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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90달러 넘자 물가 경고음…우크라전 때 ‘에너지 충격’ 재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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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급등에 물가 불확실성 확대…올해 2%대 물가 전망 흔들
전국 휘발유 1890원·서울 1940원대…‘기름값 2000원 시대’ 재진입 우려


이투데이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 우려로 주유 수요가 늘면서 국내 주유소 기름값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최근 유가 상승 국면에서 일부 석유류 가격의 과도한 인상으로 시장 교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6일 서울의 한 주유소 모습.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선을 넘어서면서 국내 물가에도 경고음이 켜졌다. 국제유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2%대 전망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의 ‘에너지발 물가 충격’이 재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8일 국가통계포털(KOSIS) 등에 따르면 2022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7.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당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물가 상승을 강하게 자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2년 1~2월 3%대에서 3월 4.2%로 4%대를 기록한 뒤 4월 4.8%, 5월 5.3%, 6월 6.0%, 7월 6.3%까지 빠르게 상승했다. 전쟁 발발 약 5개월 만에 물가 상승률이 사실상 두 배 가까이 뛰며 1998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석유류 가격 상승이 물가 급등의 핵심 요인이었다. 2022년 석유류 물가 상승률은 3월 31.6%, 4월 34.8%, 5월 35.0%, 6월 39.9%, 7월 35.2% 등 30%대를 기록하며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32~1.74%포인트 끌어올렸다.

당시 미국과 유럽 등이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제한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도 ℓ당 2100원 이상까지 상승했다.

최근에도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선을 넘어서면서 국내 석유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890원 수준까지 올라 1900원선에 근접하는 등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지역 평균 가격은 이미 ℓ당 1940원대를 기록하며 2000원선 재진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2022년 8월 12일 이후 약 3년 7개월 만에 다시 1800원선을 넘어선 뒤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이투데이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3월 6일 오후 대전광역시 소재 SK KH에너지 하이웨이 주유소를 방문, 주유소 관계자와 유류 거래량 등 현장상황 대화를 나누고 있다.


급격한 유가 상승에 대응해 정부도 석유시장 점검과 원유 수급 관리에 나섰다. 석유시장 점검을 강화하고 매점매석 등 불법 유통 행위에 대한 특별 점검을 추진 중이다.

동시에 원유 수급 안정 조치도 병행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항만을 통해 원유 400만 배럴을 확보하고, UAE가 한국에 공동 비축 중인 200만 배럴을 필요 시 활용하기로 협의했다.

다만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물가 충격은 2022년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시에는 러시아산 원유 제재에 따른 간접 영향이었지만 이번에는 한국 원유 수입의 약 70%를 차지하는 중동산 원유 공급 자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전쟁 확산 여부가 향후 물가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고 보고 있다.

한 경제 전문가는 “호르무즈 해협 차단이 단기간에 해소된다면 상반기 물가 상승에 그칠 수 있지만 전쟁이 확대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이상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석유류 가격 상승은 대부분 품목 가격으로 파급되는 만큼 일정 시차를 두고 물가 상승 압력을 확대한다”며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2~3개월 뒤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투데이/세종=노승길 기자 ( noga813@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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