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19일 주한미군 F-16 전투기들이 서해상으로 100회 이상 출격하는 대규모 훈련을 벌였다. 한때 중국 전투기들과 대치하기도 했다.
중국 공군 J-16 전투기가 비행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급속한 성장을 거듭하는 중국 공군의 활동 반경 확대로 서해와 동중국해·남중국해가 ‘중국의 내해’로 전락하게 될 우려가 크다. 주한 미 공군의 전격적인 서해 훈련을 두고,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중국 견제’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서방에 도전하는 중국 공군력
2020년대 들어 중국 공군력은 미국 해·공군의 접근을 거부할 수 있을 정도로 향상됐다.
국산화한 항공엔진과 무장, 전자장비를 대량생산하면서 기술 수준이 높아졌고, 4세대 및 5세대 스텔스기와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전략수송기 등을 개발했다. 서방에서 조종사를 초빙해 작전능력도 키우고 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에 따르면, 2020년 중국은 5세대 스텔스기 J-20 50대와 4세대 전투기 J-16 90∼100대를 보유했다.
중국 공군에서 운용중인 Y-20에 기반한 공중급유기가 J-20 스텔스기 편대에 공중급유를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하지만 2025년에는 J-20 300대, J-16 450대가 중국 공군에 인도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5년만에 4∼6배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J-20의 연간 생산량은 120대, J-16은 80∼100대로 추정되고 있다.
우수한 성능을 지닌 전투기의 대량생산체제가 확립된 셈이다. 이를 통해 2030년에는 J-20 1000대, J-16 900대가 중국 공군에 배치될 전망이다. J-20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전자장비 개량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미군 EA-18G와 동일한 개념의 기종인 J-16D 전자전기도 생산중이다.
중국 해군항공대의 J-15 함재기와 J-15D 전자전기도 제작되고 있다. J-15D와 J-16D는 중국 해군항공대와 공군의 항공작전 기술과 전력 구조가 매우 정교해졌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중국에서 개발된 J-35 스텔스기가 비행을 하면서 상승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중국은 6세대 전투기 J-36과 더불어 5세대 스텔스기인 J-35도 개발하고 있다. 특히 J-36은 장거리 공대공미사일을 탑재, 고고도 공중전에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미 공군이 오래 전에 개발한 E-3를 계속 쓰는 반면 중국 공군은 다수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개발·운용중이다.
KJ-500 50대, KJ-2000 4대, KJ-200 11대가 운용중인 것으로 보이며, 항모 탑재용도 개발중이다. 이 모든 기종은 능동전자주사(AESA) 레이더를 사용한다.
중국은 KJ-500A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표적의 위치와 거리를 파악해서 J-10C 전투기에 알리면, J-10C가 중장거리 능동 레이더 유도 미사일을 발사·격추하는 전술을 국영 CCTV에 소개한 바 있다.
조종사 숙련도도 큰 변화를 맞았다. 과거에 중국 공군과 해군항공대는 사전에 계획된 기동 또는 지상 관제사의 지시에 의존했다. 하지만 현재는 현대화된 정교한 전술을 쓰고 있다.
중국의 KJ-500A 공중조기경보통제기와 J-16 전투기 편대가 함께 비행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서방 조종사들의 도움이 결정적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공중전 전술과 기술정보는 중국 공군을 빠르게 강화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지난달 26일 미 법무부는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 몰래 중국으로 넘어가 중국 공군 조종사를 훈련해준 전직 미 공군 조종사 제럴드 브라운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제럴드 브라운은 24년간 미 공군에서 다양한 전투기와 공격기 교관으로 복무했고, 전역 후엔 F-35A 스텔스기 시뮬레이터 교관을 했다. 중국에선 2023년부터 근무한 것으로 추정된다.
프랑스에서도 전직 해군 전투기 조종사가 남아공 항공회사의 지원을 받아 2018∼2019년 허가없이 중국을 방문해 기밀을 제공했다.
독일에서도 퇴역한 공군 조종사들이 중국 공군 교관으로 근무, 독일·중국 외교관계에서 논란이 됐다.
중국 공군 조종사가 J-20 스텔스기 조종석에 착석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유사시 미 공군의 중국 본토 접근을 거부할 지대공미사일은 전력 증강 효과가 두드러진다.
