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상상도 못할 중압감, 선수들이 이겨냈다” 도쿄의 기적 쓴 WBC 류지현 감독[일문일답]

댓글0
경향신문

류지현 WBC 대표팀 감독이 9일 호주전 승리로 8강 진출을 확정하고 믹스드존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도쿄 | 심진용 기자


“많이 울어서 이제는 눈물이 안 나올 줄 알았는데…”

류지현 감독의 눈가가 수시로 붉어졌다. 한국 야구 역사에 남을 만한 극적인 승리였다. 야구 대표팀이 9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 라운드 최종전에서 호주를 7-2로 꺾고 17년 만에 8강에 올랐다. 2실점 이하, 5점차 이상 승리라는 극한의 진출 조건을 모두 달성했다. 8회말 실점으로 6-2 4점차로 몰리면서 8강 진출 조건이 순간 무너졌지만, 9회초 기어이 다시 점수를 올렸고, 조병현이 9회말을 무실점으로 지켰다.

류 감독은 울고 또 웃으며 “굉장히 어려운 상황인데 역시 우리 선수들이 대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하 경기 후 류 감독 일문일답.

-17년 만의 8강 진출 소감은

“일본전, 대만전 생각대로 이기지 못했다. 오늘 경기를 준비하면서 선수들 마음 고생이 심했을 거다. 승리도 중요했지만, 조건들이 있었다. 그 조건에 맞겨 이겨야 했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런데 역시 우리 선수들이 대단하다.”

-경기가 내내 요동쳤는데 믿음이 떨어지는 순간은 없었나

“선취점이 빠르게 나와서 선수들이 그래도 조금은 쫓기지 않고 여유 있게 풀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8, 9회 긴장감이 대단했다. 저도 그렇지만 선수들의 긴장감이나 집중도나 이런 것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본다. 그런데 그런 부분들을 이겨내는 우리 선수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칭찬하고 싶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억울하고 분하다’는 말도 했는데

“준비를 굉장히 많이 했다. 지난해 2월 감독 선임되고 1년 정도 시간을 가지고 준비를 했다. 경기가 뜻대로 되지는 않고, 상황 속에서 긴장감도 있고 어려움 속에서도 선수들의 집중도라든가, 8회 실점 이후 아웃 카운트 3개 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타자들의) 스트레스와 집중도는 상상하기 어려웠을 거다. 그걸 이겨냈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고 표현하고 싶다.”

-야구 인생에서 오늘이 가장 기억에 남을 승리인가

“맞다. (눈시울을 붉히며) 잘 참고 있었는데, 경기 끝나고 많이 울었어. 이제 눈물이 안 나올 줄 알았어. 또 나오네. 오늘은 울어도 될 것 같다.”

-(9회말) 이정후 쪽으로 공이 날아갈 때 어땠는지

“죽을 것 같았다. 역시 이정후 선수가 대단해. 그 상황에서 (다이빙을) 시도한다는 것, 마음의 결정을 하고 트라이를 한다는 게 쉬운 결정이 아니다. 첫 발을 뛰면서 마음의 결정을 하고 쫓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순간 그런 판단을 하고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건 대단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이정후 선수도 그렇고, 조병현 선수가 아웃 카운트 5개를 잡아야 하는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 올라갔는데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의 스트레스가 있었을 텐데 그걸 이겨냈다는 부분에서 조병현 선수의 야구 인생에도 더 큰 밑거름이 되지 않겠나 싶다.”

-오늘 기적의 원동력을 꼽자면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건 준비다.아까 억울하다고 한 것도 1년 동안 준비했던 부분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아서 그게 가장 억울하고 고통스러웠다. 그 부분이 힘들었다. 아, 힘드네요.”

-우셔도 된다.

“지금 여러 감정과 많은 생각이 교차를 해서 되게 힘든데, 그래도 마지막에 선수들이 감독을 살렸다. 정말로 고맙다고 생각한다. 코치, 감독 믿고 이렇게 따라준 것도 너무 고맙고 오늘 경기는 누구 하나가 잘했다기 보다 대한민국 유니폼 입은 모두가 다 잘했다고 본다.”

-8강 준비는 어떻게

“공식회견에서도 그 질문이 나왔는데 오늘만큼은 좀 쉬겠다. 제 용량이 오늘은 여기까지다. 모든 걸 오늘 경기에 다 쏟아부었다. 내일부터 2라운드 준비를 좀 하겠다.”

-노경은 칭찬을 좀 해달라

“공식회견에서도 말을 했지만, 조병현이 그 중압감 속에서 정말 대단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나는 자신 있게 노경은이라고 했다. 손주영 선수가 1회 던지고 갑작스럽게 불펜에서 연락이 왔다. 팔 상태가 좀 안좋다고. 사실 준비가 덜 된 상황이었다. 스태프들이 어드바이스를 잘 해줬다. 빠르게 공격이 끝나서 노경은 선수가 몸을 풀 시간이 부족했다. 그런데 KBO 직원들이 와서 손주영을 (2회에) 먼저 올려보내고 부상 교체로 하면 시간을 조금 더 벌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그래서 손주영 선수가 마운드에 먼저 올라갔고, 연습구 2개를 던지면서 1분이라는 시간을 벌었다. 심판에게 양해를 구했고, 갑작스런 부상이라 몸 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주심이 그걸 들어줬고, 호주 감독에게도 정말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주심이 양해를 구했을 때 다른 오해없이 받아줘서 노경은 선수가 준비를 할 수 있었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2이닝을 막아주면서 리드를 잘 이끌어 주지 않았나, 정말 고맙다는 얘기르 하고 싶다.”

도쿄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경향신문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지금 봐야할 뉴스

  • 서울경제“맨날 쓰던 물티슈 썼다가 6명 숨졌다”…치명적 박테리아 ‘오염 사건’, 무슨 일?
  • 아시아경제종합비타민, 노화 속도 늦출까…하버드 연구 "생물학적 노화 지표 일부 감소"
  • 디지털데일리아침 최저 -5도, 낮 최고 7~12도… 큰 일교차 주의
  • 뉴스핌쿠팡 美투자사 "트럼프 행정부, 韓 301조 조사 나선다… 개별 청원은 철회"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