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1% 오르며 선방
미 가계 난방비 부담 완화
글로벌 증시 충격에도 美에너지주 강세
천연가스 기업 수혜 기대
LNG 저장 탱크. |
이란 전쟁으로 글로벌 천연가스 가격이 지난주 폭등했지만, 미국은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작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0년대 셰일혁명을 기점으로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으로 등극하는 등 독보적인 공급 능력을 확보한 것이 완충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럽 천연가스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 거래소 가격은 지난주 67% 폭등했다. 특히 세계 2위 LNG 생산국 카타르가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최대 LNG 생산시설이 타격받자 불가항력 조항을 발동하고 공급을 중단한 것이 직격탄이 됐다. 반면 미국 천연가스 가격은 한 주간 11% 올랐다.
유럽은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이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 파이프라인 천연가스 수입을 제한함에 따라 LNG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타격이 더욱 컸다. 아시아에서도 LNG 가격이 지난주 크게 뛰었다.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에서 출발하는 LNG 화물의 대부분이 아시아로 향하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미국은 대한파 속에서도 LNG 재고가 매우 충분한 상태로 겨울 난방 시즌을 마무리하고 있다. 뉴욕에서 거래되는 4월물 천연가스 선물은 6일 100만 BTU(열랑단위) 당 3.186달러로 마감했다. 전쟁이 터졌음에도 1월 말 한파 당시 정점보다 약 57%, 1년 전보다도 28% 낮은 수준이다. 또 현재 유럽 가격의 5분의 1 수준이다.
미국은 셰일혁명으로 지난 10여년 동안 시추업체들이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를 채굴해 미국을 세계 최대 연료 소비국에서 수출국으로 탈바꿈시켰다. 이에 중동 분쟁에도 미국 가스 시장은 비교적 무덤덤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WSJ는 “애널리스트들은 4년 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시장이 충격을 받았을 때와 달리 이번에는 미국 소비자들이 전기요금 상승으로 큰 고통을 겪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면서 “풍부한 국내 재고와 사상 최대 수준의 생산량, 그리고 현재로서는 사실상 최대치에 가까운 LNG 수출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천연가스 가격 충격으로부터 비교적 영향을 덜 받는 상황은 가계뿐 아니라 철강ㆍ플라스틱ㆍ비료ㆍ골판지 상자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안정적인 가스 가격 덕분에 이란과의 전쟁이 시작된 후 미국 증시는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지난주 미국 증시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2% 떨어지는 데 그쳤다. 한국 코스피는 거의 11% 추락했고 일본 닛케이225와 유럽 스톡스600도 각각 5% 이상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안정적인 흐름이다.
심지어 투자자들은 미국의 에너지 기업들이 약세장 속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들어 S&P500지수가 1.5% 내리는 동안 S&P500 에너지업종 지수는 26% 뛰었다.
현재 미국 LNG 수출업체들은 이미 대부분의 수출 능력을 활용하고 있어 추가로 해외에 보낼 물량은 많지 않다. 또한 상당량이 20년 장기 공급 계약으로 묶여 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셰니어에너지ㆍ벤처글로벌 등과 같은 미국 LNG 수출업체들이 해외 가격 상승의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6일 사상 최고 주가를 기록한 셰니어는 10년 전 루이지애나에서 미국 본토 최초의 LNG 수출 터미널을 개설했다. 대부분의 물량을 장기 계약으로 판매하지만, 일부 물량은 수익성이 더 높은 지역으로 유연하게 공급할 수 있다.
제프리스의 엠마 슈워츠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셰니어가 상류(생산)든 하류(판매)든 자산에서 더 많은 마진을 짜낼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찾아내는 것을 보아왔다”고 말했다.
벤처글로벌은 지난해 전 세계 LNG 생산능력 증가분의 거의 3분의 2를 차지했으며, 현재 미국 내 추가 수출 시설도 건설 중이다. 또 올해 예상 생산량의 30% 이상을 현물 시장에서 판매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현물 시장에서는 LNG 화물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벤처글로벌의 마이크 세이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투자자들에게 “단기적으로 높은 가격은 분명히 우리의 마진에 도움이 된다”며 “현재 시장에서 판매 가능한 LNG 화물 규모가 가장 많은 회사 중 하나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투데이/이진영 기자 ( mint@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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