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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硏 "치매신탁, 설계사에게도 가입권유 권한 부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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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급증하는데 수혜는 고액 자산가만 누려
투자권유대행인 外 설계사 가입권유 허용필요
신탁범위, 사망보험금뿐 아니라 생존·치매보험으로 확대
보험연구원이 치매신탁을 요양 서비스와 연계해 고도화하기 위해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치매신탁 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나 현행법상 금융투자상품으로 분류돼 사실상 은행 창구를 찾는 고액 자산가들의 전유물이나 다름없게 됐다는 지적이다. 보험연구원은 투자권유대행인뿐 아니라 보험설계사(FC)에게도 고객에게 치매신탁 가입을 권유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시아경제

치매 어르신 맞춤형 관리 모습. 아시아경제 DB


8일 보험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치매 관리를 위한 보험산업의 역할 확대 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건복지부 주도로 진행된 2023년 치매역학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60세 이상 치매 환자 수는 2023년 91만1760명에서 2040년 두 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60세 이상 인구의 치매 유병률은 지난해 6.89%에서 2070년 11.21%로 상승할 전망이다. 치매 환자가 증가할수록 적절히 관리되지 못하는 '치매 머니'도 늘 수밖에 없다. 조사에 따르면 치매 환자 자산은 2023년 국내총생산(GDP)의 6.4% 수준인 154조원에서 2050년에는 예상 GDP의 15.6%인 488조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관측된다.

보험연구원은 치매 환자 재산 관리와 관련해 공적 제도인 '성년후견제도'가 운영되고 있으나 사법부 소관이어서 활용도가 낮고 절차도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후견 신청에서 선임까지 6개월 이상 소요되고 일상 비용 집행 과정에서 매번 법원 승인을 받아야 해 제도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보험연구원은 치매신탁을 활성화하면 치매 환자의 재산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보험사의 역할이 부각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치매신탁이란 자산 위탁자가 치매 진단을 받으면 위탁자가 사전에 정한 방식에 따라 신탁업자가 신탁재산을 관리·사용하도록 하는 계약을 의미한다.

현재 국내 신탁 시장은 은행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보험사를 보유한 금융지주 계열 은행들(생명보험사 5곳, 손해보험사 2곳 연계)이 주로 신탁업을 영위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재산 관리 외에 요양 서비스를 보다 폭넓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보험사의 치매신탁 영업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금융회사 중 보험회사만 요양 서비스를 부수 업무 및 자회사 업무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은 4가지 규제 개선안을 제언했다. 이는 ▲치매신탁을 금융투자상품이 아닌 관리형 신탁으로 분류 ▲투자권유대행인뿐 아니라 보험설계사 등에게도 치매신탁 가입 권유 권한 부여 ▲보험금 청구권 신탁 범위를 현행 일반 사망보험금에서 생존보험·치매보험 등으로 확대 ▲토지·건물 임대를 통한 노인요양시설 공급 허용 등이다.

현재 자본시장법상 치매신탁은 금융투자상품으로 분류된다. 자본시장법은 신탁재산에 현금이 포함될 수 있다는 이유로 치매신탁을 금투상품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위탁자가 치매에 걸린 뒤에는 사전에 정한 방식에 따라 재산 관리가 이뤄지는 만큼, 치매신탁은 투자보다는 관련 서비스 제공이 주목적인 상품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보험연구원은 강조했다.

규정상 금투상품 가입을 권유할 권한은 투자권유대행인에게만 주어진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를 치매신탁 대중화의 걸림돌로 인식한다. 보고서 저자인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부분의 치매신탁이 은행 창구에서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가입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신탁 가능한 보험금 청구권 범위가 지나치게 좁아 비용 조달 등에 애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치매보험 같은 보장성 보험의 보험금은 치매 진단 시 요양 비용 조달 역할을 한다. 하지만 법령상 일반 사망보험금만 신탁재산으로 인정된다. 이에 보험연구원은 생존보험·치매보험 등으로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제언했다.

노인요양시설 확대도 시급한 문제다. 현행 노인복지법상 노인요양시설 운영자는 토지 및 건물의 소유권을 모두 확보해야만 한다. 법적으로 토지·건물 임대를 통한 노인요양시설 공급이 금지되어 있어, 시설 공급이 치매 인구 증가에 따른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위원은 "신탁업 영위와 요양 서비스 제공이 모두 가능한 보험사의 역할이 중요하게 부각될 수 있는 환경이지만, 규제로 인해 요양 서비스 연계 치매신탁 활성화가 제한되는 실정"이라며 "치매신탁 접근성 강화, 신탁 가능 보험금 청구권 범위 확대, 임대를 통한 노인요양시설 공급 허용 등 규제 완화를 통한 체계적인 치매 인구 관리 방안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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