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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 환급금' 있는 보험이 더 위험한 이유 [보험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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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재완 보험컨설턴트, 김정덕 기자]

필요에 의해 특정 보험 상품에 가입했다가 신변의 변화로 이를 해지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해지 환급금이 있는지 여부를 따지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환급금이 있는 상품만 고르기도 한다. 하지만 환급금이 있다는 건 비싼 보험료를 내고 있다는 방증일 뿐이다. 실제 담보 내용과도 무관하다. 해지 여부를 고민할 땐 환급금보다 해지로 인한 득실을 따지는 게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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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해지할 것인가. 보험상품에 가입한 이들이라면 한번쯤은 겪었을 법한 고민이다. 그만큼 보험계약 해지는 매우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앞일은 내 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신변의 변화로 매월 지출하는 보험료가 부담스러워질 수도 있고, 지인을 통해 상품에 가입했다가 지인이 보험설계사 일을 그만두는 바람에 관리가 될 것 같지 않아 해지를 고민할 수도 있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보험계약 해지 여부를 고민하느냐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수두룩하다. 사실 해지 여부를 고민하기보다는 일단 해지에 초점을 맞추고, 해지환급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에만 관심을 쏟는 이들이 적지 않아서다. 환급금이 없을 경우, 보험사에 온갖 분통을 쏟아내는 이들도 종종 있다.


하지만 이는 보험이 예금과 달리 '사전에 계약된 위험이 현실로 닥쳤을 때' 비로소 그 가치를 발휘하고, 이를 위해 매월 일정액의 보험료를 부담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걸 간과한 행동이다.


똑똑한 소비자라면 환급금보다는 실질적인 해지 여부를 고민해서 어떤 선택이 나에게 더 이로운지를 살펴야 한다. 그럼 어떤 기준에 따라 해지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게 좋을까. '변화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분야'라면 해지를, '변화가 거의 없는 분야'라면 유지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다.


예를 들어보자. 여러분이 '사망하면 보험금을 받는 상품'에 가입했다고 치자. 아마도 보험금을 가족에게 남겨주고 싶어 이런 상품에 가입했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은 언젠가 반드시 죽는다. 확률은 100%다. 그 어떤 것도 이 확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변화가 0인 분야'란 얘기다.


이럴 때 해지하면 당연히 손해다. 보험사 약관에 사망해도 보험금을 못 받을 확률이 존재하는 조건이 붙은 사망보장 상품이 아니라면 한 살이라도 더 어리고 건강했을 때 가입한 보험을 굳이 해지할 이유가 없다. 현재 같은 보장 내용을 전제로 해당 상품에 가입하려 한다면 분명히 보험료가 더 비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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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예를 들어보자. 안타깝게도 암에 걸린 A씨가 있다고 치자. 예전 같으면 머리를 모두 밀고, 온갖 고통 속에서 항암치료를 받아야 했을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던 바로 그 장면이다.


요즘은 다르다. 암세포의 특정 분자만을 표적으로 삼아 성장이나 생존을 억제하는 표적항암약제가 있고, 탄소입자를 이용해 암세포 DNA만 조준해서 파괴하는 중입자방사선 치료라는 것도 있다. 둘 다 정상세포에 미치는 피해가 적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과거의 치료 과정과는 많이 다르다. 향후엔 더 많은 암 치료법이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이게 바로 '변화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분야'다.


그렇다면 A씨 입장에선 두가지 중 어떤 치료방법을 선택해야 할까. 아무래도 힘들고, 치료 확률도 낮은 과거의 방식보다는 덜 힘들고, 치료 확률도 높은 새로운 방식을 더 선호할 것이다.


해지할 때는 좀 더 신중해야


문제는 보험이다. A씨가 가입한 보험이 '과거 방식'에 해당하는 상품이라면 새로운 치료 방식을 보장하지 못한다. 이처럼 '변화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분야'라면 기존 보험을 해지하고 갈아타는 게 현명한 선택이다.


내가 이미 가입한 보험엔 '암 진단 시 보험금을 1회 지급'하는 보장밖에 없는데, 새로 등장한 보험에는 '암 종류별로, 전이가 있을 때마다, 재발할 때마다 모두 개별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장을 담고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심지어 가격 차이까지 크지 않다면 해지하지 않는 게 되레 손해다.


이처럼 한번 가입한 후 평생 유지하는 보험도 있지만, 시대의 변화에 맞춰 반드시 리모델링해야 하는 보험도 있다. 어떤 보험은 해지하면 손해, 어떤 보험은 해지 안 하면 손해란 얘기다. 해지할 경우에도 최대한 손해를 덜 보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소비자의 몫이다. 언급한 것처럼 환급금만 고려한다면 현명한 선택을 하기 어렵다. 보험 상품은 보장 내용이 같더라도 보통 무해지환급형, 저해지환급형, 일반해지형 등으로 상품이 나뉜다. 보험계약을 해지할 때 환급금 지급 여부에 따라 나눈 거다. 환급금은 '일반해지형>저해지환급형>무해지환급형' 순으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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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건 매달 내야 하는 보험료 역시 이 순서대로라는 점이다. 많은 환급금을 받으려면 보험료가 비싼 상품을 고르면 되고, 환급금이 아닌 보장만 생각한다면 보험료가 비교적 저렴한 상품을 고르면 된다.


환급금이 높은 상품을 고를 때에는 보험설계사에게 해지 환급률 표를 요구해서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내가 어느 정도의 시점에 해지하면 얼마를 돌려받을 수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으면 추후 보험을 갈아탈 때도 손해를 줄일 수 있어서다.


해지환급금 있다고 좋을까


결국 현명한 소비자가 되기 위해선 '환급금이 많으면 좋은 보험이고, 환급금이 없으면 나쁜 보험'이라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 보험은 예금이 아니다. 담보를 전제로 보험료를 지불하는 금융상품이다.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이 향후 일어났을 때 담보가 작동하게끔 하는 시스템을 매월 구매하는 것이다. 해지할 때 돈을 많이 돌려준다면 제 기능보다 더 비싼 가격에 보험상품을 구매하지 않았는지 오히려 의심해봐야 한다. 이게 보험의 실체다.


민재완 보험컨설턴트

werter0923@naver.com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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