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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의 압박…건설업계, 사후 층간소음 '발등에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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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그래픽=이찬희 기자


[뉴스웨이 권한일 기자]

정부가 공동주택 층간소음 기준을 대폭 강화하면서 건설업계에 '49㏈' 비상이 걸렸다. 설계상 성능이 아니라 실제 완공 직전 가구에서 측정한 소음 수치로 준공 승인 여부를 가르는 '사후 확인제'가 본궤도에 오르면서다. 기준치를 넘지 못하면 보완 시공은 물론, 최악의 경우 준공 일정 지연까지 감수해야 한다. 층간소음이 더 이상 민원 차원이 아니라 프로젝트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2022년 8월 4일 이후 사업계획 승인을 신청한 30가구 이상 공동주택에 대해 입주 전 불특정 가구에서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을 측정하는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를 적용 중이다. 경량·중량 충격음 기준은 49㏈(데시벨)이다. 과거 준공 전에 실험실 성적서로 층간소음 성능을 인정받던 '사전 인정제'와 달리, 현장 실측 결과가 곧 준공 판단 기준이 된 것이다.

아파트 한 단지를 짓는 데 통상 4~5년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제도 전환의 영향은 올해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토부 집계 기준 사후 확인 검사를 거쳐 준공 승인을 받은 단지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약 30곳으로 파악된다. 아직 기준 미달로 준공이 지연된 사례는 없지만, 표본 단지가 늘어날수록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분위기다.

정부는 현재 준공 전 바닥충격음 성능검사 표본 비율을 기존 2%에서 5%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모든 가구의 품질관리 체계 재정립을 요구하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층간소음은) 이제 마감재 보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설계 단계에서부터 슬래브 두께, 완충재 구성, 시공 정밀도를 종합 관리하지 않으면 기준 충족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형사들은 전담 연구시설을 앞세워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ENG혁신실 내 층간소음연구소(래미안 고요安 랩)에 근무하는 12명의 직원이 실증형 연구로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중량 바닥 패널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현대건설도 전용 연구시설인 'H 사일런트 랩'을 통해 고밀도 몰탈과 복합 완충 구조를 결합한 저감 기술을 상용화했다. 대우건설과 DL이앤씨, GS건설 등도 자체 연구시설에서 개발한 다층 바닥 구조와 복합 완충재 적용을 확대 중이다.

다만 급등하는 원가 부담은 변수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32.7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재·노무비 인상이 누적된 상황에서 층간소음 저감 기술과 고성능 바닥 구조 적용 및 검사 비용 등이 겹치면 원가 부담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정부는 분양가상한제 주택에 '층간소음 가산비'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중량 충격음 1등급 구조 적용 시 지상층 건축비의 2%를 가산하는 내용을 검토 중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추가 비용을 모두 상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주를 이룬다.

특히 중견사들은 더욱 큰 어려움을 토로한다. 분양 물량 자체가 지방에 쏠려 있고 미분양 리스크가 누적되며 자금 여력이 줄어든 상태이기 때문이다. 한 중견사 관계자는 "미분양과 공사비 상승이 겹치면서 기술 개발비를 투입할 여력이 크지 않다"며 "소음 저감 기술 비용이 사업성과 직결되는 상황이지만, 분양가를 마냥 올리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견사 임원은 "층간소음은 입주 후 하자 분쟁과 직결되는 사안이라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민원은 물론 회사 이미지에도 영향을 준다"면서도 "투입 원가 문제를 간과할 수 없어 적정한 수익성을 유지하는 선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권한일 기자 kw@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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