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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프로필이면 장땡?" 전문성 실종된 헬스장, 위고비 습격에 '고사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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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미지는 기사와 직접 관련 없습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내 피트니스 시장이 거대한 전환점에 섰다. 한때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인증샷과 보디프로필 열풍으로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던 헬스장들이 최근 강남과 종로 등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역대급 폐업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위고비, 마운자로 등 비만 치료제의 확산은 다이어트 목적의 신규 고객 유입마저 위축시키는 모양새다. 화려한 근육 뒤에 숨겨진 무자격 지도자 문제와 관리 체계의 허점, 그리고 급변하는 시장에서의 생존 전략을 짚어봤다.

자격증보다 '보디프로필' 우선…전문성 실종된 채용 현장


현행법상 헬스장 개업을 위해서는 국가공인 자격증인 생활체육지도사 2급 이상이 필요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활동하는 트레이너들에게 자격증은 필수가 아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채용 시 자격증 유무보다 대회 입상 경력이나 보디프로필 등 외형적인 조건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압도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헬스장 근무 경험자들은 "자격증이 없는 트레이너가 대부분"이라며 "보디프로필만 찍으면 누구나 트레이너를 할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소비자가 트레이너의 객관적인 자격 보유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고가의 퍼스널트레이닝(PT) 계약을 맺는다는 점이다. 정부 기관의 실질적인 검수가 뒷받침되지 않다 보니 자격 미달자의 '불법 과외'가 만연해졌다. 소비자의 요구가 '외형 만들기'에 집중되면서, 업주들 역시 이론적 배경보다는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낸 경험을 우선적인 채용 지표로 삼고 있다.

이러한 '외형 지상주의'는 고스란히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체육시설 관련 피해구제 민원은 매년 5000건 안팎에 달하며, 부상 사고도 끊이지 않는다. 비전문가가 본인의 주관적인 운동 경험만으로 지도하다가 고객의 디스크가 재발하거나, 스트레칭 도중 갈비뼈가 골절되는 사례까지 보고되고 있다. 특히 '재활 PT' 분야는 물리치료사 면허 없이 부적절한 처방을 내려 증상을 악화시킬 우려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전문적인 운동처방 지식이 없으면 금기 사항을 모른 채 위험한 동작을 시키게 된다"며 "사고 발생 시 센터 보험으로 무마하려 해도 프리랜서 구조상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국회 제출된 '무자격 트레이너 금지법'…'먹튀 영업'도 차단


현행 체육시설법에 따른 '지도사 배치 의무' 점검 역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설 허가 시에만 자격증을 제출할 뿐, 실제 근무 여부를 정부가 데이터화해 관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고가 들어와 단속을 나가더라도 "잠시 자리를 비웠다"고 둘러대면 적발할 근거가 부족하다.

이러한 주먹구구식 운영을 규제하기 위한 법안이 최근 국회에 제출됐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월 무자격 트레이너의 불법 강습을 차단하기 위한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체육시설 내 강습을 반드시 국가 공인 체육지도자 자격을 갖춘 사람만 수행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위반 시 과태료 상한을 기존 대비 3배로 상향했다.

이용자에게 사전 고지 없이 악의적으로 휴·폐업하는 '먹튀 영업'에 대한 제재도 강화된다. 개정안에는 고의적 폐업으로 피해를 입힌 업자가 일정 기간 재등록을 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규정이 포함됐다. 실제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체육시설업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은 약 1만 5000여 건에 달하며, 폐업 시 발생한 평균 미환불 금액은 약 26만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재무 건전성이 낮은 상태에서 장기 선납권을 헐값에 판매한 뒤 폐업하는 '돌려막기'식 운영과, 트레이너를 4대 보험이 보장되지 않는 '가짜 프리랜서'로 계약하는 관행이 소비자뿐만 아니라 강사들에게도 큰 피해를 입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국 주요 체인형 체육시설 20곳의 계약서에서 불공정 약관이 확인되면서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김 의원은 "무자격 트레이너 강습 문제는 단순한 영업 질서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건강과 직결된 안전 문제"라며 "이제는 법으로 기준을 분명히 세워 자격 없는 강습은 시장에서 퇴출하고 제대로 준비한 지도자는 보호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률 개정을 통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체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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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 '위고비'. 연합뉴스



운동 대신 주사? 헬스장 회원 급감…폐업은 역대 최고 수준


설상가상으로 헬스장의 대체재들이 쏟아지고 있다. 위고비, 마운자로 등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의 등장은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헬스장을 찾던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통상 연초에는 신규 등록이 급증하지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유입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경기 침체와 러닝 유행으로 업황이 위축된 상황에서 비만 치료제의 공세까지 겹친 탓에 헬스장 폐업 또한 증가세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체력단련장업 업장은 553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였던 2024년(567곳)에 이어 기록적인 수준이며, 코로나19로 영업 제한이 잇따랐던 2020년(431곳)이나 2021년(403곳)보다도 크게 늘어난 수치다.

반면 비만 치료제 처방은 가파른 상승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미화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GLP-1 계열 비만약 처방 점검 건수는 지난해 11월 16만 8677건을 기록했다. 이는 티르제파타이드 성분의 마운자로가 출시된 같은 해 8월(6만 6793건)과 비교해 불과 석 달 만에 152.5% 급증한 결과다.

다만 전문가들은 비만약을 이용하더라도 운동의 역할은 오히려 더 중요해진다고 강조한다. 체중 감량 과정에서 근육량이 동반 감소할 경우 기초대사량 저하나 요요 현상, 체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 다이어트는 끝났다"…AI와 테크 결합한 '웰니스'가 생존 열쇠


업계 관계자들은 이제 단순한 '공간 대여업'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비만 치료제가 운동의 자리를 일부 대체하면서, 이제 헬스장은 단순 체중 감량이 아닌 '근육 관리 및 건강 수명 연장'이라는 전문적인 웰니스(Wellness) 서비스업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미국이나 유럽처럼 공신력 있는 자격증(ACSM, NSCA, NASM 등)의 점수를 관리하고 보수 교육을 통해 자격을 갱신하는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 국내에서도 대한보디빌딩협회 등 공신력 있는 단체를 중심으로 자격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향후 시장의 메가 트렌드는 '웰니스'가 될 전망이다. 단순히 근육을 뽐내는 수준을 넘어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를 활용해 자율신경계와 수면의 질을 측정하고, 개인의 생체 데이터에 맞춘 '존 2(Zone 2)' 저강도 운동 등 맞춘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이미 AI와 테크를 통해 똑똑해졌다"며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사회적 커뮤니티 공간과 바이오 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센터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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