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제51기 정기 주주총회.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이달 말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 의결권 대행사의 활동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 대행사 직원의 신분 표시 방식이 고려아연 측 인사로 오해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고려아연 소액주주들에 따르면 영풍·MBK 측은 최근 연휴 기간 동안 의결권 대행사를 통해 고려아연 주주들을 대상으로 위임장 수집 활동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대행사 직원이 고려아연과 관련된 것으로 보일 수 있는 사원증을 패용한 채 주주들을 접촉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실제 일부 주주들은 해당 사원증을 보고 고려아연 측 인사로 인식한 뒤 의결권을 위임했다가, 이후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혼선을 겪었다고 전했다. 한 주주는 대행사 직원에게 다시 연락해 "어느 측에서 나온 것이냐"고 묻자, 직원이 "영풍 측에서 나왔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주주는 "왜 고려아연 사원증을 착용하고 있었느냐"고 질문했으나, 직원은 "정기 주주총회라서 그렇다"는 취지로 답하며 구체적인 경위를 밝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원증 착용 경위에 대한 질문에는 "위탁회사로서 대행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는 전언이다.
앞서 일부 보도에서는 영풍·MBK 측 의결권 대행사가 주주 부재 시 남긴 안내문에 '고려아연' 명칭만을 표기했다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이 역시 현 경영진 측 의결권 권유 활동으로 오해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유사한 논란은 과거에도 제기된 바 있다. 2024년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영풍 측 의결권 대행사가 배포한 명함에 고려아연과 최대주주 영풍의 명칭이 함께 표기되면서 혼선을 초래했다는 논란이 있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행위가 사실 관계에 따라 관련 법 위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자본시장법 제154조에 따르면 의결권 권유자는 위임장 및 참고서류에서 의결권 행사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을 거짓으로 기재하거나 중요 정보를 누락해서는 안 된다. 또 주주가 상대방을 특정 회사 측으로 인식하고 위임장이나 신분증 정보를 제공했다면 개인정보 수집 절차와 관련한 법적 쟁점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있다.
형법 제314조에 따른 업무방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무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한다. 위계란 행위자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오인이나 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해 이를 이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주들이 고려아연 현 경영진 측 인사라고 오해하게 하고, 결국 주주들의 의사 결정을 왜곡하는 기망 행위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에 위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고려아연 주주총회의 의결 결과 자체를 왜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총 운영 등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영풍·MBK 측의 이런 행위가 그간 이들이 강조해 온 고려아연의 '거버넌스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 등 명분과는 동떨어진 모습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영풍과 MBK는 거버넌스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이유로 설명하면서 본인들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강조해 왔다"며 "사원증 위조는 이와 상반되는 행위임은 물론 범죄행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제영 기자 zero10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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