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 과정에서 숨진 미군 유해 송환식에 야구모자를 착용한 채 참석해 비판받고 있다. 이 가운데 친(親)트럼프 성향의 미국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적절한 복장을 갖추고 현장에 참석한 것처럼 보이도록 일부러 그의 과거 모습을 송출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8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열린 미군 유해 송환식에 ‘USA’라고 적힌 흰색 야구 모자를 쓴 채 등장했다. 이 행사는 미국의 이란 공습 과정에서 이란의 보복으로 숨진 미군 6명을 기리기 위해 진행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7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열린 시신 인도식(Dignified Transfer)에서 이란과의 군사 충돌로 쿠웨이트에서 전사한 미군의 유해가 담긴 성조기 덮인 운반함이 이동하는 동안 경례하고 있다. 도버 공군기지(델라웨어)=AP/뉴시스 |
엄숙한 장례가 치러지는 유해 송환식에서 모자를 쓴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례할 때도 모자를 그대로 착용한 상태였다. 미국 해외참전용사협회(VFW)에 따르면 군 장례식에서 모자를 벗어 가슴 위에 올려놓는 것이 ‘존중의 표시’다.
마이클 스틸 전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 바보는 존엄성이나 감사함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며 “(유해 송환식이) ‘존엄한 인도(Dignified Transfer)’라고 이름 붙여진 이유가 있다. 당장 모자 좀 벗으라”고 지적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역겨운 인간”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스포츠 매체 더스펀 등에 따르면 지금까지 미국 대통령이 미군 유해 송환식에서 모자를 착용했다는 자료는 찾아볼 수 없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모두 정장과 넥타이를 입고 엄숙히 경례했다.
이 가운데 폭스뉴스는 유해 송환식을 보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모자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인 과거 모습을 내보내 또 다른 논란을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기 위한 보도라는 비판이 확산하자 폭스뉴스는 성명을 통해 “단순한 실수를 한 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잘못된 영상을 사용해 사과한다”고 해명했다.
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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