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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다시 못 열면 유가 폭등 못 막아…150달러 유가 각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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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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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위협으로 세계 핵심 에너지 항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가운데 2일(현지시간) 한 선박이 해협을 지나고 있다. 로이터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국제 유가 폭등세를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조처들을 내놨지만 큰 도움은 못 될 것이라는 회의론이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 석유, 천연가스의 20%가 움직이는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뚫지 못하는 한 그 어떤 처방도 임시방편에 불과할 것이라는 비관이다.

미봉책 속 유가 폭등

트럼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다양한 방안들을 내놨지만 국제 유가는 폭등했다.

주요 보험사들은 위협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보험을 해지하고 있다.

트럼프는 미 정부가 200억달러 규모의 재보험을 만들어 선박 보험을 운용하고, 해군을 동원해 선박 호위에도 나서겠다고 안심시켰지만 기대했던 시장 반응은 없었다.

또 부족한 석유와 천연가스 물량을 일부 메우기 위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완화했지만 역시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

미국은 아울러 자국과 베네수엘라 석유 생산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계획을 접었다.

해협 여는 것이 관건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전문가들 대부분은 최근 유가 폭등을 막으려면 미국과 동맹이 신속하게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 능력을 없애는 것 외에 뾰족한 수가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미 최대 석유 로비단체인 미국석유협회(API) 최고경영자(CEO) 마이크 소머스는 “진짜 초점은 호르무즈 해협의 걸림돌을 깨끗하게 치우는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기타 대안들) 그 어떤 것도 세계 경제가 필요로 하는 안정성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머스는 호르무즈 해협 위협 요인들을 제거하는 것이 아닌 다른 옵션들은 효과가 있어도 제한적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걸프 산유국들의 석유 생산 중단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란이 이들 국가 석유 시설을 공격한 것은 아니지만 해협이 봉쇄돼 유조선들이 드나들지 못하면서 석유를 생산해도 저장할 곳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배럴당 150달러 가나

카타르 에너지장관은 6일 FT와 인터뷰에서 조만간 저장 공간이 없어 생산을 중단해야 할지도 모른다면서 수 주일 안에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급 차질 속에 국제 유가 기준 유종인 브렌트유는 5월 인도분이 6일 배럴당 92.69달러, 미국 유가 기준 유종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월물이 배럴당 90.90달러로 치솟았다. 종가를 기준으로 브렌트는 지난 일주일 동안 28% 올라 2020년 4월 이후 최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고, WTI는 36% 폭등해 1983년 이후 43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는 해결 방안이 나오지 않으면 이번 주에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비관했다.

골드만은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뚫리는지가 관건이라면서 봉쇄가 지속되면 브렌트는 2008년, 2022년에 그랬던 것처럼 배럴당 147달러를 웃돌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SPR 바닥인 미국도 뾰족한 수 없어

세계 주요 산유국 미국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유가 폭등에 대응해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가 전략비축유(SPR)를 대거 방출한 뒤 아직까지 채워지지 않아 가격 급변동에 대응할 여력이 거의 없다. 트럼프는 지난해 1월 취임 뒤 SPR을 채우겠다고 다짐했지만 저유가 상황에서도 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제 발등을 찍었다.

공화당 하원의원 어거스트 플루거는 SPR 부족으로 인해 미국이 “극도로 취약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은 세계 에너지 공급망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 일주일 사이 이 해협을 통과한 선박 수는 50척에도 못 미친다. 약 500척의 유조선, LNG 운반선이 해협을 건널 엄두를 못 내고 주변 해역을 맴돌고 있다. 선주들은 안전이 보장돼야 해협 통과에 나설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아마추어 정부

일부 전문가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군사 작전, 유가 폭등에 대한 미숙한 대응을 질타하고 있다. 결단이 없으면 이번 주 석유 시장은 붕괴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이들은 경고한다.

에너지, 산업 분야에 특화한 헤지펀드 갈로 파트너스의 마이클 알파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48시간 미 행정부가 결정하거나 운을 뗀 정책들 상당수는 행정부가 석유 시장 안정을 갈망하고 있다는 점만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당황하며 가격 폭등에 허둥대는 모습만 보여 시장 심리를 외려 불안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알파로는 “상황이 급격히 전개돼 9일까지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릴 것이라는 어떤 조짐도 없으면 에너지 가격은 다시 폭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중간 선거를 앞둔 트럼프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잰디는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를 때마다 미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p 떨어진다고 경고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 역시 배럴당 20달러 안팎의 급격한 유가 상승은 소비 위축을 불러 성장률을 0.1~0.2%p 떨어뜨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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