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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배럴당 90달러... 쿠웨이트 “불가항력” 감축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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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이라크·카타르 등도 줄줄이 생산 차질
조선일보

걸프만을 지나고 있는 유조선./로이터 연합뉴스


이란 전쟁 여파로 7일 국제 유가가 하루 만에 12% 폭등,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주요 산유국인 쿠웨이트가 현 상황과 관련 ‘불가항력’을 선언하고 석유 생산을 감축한다고 밝혔다. 이란의 유조선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이라크 등 산유국이 줄줄이 석유 생산을 중단하거나 줄이고 있어서 국제 경제 타격이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 KPC는 이날 성명을 내고 “쿠웨이트에 대한 이란의 계속된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항에 대한 위협에 따라 예방적 조치로 원유와 정제 처리량을 감축한다”며 ‘불가항력’을 선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불가항력 조항은 전쟁과 자연재해 같은 통제불능 이변이 터지면 계약상 의무를 불이행해도 책임을 면제하거나 이행을 미뤄주는 장치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 여파로 현재 아라비아만에서 원유와 석유를 운송할 선박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것이 KPC 측의 설명이다.

KPC는 이번 조치가 위기관리와 사업 지속 전략의 일부라며 “상황 전개에 따라 조건이 허락하면 생산 수준을 복원할 준비는 완벽히 돼 있다”고 했다.

지난 3일 쿠웨이트의 핵심 정유시설인 알아마디 단지가 이란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아 석유제품 생산량을 줄였다. 올해 1월 기준 쿠웨이트의 산유량은 일일 약 260만 배럴, 정유용량은 일일 80만 배럴이다.

수출용 육상 송유관이 있는 걸프의 다른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와 달리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의 가장 안쪽에 있는 쿠웨이트는 원유, 석유제품 수출은 사실상 모두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야 한다.

쿠웨이트뿐 아니라 여러 걸프 산유국에서 이란 공격에 에너지 관련 시설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이라크 북부 쿠르드자치지역 도후크주에서는 미국 HKN에너지가 운영하는 사르상 유전이 드론 공격을 받은 뒤 하루 약 3만배럴 규모의 원유 생산이 중단됐다. 사우디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정유시설이 있는 라스타누라 단지가 드론 공격을 받자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세계 2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국 카타르는 이란 드론 공격으로 최대 LNG 생산시설이 타격받자 불가항력 조항을 발동해 공급을 중단했다. 카타르 LNG 생산 정상화에 최소 한 달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걸프 지역에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유조선이 걸프 해역으로 진입하지 못하자 원유 저장시설이 포화돼 산유량을 줄여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산유량을 줄인 유전은 원상복구 때까지 시일이 걸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해소되더라도 원유 공급량은 일정 기간 부족할 수 있다.

[파리=원선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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