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르포] 아연·연·동 통합공정 ‘전략광물 11가지’ 생산하는 온산제련소… “삼전·하이닉스 반도체 소재 공급도”

댓글0
조선비즈

지난 5일 오후 울산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본관에서 바라본 내부 공장들의 모습./조은임 기자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아연과 연, 동 공장이 연결돼 있습니다. 각각의 중간 부산물을 주고받으며 제련하는 기술이 글로벌 1위가 된 비결입니다.”(김승현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장)

지난 5일 울산역에서 40여 분을 차로 달려 도착한 고려아연의 온산제련소는 3개 공장 상부가 복잡하게 연결된 모습이었다. 온산 국가산업단지 내 위치한 이 제련소에서는 100만㎡ 규모의 거대한 부지 위 세계 유일한 기술력으로 탄생한 통합공정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각 공장의 굴뚝에서는 희뿌연 연기가 피어올랐고, 공장 내부는 모터가 돌아가는 소리로 시끄러웠다. 다만 근무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이미 자동화가 상당한 수준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사족 보행 로봇 ‘스팟’도 한 공장에 들여왔다고 했다. 테스트 과정을 거친 뒤 성과가 나오면 전 공장으로 도입을 확대할 예정이다.

조선비즈

김승현 온산제련소장이 5일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하는 모습./고려아연 제공



김승현 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 53년 고려아연이 비철 제련에 집중해 왔다면 이제는 한계를 뛰어넘을 차례”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최윤범 회장이 주목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소개했다. 구체적으로는 ▲그린 에너지 소비 ▲전기차(EV) 배터리 ▲폐기물 리사이클링 등이다. 고려아연은 호주에서 진행 중인 사업에서 2040년까지 100%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할 예정이다. 잉여 에너지는 한국으로 가져온다. 암모니아 액체 형태로 수소를 압축 운반할 계획이다.

김 소장은 “전 세계 제련산업이 안고 있는 과제인 전력 다소비, 폐기물 양산 등을 해결하려 한다”면서 “이는 향후 50년을 이끌고 갈 고려아연의 신(新)비전”이라고 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6조5812억원, 영업이익 1조2324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온산제련소 직원들은 이를 ‘통합공정’ 덕분이라고 했다. 아연과 연, 동을 제련하면서 나오는 부산물을 자유롭게 주고받으며 귀금속, 전략광물 등을 생산할 수 있어 수익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고려아연의 아연 회수율은 98%에 이른다. 마지막 슬러지까지 시멘트 업체에 판매해 사실상 폐기물 ‘0(제로)’에 가깝다.

조선비즈

온산제련소 직원이 인듐을 주조하는 모습./고려아연 제공



예를 들어 온산제련소에서는 아연, 연 제련 과정에서 매년 100톤(t) 규모의 인듐을 추가로 생산한다. 인듐은 반도체 기판, 태양광, 전기차 등에 필요한 핵심 원자재다.

통합공정에서 뽑아낸 인듐은 전자소재팀으로, 금·은은 귀금속팀으로 배정된다. 온산제련소에서는 반도체황도 생산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모두 고려아연의 고객이다. 고려아연은 올해 상반기 1공장 내에 반도체 소재 공정을 증설할 예정이다.

전종빈 전자소재팀 책임은 “인듐은 생산량 자체가 전 세계적으로 많지 않다”면서 “반도체 황은 관련 수요가 높아져 증설을 결정했다”고 했다.

고려아연은 최근 여러 호재를 한꺼번에 경험하고 있다. 지난해 금·은 값이 급등하면서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데 기여했다.

전략광물인 갈륨, 게르마늄 공장은 연구를 진행해 공정 신설을 위한 투자를 진행하던 과정에서 미국 정부에서 제련소 제안이 왔다. 이에 온산은 내년 말부터 선제적으로 갈륨, 게르마늄을 생산할 예정이다.

갈륨·게르마늄은 반도체·통신·군사 장비 등에 쓰이는 전략광물로, 중국이 거의 전량을 공급하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이 2024년 12월부터 미국 수출을 금지하면서 사실상 공급이 막혔다. 이를 뚫어준 곳이 고려아연인 셈이다.

올인원 니켈 제련소는 거의 완공 단계에 이르렀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다. 당초 올해부터 가동할 예정이었지만, 전기차 케즘(시장 확장 전 정체기)으로 내년으로 연기했다. 온산제련소 니켈 공정의 특징은 투입 원료 중 중국산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김종학 주조팀장은 “투입 원료를 중국 외에서 가져와 타 회사와 차별화하려고 한다”면서 “연 4.5만톤 생산 예정으로 중국의 원자재 수출에서도 자유롭다”고 했다.

반도체·군사장비에 들어가는 안티모니, 비스무트도 고려아연이 생산 중인 전략광물이다. 이날 오전에 갓 생산된 안티모니는 반나절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열기가 느껴졌다. 녹는점이 600~700도로 높아 방염제로 주로 쓰인다. 방염은 불이 붙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것을 뜻한다.

안티모니 1톤은 현재 4000만원 수준으로, 한 달에 300톤가량 생산된다. 절반은 포항제철, 현대제철 등 국내 기업들이 가져가고, 절반은 수출된다.

황윤근 귀금속팀2파트장은 “인듐, 안티모니, 비스무트 등은 정광이 없다. 모두 아연, 연, 동 제련 추출물로만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고려아연은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제련소를 지으면서 온산제련소도 또 한 번 도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제련소는 온산제련소의 절반 크기로, 현지에 60명의 엔지니어가 파견될 예정이다.

미국 제련소에서는 아연, 연, 동과 11가지 전략광물만 생산할 예정이다.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오토메이션, 디지털라이제이션 등 첨단 공정을 미국에 새로 짓는 제련소에 도입해 볼 예정이다.

김 소장은 “이미 운영 중인 공장에 첨단 기술을 도입하는 데는 리스크가 있다. 하지만 새 공장에는 바로 적용해 볼 수 있어 차후 온산 제련소를 첨단화하는 데도 미 제련소 건설 경험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조선비즈

울산 온산 국가산업단지 내 온산제련소 전경./고려아연 제공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조선비즈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이 선택한 뉴스

  • 한국금융신문경동나비엔, 초고화력·안전장치 '매직 인덕션' 강화
  • 뉴스1"취향따라 고르자"…경동나비엔, 나비엔 매직 인덕션 컬러 추가
  • 머니투데이새 주인 찾은 티몬, 1년 만에 영업 재개... 셀러 수수료 3~5% 책정
  • 아시아경제OK저축은행, 읏맨오픈 8월12일 개막…최윤 "모두의 축제"
  • 서울경제"이 월급 받고 어떻게 일하라고요"···역대 최저 찍었다는 '공시생', 해법은?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