중국의 우수한 전자·소프트웨어 산업과 자금력은 중국이 러시아보다 훨씬 정교한 방공망을 갖출 수 있는 기반이 된다.
특히 중국이 사거리 2000㎞ 수준의 초장거리 지대공미사일 개발을 하고 있다는 징후도 있다.
탄도미사일 본체에 공대공미사일을 결합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 공군의 본토 접근을 최대한 먼 거리에서 저지하고, 공중급유기나 조기경보통제기를 요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미국 보잉이 개발중인 F-47 6세대 스텔스기 상상도. 미 공군 제공 |
◆미국서 “스텔스기 늘리자” 주장
중국 공군의 전력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에 대해 미국에선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려면 미 공군 전력 일부를 유럽이나 미 본토에 배치해야하므로, 첨단 기종을 기존 계획보다 더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 군사전문매체 디펜스뉴스는 최근 미첼 항공우주연구소가 “미 공군은 중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최소 500대의 6세대 전투기와 폭격기를 구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미 공군은 보잉이 개발하는 F-47 6세대 스텔스 전투기 185대, 노스롭 그루먼이 만드는 B-21 6세대 스텔스 폭격기 100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미첼 연구소는 기존 구매량을 두 배 가까이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 셈이다.
미국은 이란과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압도적인 공군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중국은 이란·베네수엘라보다 훨씬 강력하고도 정교한 방공망을 갖추고 있다. 중국과의 대결 시 공군기 일부가 격추될 위험이 있다.
미 공군 B-21 스텔스 폭격기가 주기장에서 대기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이같은 상황에 효율적으로 대비하려면, 충분한 수량의 예비 기체를 사전에 확보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전력 손실을 우려하게 되고, 중국 공군과의 교전에서 과감한 전술을 사용하는 것을 꺼리게 한다. 이는 서태평양에서 미 공군이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거나 중국의 대만 침공을 사전에 저지하는 억제력 발휘를 어렵게 만든다.
일각에선 장거리 타격 능력을 강조한다.
미 공군은 재즘 이알(JASSM-ER)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비롯한 장거리 미사일을 운용중이다. 다크 이글 미사일을 비롯한 극초음속 무기도 배치되고 있다.
강력한 위력과 높은 정밀도를 갖춘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은 유사시 중국 방공망 밖에서 중국 내 전략 표적을 무력화할 수 있다.
미 공군 B-21 스텔스 폭격기가 활주로에서 이륙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문제는 중국 대륙에 위치한 전략표적을 모두 장거리 미사일로만 타격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표적의 숫자는 매우 많지만, 장거리 미사일은 가격이 비싸서 사전에 대량으로 비축하기는 한계가 있다. 장거리 미사일만으로는 모든 표적을 무력화할 수 없다.
장거리 미사일과 별도로 정밀유도폭탄이나 벙커버스터가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중국의 방공망을 감안하면, 일반적인 전투기나 폭격기로는 접근조차 어렵다. 강력한 스텔스 성능을 지닌 폭격기가 필요하다.
B-2 스텔스 폭격기는 수량이 매우 부족하므로 B-21의 도입 수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대목이다.
미국의 F-35 스텔스 전투기가 지상기지에서 대기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F-47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6세대 전투기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5세대 스텔스기인 J-20를 대량생산하면서 유·무인 복합체계도 추진하고 있다. J-35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미국도 F-35를 만들고 있으나, 중국이 양적 우위를 앞세워 6세대 전투기를 생산할 가능성과 더불어 러시아 등의 위협에 따른 전력 분산을 감안하면 F-47 추가 도입의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공군력은 본토에서 1000㎞ 이상 떨어진 지역까지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센서와 전자전 등의 능력을 강화하면서 스텔스기 등을 늘리고 있다.
해당 지역은 미국이 국가안보전략(NDS)에서 ‘강력한 거부형 방어를 구축·배치·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한 제1 도련선(오키나와∼대만∼필리핀∼믈라카해협)과 맞닿아있다. 중국과 더 가까운 제1도련선에서 미국이 항공작전을 펼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이 제1도련선에서 전통적인 항공작전 우위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미 공군력의 대대적인 강화와 기술개발 가속화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계속 제기될 전망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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