저 진입한 상태다.

황 CEO는 “AI는 더 이상 단일 애플리케이션이나 기술적 혁신이 아닌 필수적인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모든 기업이 AI를 활용하고, 모든 국가가 AI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에너지, 칩, 인프라, 모델, 애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AI 스택의 모든 레이어가 동시에 발전하고 있으며 GTC에서 이러한 변화의 현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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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삼성-하이닉스 주가보다 중요한 것, ‘J-Curve’의 저점을 주목하라 [반도체백과]

실리콘밸리=김창영 특파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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