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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中심] 외자 향해 손 내미는 중국 자본시장…‘양창반 개혁’ 재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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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감회, 외국계 증권사·운용사 좌담회 개최…자본시장 의견 청취
과창판·창업판 중심 제도 정비…감독 기준·정책 연속성 강조
외자 유입 둔화 속 팬더본드·MRF 등 금융 비즈니스는 지속 확대
이 기사는 2026년03월07일 08시44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세계 최대 생산기지이자 아시아 금융의 중심지인 중화권으로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자본시장의 시선이 향하고 있습니다. ‘자본中심’ 은 중국과 중화권 자본시장 소식을 전하는 시리즈입니다. 상하이·선전의 본토 시장부터 홍콩의 달러 유동성 창구, 대만의 반도체 밸류체인까지 중화권을 관통하는 자금의 흐름을 짚고, 아시아 금융 허브로서 중화권 시장의 현재 온도와 방향을 담습니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마켓in 원재연 기자] 중국이 춘절 이후 외국계 금융기관들을 다시 불러 세우며 자본시장 제도 개편 방향을 재차 꺼내 들었다. 상하이 과학기술혁신판과 선전 창업판 개혁, 이른바 ‘양창반’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다. 시장에서는 이를 단순한 상장 규제 완화 신호라기보다, 외국계 자금과 금융사를 향해 중국 자본시장 운영 방향의 연속성과 정책의 예측가능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로 보고 있다.

이데일리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양회 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개막하고 있다. (사진=중국 CCTV 화면 갈무리)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지난달 말 외국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선물회사 관계자들과 좌담회를 열고 자본시장 제도와 대외 개방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오청 CSRC 주석은 이 자리에서 과학기술혁신판과 창업판 개혁을 토대로 투자·자금조달 체계 전반의 개혁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투명하고 안정적이며 예측 가능한 시장 환경”을 계속 조성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양창반 개혁은 중국 자본시장에서 수년째 이어져 온 제도 정비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기술·혁신기업의 상장 채널로 기능해 온 과창판과 창업판을 중심으로 상장 심사와 정보공시, 거래제도, 투자자 보호, 시장 퇴출 제도까지 함께 손보는 작업이다. 외형상으로는 혁신기업 자금조달 기능을 높이는 개혁이지만 이번에는 제도 완화보다 시장 규칙의 안정성과 운영 일관성에 더 무게가 실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외자 유치 논리도 과거처럼 성장성만 부각하기보다 바뀐 규칙이 얼마나 일관되게 유지될 수 있는지에 답하는 쪽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실제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당국에 전달한 요구 역시 상장 문턱 인하보다 정책의 연속성, 감독 기준의 명확성, 국제 기준 정합성에 가까웠다. 제도 방향이 자주 흔들리지 않고 감독 원칙과 집행 기준이 명확해야 외국계 자금과 기관도 중장기 사업 계획을 세우기 쉽기 때문이다. 투자자 보호와 지배구조 개선, 국경 간 투자와 자금조달 편의성 제고가 함께 거론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같은 요구는 외국계 금융사들의 중국 사업이 완전히 꺾이지 않았다는 점과도 맞물린다. 전체 외자 유입은 둔화하고 있지만, 채권 인수와 자산운용, 상품 판매 등 일부 영역에서는 외국계 금융사들이 여전히 존재감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어서다. 중국 당국이 최근 이들 기관을 다시 불러 세우며 ‘예측가능성’을 강조한 것도, 이런 금융 비즈니스를 계속 붙들어 두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싱가포르 DBS는 이달 4일 중국 은행간 채권시장에서 비금융 기업 회사채를 대표 주관할 수 있는 인수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DBS는 지난해 중국 본토에서 발행하는 위안화 표시 채권 '팬더본드' 시장에서 38% 점유율을 기록, 총 658억위안(약 13조2000억원) 규모 발행에 참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산운용 쪽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피델리티인터내셔널은 지난달 홍콩 채권형 펀드를 중국 본토 투자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펀드상호인정(MRF) 승인을 받았고, JP모건자산운용도 같은 제도 아래 상품 승인을 확보했다. 외국계 운용사들이 단순히 기존 사업을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본토 투자자를 상대로 한 상품 판매 채널을 넓히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자금 유입 지표만 놓고 보면 여전히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7477억위안(약 149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5% 감소했다. 전체 외자 유입은 둔화하고 있지만 금융 비즈니스는 일부 살아 있는 만큼, 중국으로선 자본시장 개방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외국계 기관이 가장 민감하게 보는 정책 신뢰도와 제도 안정성을 다시 부각할 필요가 커진 셈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번 양창반 재강조를 단순한 규제 완화 신호로 보지 않는다. 중국이 외자에 다시 내민 카드는 ‘완화’보다 ‘예측가능성’에 가까웠다. 상장 문턱을 일시적으로 낮추는 데 그치기보다, 과창판과 창업판을 축으로 자금조달 기능과 시장 규칙을 함께 정비하겠다는 뜻이 더 강하다는 것이다. 외국계 자금과 금융사에 중국 자본시장이 여전히 열려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키려는 메시지로도 읽힌다.

최근 열린 양회에서도 이런 흐름은 이어졌다. 양회는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함께 부르는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행사다. 올해 중국은 정부업무보고와 15차 5개년 계획 초안에서 외국인 투자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선진 제조업과 현대 서비스업, 첨단기술 분야로 외자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결국 이번 양창반 재강조는 외자를 붙드는 동시에 혁신기업으로 자본이 흐르는 구조를 다시 세우겠다는 중국식 자본시장 개편의 방향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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