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 여파로 국내 주유소 기름값이 가파르게 상승한 8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893.3원으로 전날보다 3.9원 올랐다. 경유 가격은 리터당 1915.37원으로 집계됐다. 2026.03.08. 뉴시스 제공. |
[파이낸셜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충격으로 서울 시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이 2000원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자 정부가 최고가격 지정을 검토하고 나섰다. 하지만 1997년 유가 자유화 조치 이후 지난 30년간 사실상 사문화된 비상조치인 데다 시장 왜곡과 재정 부담 등 감내해야 할 부작용이 만만치 않아 정부의 고심도 깊은 분위기다.
8일 관가에 따르면 정부가 '최고가격 지정제'라는 초강수를 검토하게 된 건 급등한 국제 유가가 통상 2주 걸리던 시차 없이 국내 석유류 가격에 즉각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일 청와대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유류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진 것도 아닌데 갑자기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폭등했다"며 석유류 제품에 최고가격 지정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선 "기름값 바가지처럼 공동체의 어려움을 이용해서 부당 폭리를 취하려는 반사회적인 악행에 대해서는 아주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지시 이후 정부는 즉각 전면 대응에 나섰다. 범부처 합동점검단이 6일부터 불법 석유 유통, 매점매석, 가짜석유·혼합판매 등 불공정 거래 행위 집중 단속에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주유소들의 가격 담합 여부를 조사하고 법무부도 유가 담합 등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대검찰청에 강력 대응을 지시했다. 재정경제부는 유류세 인하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에너지 수급 안정화를 위해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총 6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긴급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에 국내 정유 4사를 회원사로 둔 대한석유협회, 석유대리점들의 단체인 한국석유유통협회, 전국 주유소 사업자를 대표하는 한국주유소협회 등 석유 3단체는 6일 "국제 유가 인상분이 주유소 가격에 급격히 반영되지 않도록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모든 조치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유소 기름값 상승세는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7일 밤 11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890.87원으로 집계됐다. 전국에서 가장 유가가 높은 서울의 경우 평균 가격은 이미 1900원을 넘겨 1942.08원이다.
전날보다 오름폭은 다소 줄었지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면서 국내 기름값의 추가 상승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기름값 2000원 시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정부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제23조를 근거로 석유 최고가격 지정 고시를 위한 실무 검토에 착수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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