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성 자금 잔액 8327억 늘어
전문가들 "최소 3회 나눠서 진입
배당주·채권형으로 방어를" 조언
중동 사태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센터가 분주해졌다. 시중은행의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반도체 중심의 핵심 자산 구조는 유지하되, 분산투자를 병행하는 '중위험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가매수 해야 하나요?"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시중은행 PB센터에는 고객들의 투자 대응 문의가 크게 늘었다. KB국민은행 자산관리(WM)고객그룹은 고객들에게 중동 관련 시나리오와 대응 방향을 담은 안내문을 공유하기도 했다.
대외 변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단기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는 머니마켓펀드(MMF) 잔액이 늘고 있다. 지난 5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MMF 잔액은 22조9613억원으로 중동 사태가 발발하기 전인 지난달 말보다 8327억원이 늘었다.
PB들은 최근 자산가 고객들 사이에서 중동 사태에 따른 미국 기준금리 방향성과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 상승세에 대한 문의가 늘었다고 전했다. 불안정한 장세에 개별 성장주가 아닌,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와 배당형 상품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하나은행 서교동지점 윤지영 PB부장은 급등장과 급락장에 따라 고객 문의의 성격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윤 PB부장은 "증시가 급등할 땐 정기예금이나 현금성 자산 비중을 줄이고 투자상품 비중을 늘려야 할 지, 추격 매수에 나서도 될 지를 많이 묻는다"며 "급락장에서는 손실 구간에 진입한 자산의 보유 전략과 저가매수 시점에 대한 문의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하락장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인식하는 자산가 고객도 적지 않다. 신한 프리미어 PWM강남센터 강동희 PB팀장은 "하락장을 기회로 삼아 채권 비중을 일정 부분 유지하면서 일부 자금이 성장주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중심으로 분산투자"
PB들은 지금처럼 시장 변동성이 클 때 수익모델이 확실한 반도체주를 중심에 두고, '분산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자산운용에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다.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정성진 부센터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반도체주를 중점으로 투자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중요한 것은 분산투자"라고 짚었다. 이어 "투자 종목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 전에 목표수익률을 정하는 것"이라며 "보통 고객들에게 10~15%의 목표수익률로 진입, 수익률에 도달하면 실현을 권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TCW판교 한수연 PB지점장은 "시드머니를 최소 3차례로 나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종목은 시장 변동성이 있더라도 회복 가능성이 높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가와 환율의 움직임을 기민하게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가가 올라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면 금리인하를 저해해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고, 환율 상승은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투자자금을 회수하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윤지영 PB부장은 시장에 대한 단기 방향성 예측보다 자산 분산과 단계적 매수 전략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ETF를 활용한 글로벌 분산투자와 배당 채권형 자산을 병행하는 중위험 포트폴리오 구성을 주문했다.
윤 PB부장은 "현 상황에선 상승 폭이 컸던 일부 성장주 및 미국주식 비중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배당주 등 안정적 현금흐름으로 자산을 분산하는 리밸런싱을 권한다"며 "원금을 보장하면서 투자형 쿠폰상품인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상품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것도 괜찮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강동희 팀장은 "핵심 자산 구조는 유지하되, 일부 자산을 활용해 성장 섹터를 중심으로 점진적인 리밸런싱을 진행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조언했다.
정성진 부센터장은 "오는 6월 우리나라 지방선거와 11월 미국 중간선거가 국내 금융시장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라며 "선거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이달에 서너 차례 나눠 투자하되 10월 이전에는 나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hord@fnnews.com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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