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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타 발목에 민자 사업 지지부진… 서울 경전철 7개 중 5개 첫삽 못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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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그래픽=정서희



서울시의 경전철 건설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 서울시가 2019년 발표한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된 신설 노선 7개 중 5개는 첫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강북횡단선과 목동선, 난곡선은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하지 못했으며,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 중인 서부선은 사업성 악화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민자로 추진했던 위례신사선은 결국 좌초돼 재정 사업으로 전환됐다. 서울시는 예타 제도 개선을 모색하고 사업 방식을 다각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3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안’에 강북횡단선과 목동선 신설을 포함시켜 재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3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을 수립 중인데, 노선과 정차역 등을 조정해 해당 노선에 대한 예타를 다시 신청할 예정이다.

강북횡단선은 양천구 목동역과 동대문구 청량리역을 잇는 25.73㎞ 경전철 노선으로, 2024년 예타에서 비용 대비 편익(B/C·총편익의 현재가치를 총비용의 현재가치로 나눈 값)이 0.57로 1을 밑돌아 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하지 못해 탈락했다. 양천구 신월동에서 영등포구 당산역을 연결하는 목동선도 같은 해 B/C가 낮게 산출돼 예타 문턱을 넘지 못했다. 난곡선은 예타 조사가 진행 중이다.

예타란 기획예산처 주관으로 재정을 투입하는 도로나 철도 건설 사업에 대해 사전에 타당성을 검증하는 제도인데, 예타를 통과하지 않으면 사업 추진 자체가 불가능하다. 시는 예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수도권 평가 비율은 경제성이 60∼70%, 정책성이 30~40%인데, 시민 편익, 경제 파급 효과 등에 더 초점을 맞춰 정책성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진구 서울시 교통기획관은 “경제성, 정책성 평가 비중을 재조정하는 식의 예타 제도 개선안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주민들의 삶의 질, 교통 편의성 개선을 위해 경전철 노선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우세하나, 회의론도 적지 않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 도심 노선에 비해 수요가 적은 노선을 억지로 맞춰 예타를 통과시킨다고 해도, 이후 운영 적자가 발목을 잡을 것”이라며 “최근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지자체장들이 세수 우려 없이 표심을 위한 공수표를 던지고 있는 것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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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민자 사업은 더 꽉 막힌 상태다. 서부선이 대표적인데, 사업비 증액 문제로 협상에 진척이 없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두산건설을 주축으로 한 서부선 컨소시엄에서 현대엔지니어링과 GS건설 등 주요 건설사가 이탈하며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시는 사업 방식을 다각화해 2029년엔 착공하겠단 목표나, 업계 안팎에선 재정 사업 전환 필요성이 거듭 제기되고 있다. 비슷한 문제로 17년째 표류한 위례신사선은 지난달 재정 사업으로 전환, 예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정치권에선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민자 사업 신속 추진을 위해 사업비에 물가 변동률을 반영하는 것을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실시 협약에 포함된 총사업비를 준공할 때 물가 변동을 반영해 조정하는 내용의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유정훈 대한교통학회장은 “현재 서부선, GTX-C(수도권 광역급행철도-C선) 등 수도권의 주요 교통 민자 사업이 멈춰 있다. 사업비 협상이 잘 안 되고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어 담당 공무원들도 문제 해결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민자 사업도 재정 사업과 같이 물가 변동을 반영하도록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노선 7개 중 예타를 통과해 건설을 추진 중인 경전철은 우이신설 연장선과 면목선 2개다. 우이신설 연장선은 지난해 11월 착공해, 2032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면목선은 2028년 착공 예정이다.

김보연 기자(kb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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