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중국 성장률 목표 하향 “내실 발전의 기회”…당·정 간부 성과주의 교정 강조

댓글0
인민일보 등 ‘속도’보다 ‘내실’ 강조
무리수 성장 목표
외신들도 경체 체질 개선 여지 평가
경향신문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5일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4.5~5%로 하향하면서 당·정 관료들에게 ‘성과’와 관련해 ‘속도’보다 ‘내실’이 중요하다는 주문을 쏟아내고 있다. 반드시 성장률 4.5% 이상을 달성하라는 것이 아니라 숫자에 맞춰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지 말라는 내용이 핵심이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8일 각각 ‘올해 경제성장 목표의 두 가지 핵심 문장 이해하기’와 ‘네 가지 금지사항의 관점에서본 성과에 대한 올바른 시각 고찰’이라는 제목의 논평기사 두 건을 게재했다.

첫 번째 논평은 “올해 경제 성장 목표는 국내외적으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며 핵심은 “‘필요’와 ‘가능성’의 균형”이라고 지목했다. 논평은 “‘필요’는 주관적인 주도성을 강조하는 반면, ‘가능성’은 객관적 현실을 존중하는 것”이라며 목표 성장률을 범주로 표현한 것은 지방 정부가 질적 성장을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해 볼 수 있도록 유연성의 여지를 둔 것이라 해설했다.

성과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강조하는 두 번째 논평은 일부 당·정 간부들이 성과 달성과 관련해 대한 잘못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정면 비판했다. 논평이 예로 든 잘못된 모습은 ‘조급함’, ‘겉만 번지르르함’, ‘얄팍한 계산’, ‘잔꾀’를 말한다. 논평은 “성공은 교묘한 술책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도전에 정면으로 맞서고 책임을 다하는 데 있다”며 관료들이 4대 금지사항(형식주의, 관료주의, 향락주의, 사치낭비)을 지키면서 책임을 다할 것을 강조했다.

인민일보 논평은 과거 지방정부가 성장률 목표 달성을 위해 해온 ‘무리수’를 사전에 차단하고자 하는 경고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대유행 종식 이후 2023~2025년 동안 매년 5%의 성장률 목표를 내놓았고 달성했지만 이 과정에서 ‘잔꾀’를 동원한 무리수가 있었다고 지적돼 았다.

가장 흔한 것은 지방정부의 역내총생산(GDP) 실적 부풀리기다. 허난성은 2023년 4.1%의 성장을 달성했다고 발표하면서 기존의 2023년 GDP가 잘못된 것이었다고 수정했다. 기존대로라면 마이너스 성장이 되기 때문에 이전의 실적치를 수정한 것이다. 이는 지방정부의 통계자체를 불신하게 만드는 웃음거리로 남았다. 이밖에도 여러 지방정부 간부들이 통계조작 혐의로 처벌받았다.

GDP 목표치에 맞춘 ‘숫자 채우기’식 경제정책의 대표가 부동산 투자이다. 투자 실적을 맞추기 위해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곳에 대형 아파트를 건설해 놓고 애물단지로 남는 일들이 지방 도시마다 비일비재해 현재 부동산 침체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에는 ‘제로 마일리지 중고차’가 단적이다. 일부 지방정부들이 판매되지 않은 자동차를 판매처리해 번호판을 발급해준 뒤 신차나 다름없는 이 차들은 고스란히 중고차 시장 매물로 나와 내수 자동차 시장을 흔들었다.

무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실적 경쟁이 성장이 아니라 ‘내권’이라 불리는 퇴행·소모적 경쟁으로 이어진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중국은 지난해 마련한 15차 5개년 계획(2025~2030년)에서 내권 해결을 중요한 정책 과제로 강조했다. 성과주의가 내권의 바탕이 된다는 판단으로 중국공산당은 지난 춘절 연휴 전부터 당 전체에서 ‘성과평가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정립하고 실천하기 위한 학습 및 교육 캠페인’을 시작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해부터 여러 연설에서 성과주의 타파를 강조하고 있다.

정창중 푸단대 공공정책대학 교수는 7일 펑파이신문에 실린 기고에서 “현재 우리는 성과 평가 개념에 대한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며 “범주 목표 설정은 각 지역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GDP 지표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성장률 목표 하향은 성장의 질, 지속가능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썼다.

외신도 성장률 하향이 중국 경제의 질적 성장을 담보할 여지가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40년 동안 중국의 급속 성장을 주도한 모델이 제약받고 있다는 것을 묵시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로이터통신은 성장률 목표치를 낮춘 것이 내수 부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경향신문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지금 봐야할 뉴스

  • 플래텀이세돌, 10년 만에 같은 자리서 AI와 다시 마주하다…"대결에서 협업으로"
  • 헤럴드경제“75만원 아꼈다” 고흥서 ‘갤럭시S26’ 10배 주문폭주 난리…무슨 일?
  • 인더뉴스ISS, 고려아연 손 들어줬나…핵심안건 찬성에 주총 주도권 주목
  • 아주경제박형준 부산시장, 3선 도전 공식화..."낙동강 전선 지키겠다"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