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항공권 싸다고 좋아했는데, 돈 더 냈다”…세금으로 추가비용 내야 하는 ‘이 나라’

댓글0

서울경제

#직장인 A씨(32)는 최근 일본 여행 계획을 짜다 깜짝 놀랐다. 저비용항공사(LCC) 특가로 비행기 표를 저렴하게 구했지만, 가고 싶었던 관광지의 입장료와 숙박세가 예전보다 눈에 띄게 올랐기 때문이다. A씨는 “항공권 가격이 내려가서 좋아했는데, 막상 현지에서 써야 할 세금과 부가 비용을 합치니 전체 예산은 오히려 늘어났다”고 토로했다.

최근 전 세계가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에 대응하고자 관광 관련 세금과 부담금이 치솟는 이른바 ‘텍스플레이션(Taxflation)’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항공권이나 숙박료 같은 기본 비용은 낮아지지만, 환경 보전 등을 이유로 관광객에게 부과하는 비용이 늘어나며 실제 체감 여행비가 오르는 것이다.

일본, ‘이중 가격제’ 전격 도입... “시민은 1000엔, 외국인은 2500엔”
가장 대표적인 곳은 일본이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4270만 명으로 사상 처음 4000만 명을 넘어서며 역대급 호황을 누렸다. 관광 소비액도 약 9조5000억 엔(약 88조7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렇듯 관광객이 급증하자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은 관광 관리 차원에서 ‘이중 가격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효고현 히메지시는 이달 1일부터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히메지성의 입장료를 거주지와 외국인 여부에 따라 차등 적용하기 시작했다. 히메지시 거주자는(18세 이상 기준) 기존과 같은 1000엔(약 9300원)을 내지만 비시민(외국인 포함)은 기존 가격의 2.5배인 2500엔(약 2만3000원)을 내야 한다. 다만 18세 미만은 시민 여부와 관계없이 무료다.

관광객 급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교토시 역시 시내버스 요금을 시민과 관광객으로 구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버스요금은 230엔(약 2100원)이지만 시민 요금은 200엔으로 낮추고 관광객 등 비시민 요금은 350~400엔 수준으로 올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교토시는 관광객 증가로 인한 교통 혼잡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관광객과 시민의 요금을 구분하는 방식은 일본 지자체 가운데 가운데 교토시가 처음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숙박세 인상도 이어지고 있다. 교토시는 1박 10만 엔 이상 고급 호텔 투숙객에게 최대 1만 엔의 숙박세를 부과하고 있다. 일본 지자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본 정부도 국제관광여객세(출국세)를 현행 1000엔에서 최대 3000엔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이중 가격제가 외국인 차별로 인식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관광객 비용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부작용으로 지적하고 있다.

스페인·이탈리아도 관광세 확대…유럽 여행비 오른다
유럽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유럽연합(EU)은 올해 하반기부터 한국 등 무비자 입국 국가 국민을 대상으로 20유로(약 3만 원)의 유럽여행정보인증시스템(ETIAS)에 따른 입국 수수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한국인이 많이 찾는 스페인에서도 관광세 인상이 추진되고 있다. 스페인관광청에 따르면 지난해 스페인을 여행한 한국인은 약 43만1872명으로 전년보다 10% 늘었다. 1인당 하루 평균 지출액은 480유로(약 80만 원)로 전년(408유로)보다 17.6% 증가했다.

서울경제

이에 바르셀로나는 다음 달부터 관광세를 두 배로 인상한다. 카탈루냐주 의회는 휴가용 숙소 이용객에게는 세금을 1박당 평균 6.25유로(약 1만 원)에서 최대 12.5유로(약 2만1000원)까지 인상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고급 호텔에 묵을 경우 하룻밤에만 약 2만 원 가까운 세금을 추가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이외에도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당일치기 관광객들에게 5유로(약 85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그리스 산토리니도 지난해 7월부터 성수기 기준 1인당 20유로(약 3만4000원)의 관광세를 부과하고 있다.

관광 정책 변화…“인프라 비용 관광객이 분담”
이처럼 관광 관련 세금과 부담금이 늘어나는 배경에는 관광 정책 변화가 있다. 과거에는 관광객 유치가 최우선이었다면 이제는 관광을 ‘관리가 필요한 공공자원’으로 보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또한 관광 수요가 꾸준한 국가일수록 세금 인상에 따른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처럼 방문객 증가세가 이어지는 국가에서는 세금 인상이 관광 수요를 크게 위축시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바르셀로나·교토 여행 예정이신가요? 여행객 주머니 털어가는 ‘관광세 폭탄’ 실태 알려드립니다

김도연 AX콘텐츠랩 기자 doremi@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서울경제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이 선택한 뉴스

  • 아시아경제부여군, 소비쿠폰 지급률 92.91%…충남 15개 시군 중 '1위'
  • 프레시안"기후대응댐? 대체 댐이 누구에게 좋은 겁니까?"
  • 동아일보[부고]‘노태우 보좌역’ 강용식 전 의원 별세
  • 파이낸셜뉴스한국해양대·쿤텍·KISA, ‘선박 사이버 침해사고 대응 기술 연구' 맞손
  • 머니투데이"투자 배경에 김 여사 있나"… 묵묵부답, HS효성 부회장 특검 출석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