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통과하는 유조선 |
(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단기적으로 해상 운임 상승으로 인해 전방 산업인 해운업 업황이 개선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변화로 신조 발주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해상 원유 교역량의 34.2%(1천570만배럴)와 액화천연가스(LNG) 교역량의 20.0%(8천600만톤)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글로벌 에너지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해상 운임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이는 해운업계 수익성 개선, 신조 수요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지난 2일 기준 호르무즈 해협 통과 물동량은 평시 대비 약 80% 감소한 가운데 유조선 시장을 시작으로 운임 상승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유조선의 스팟(단기) 운임을 나타내는 유조선지수(World Scale·WS)는 3일(현지시간) 기준 465.56포인트를 기록했다. 전쟁 직전인 지난달 27일(224.72포인트)의 두 배 수준이다.
2024년 홍해 사태 당시에도 선박들이 수에즈운하 대신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으로 우회하면서 해상 운임이 크게 상승했고 국내 조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한 바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조선업의 주요 고객이 해운사인 만큼 해상 운임 상승에 따른 전방 업황의 개선은 곧 조선사에 신조 발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특히 탱커는 선대 대비 수주잔고 비중이 작고 노후 교체 니즈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신조 발주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원유선, 가스선을 보유한 현대글로비스의 이규복 사장도 최근 "2024년 홍해 사태 때도 공급망이 교란되면서 (해상) 운임에 영향을 미쳤다. 이번 사태가 수익성 측면에서는 긍정적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국가스공사 인천생산기지에 정박한 LNG 수송선 |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LNG·원유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 호주 등을 중심으로 한 대체 공급 물량이 늘어나면서 선박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LNG선과 원유 운반선의 톤마일(화물의 중량과 이동 거리를 곱한 값)이 늘어나면서 해운업계가 필요로 하는 선박 수도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중동에서 한국까지 운항하는 데 약 25일이 걸리지만 서아프리카나 미국 걸프 지역에서부터는 35∼60일가량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LNG선은 한국이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선종인 만큼 반사이익이 집중될 수 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37척의 LNG선이 발주된 가운데 한국이 32척(86.5%)을 수주했다.
DS투자증권은 "중동 공급망의 불확실성 증가는 유럽과 아시아의 LNG 수입처를 미국으로 돌려 현재 FEED(기본설계) 단계인 미국 프로젝트의 계약 및 FID(최종투자결정)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국내 조선소는 미국 프로젝트 선박 발주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전쟁 장기화를 대비해 미국, 호주, 아프리카 등의 LNG 프로젝트 개발 계획이 가속하면서 미래 LNG선 발주 수요가 될 것"이라면서 "LNG선을 공급해야 하는 한국 조선업은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전쟁의 장기화 여부와 운임의 상승 수준에 따라 실제 발주 강도가 좌우될 것"이라면서 "기존의 LNG선, 유조선이 스팟 시장에 풀리게 되면 운임이 급격히 낮아질 가능성도 함께 있다"고 짚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초대형 LNG 운반선 |
bin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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