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원 기자(=부산)(g1_support@naver.com)]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을 찾았다. 한 전 대표는 "부산에서 상식 있고 행동하는 보수의 대역전을 시작할 것"이라며 자신과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를 징계한 장동혁 지도부에 각을 세웠다.
한 전 대표는 지난 7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찾았다. 12시 40분쯤 한 전 대표가 모습을 드러내자 서울, 인천, 용인, 대구 등지에서 모여든 인파에서 '한동훈'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한 전 대표는 구포시장 곳곳에서 시장 상인들과 소통하며 과일과 젓갈, 김밥 등을 직접 구입했다. 그는 모여든 이들과 상인들을 향해 연신 "잘하겠다"고 했다. "열심히 하라"고 격려한 상인에게는 "열심히 하는 것보다는 잘하겠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한 전 대표가 발걸음을 옮기는 곳마다 "부산은 한동훈"이라고 연호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편으로 시장 곳곳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한동훈 배신자'를 외치며 피켓을 들고 있기도 했다. 한 남성이 한 전 대표의 지근거리에서 '배신자'를 외치자 한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그의 피켓을 빼앗고 입을 막는 등의 해프닝도 있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찾아 시장상인회와 함께 어묵을 먹고 있다.ⓒ프레시안(강지원) |
구포시장은 부산시장 출마가 초읽기에 들어간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북구 갑에 있다. 이 자리에서 한 전 대표는 통일교의 금품수수 의혹에 휘말린 전재수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를 두고 "보수가 궤멸 위기에 있고 제1야당이 역할을 못 해서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며 "예전 같으면 그런 문제가 드러나면 얼굴을 들이밀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재보선 출마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전 의원이 부산시장에 출마하면 북구 갑에는 보궐선거가 열리게 된다. 한 전 대표는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선거 일정이 나온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보수 재건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수 재건은 보수 정치인들이 당선되기 위함이 아니다. 보수를 재건해야 대한민국이 균형 있게 발전하고 저의 목표는 그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전 대표의 부산행을 두고 국민의힘에서는 갈등 유발이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직전 부산시당위원장을 지낸 박수영 의원(부산 남구)은 "얼쩡거린다고 선거에 도움되지 않는다"며 한 전 대표를 맹공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전 대표는 "저는 배제 정치를 할 생각이 없다"며 "겪어보니 배제당하는 것이 고통스럽고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트집 하나하나에 맞서지 않고 국민의힘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7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찾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프레시안(강지원) |
한 전 대표는 이후 부산 금정구 온천천으로 발을 옮겼다. 온천천은 한 전 대표 체제에서 치러진 2024년 재보궐선거 당시 금정구청장 유세를 위해 한 전 대표가 찾았던 곳이다. 현장에는 한 전 대표가 도착하기 전부터 한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주말을 맞이한 시민들도 "한동훈이 왔다는 모양이다" "한동훈이 확실히 인기가 좋은 것 같다"며 걸음을 멈췄다.
이곳에서 그는 몰려든 인파를 향해 "부산에서 보수 대역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전 대표는 "보수 재건을 위해서는 역전승이 필요하다"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역전승 없이는 보수가 망하고 대한민국이 어려워지고 국민들이 고통받는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그가 지휘봉을 잡았던 2024년 재보궐선거를 거론하며 "당대표로서 민심을 받들어 김건희 여사의 국정 개입을 차단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처분을 해야한다고 정면 승부했다. 그 결과가 22% 차이의 대역전승이었다"고 했다. 이어 "작년 부산교육감 재보선에서는 어땠나. 윤어게인 정치인들이 선거를 주도했고 정반대의 길에서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며 꼬집었다.
한 전 대표는 "답은 나와있다. 지난 재보선과 총선에서 부산시민들이 답을 알려주셨다"며 "잘못된 길을 끊어내고 민생의 길을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수는 원래 유능한 집단이다. 윤어게인을 끊어내고 새로운 의지를 다진다면 다시 유능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식 있고 행동하는 보수의 역전이 가능한 곳이 부산"이라며 "부산의 대역전을 부산대역전에서 시작하자"고 호소했다.
▲7일 오후 부산 금정구 온천천에서 지지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프레시안(강지원) |
이날 일정에 친한계 의원들은 동행하지 않았다. 전날 친한계 의원들이 부산에 모였지만 윤리위 추가 제소 등 당내 비판을 의식해 한 전 대표가 단독 행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대표는 "오늘은 제가 대신해서 시민들을 만나 뜻을 전하겠다고 양보를 부탁했다"며 "말 같지도 않은 트집을 잡는 사람들이 있어 보수 재건을 이야기하는 본질이 가려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다만 온천천 현장에서는 정연욱 의원(수영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한 전 대표가 이날 금정구를 방문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 정치권에서 반발이 나오기도 했다. 금정구청장 출마를 선언한 이재용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이날 오전 "국민의힘 내부 권력다툼에 금정을 끌어들이지 말라"며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이 예비후보는 "버림받은 원조 친윤 세력이 정치적 영향력 회복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며 한동훈 전 대표는 정치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는 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금정은 국민의힘 권력 투쟁에 소모될 곳이 아니라 주민의 삶을 바꾸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곳이다. 지금 금정에 필요한 것은 정치적 갈등이 아니라 실용적인 정책과 실행하는 리더십"이라고 주장했다.
[강지원 기자(=부산)(g1_sup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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