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내 석유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6일 서울 도심 내 주유소에서 한 시민이 주유를 하고 있다. [사진=임세준 기자/jun@]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중동 사태로 국제유가가 올라 국내 기름값이 큰 폭으로 뛰자 정부가 ‘최고가격 지정제’ 검토 등 시장 관리에 나선 가운데 한 주유소 사장이 “주유소들은 폭리를 취한 적도 없고, 취할 수도 없는 구조”라는 주장을 담은 글이 온라인을 달구고 있다.
휘발유·경유·등유 등 석유류 가격 급등이 논란이 되자 온라인 상에선 주유소 업주의 항변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주유소 사장이라는 A 씨는 지난 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3월 5일 하루만에 정유사 가격이 더 올랐다. 휘발유 1950원(3월4일 대비 50원 상승), 경유 2200원(200원 상승), 등유 2500원(900원 상승)”이라며 “주유소 시작한 이래로 기름값 최대값 찍게 생겼다”고 했다.
이어 “등유는 난방유인데, 2500원에 받으면 얼마에 팔아야 되는 건 지, 재고 3일 남았는데 한숨만 나온다”고 덧붙였다.
구윤철 경제부총리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중동사태에 따른 에너지 가격동향 및 대응방안 등이 논의됐다. [연합] |
A 씨는 “전월 재고가 적었던 주유소들은 판매가를 올려놓았을 테고, 많았던 주유소들도 기름 가격을 매일 매일 올려야 되는 상황”이라고 현재 분위기를 전하고,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한다면 모를까 현 추세라면 휘발유 경유 모두 2000원 넘겨 안착되지 않을까라고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주유소 가격 급등의 원인으로는 재고 물량 소진과 정유사의 가격 인상을 지목했다.
그는 재고 상황에 대해 “지난달 말에는 이란과 미국이 협상하는 분위기여서 탱크를 가득 채운 주유소 사장들이 거의 없었다. 짧게는 3일치, 혹은 1~2주 분량 채우고 이달로 넘어왔는데, 바로 전쟁이 발발됐고 유가는 폭등했다”고 했다.
여기에 “정유사 가격 역시 폭등했다”는 것이다.
A 씨는 ‘기존 재고 다 팔고 올려야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주식 물타기’와 비슷하다며, 일정량의 재고 확보를 위해 정유사가 새로이 인상한 가격대에서 물량을 추가하면 전체 재고 가격은 오르고, 여기에 최소 마진을 붙여서 하루 아침에 200원, 300원씩 오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불법 석유유통과 불공정 거래행위를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선 현실을 모르는 탁상행정으로 치부했다.
그는 “오늘(5일) 정유사에서 사오는 경유 가격이 2200원, 등유 가격이 2500원인데 경유 보다 등유가 더 비싼데 누가 등유를 섞어서 차에 넣냐”며 “등유와 경유 섞으면 차 연비도 좋지 않고 엔진에도 훨씬 부담이 가는데, 산업부는 생각이란 걸 하냐”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국민과 주유소 운영자들이 원하는 건 한가지, ‘중동 원유가 도착도 하지 않았는데 왜 가격이 올랐는가’”라며 “기름 값 올린 곳은 정유사이니 정유사 답변을 원하는데 일개 주유소 사장에게는 알려주지 않는다. 심지어 수많은 주유소들이 사오는 기름 가격은 사후 정산이라는 명목 아래 정확하게 내가 얼마에 사오는 지 알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6월개치 비축유류 있다며 왜 3월 중에 700~1200원씩 올리셨냐”며 “정부도 좋고 정유사도 좋으니 아무나 대답 좀 해달라”고 촉구했다.
A 씨는 “저는 오늘부터 등유 판매 중지 들어갔다. 전월재고 다 팔았고, 새로 사오려니 한 드럼에 50만 원 주고 사와야 된다고 한다”며 “시골에 있는 주유소라 도시가스가 아닌 등유로 난방하는 집들이 대다수인데, 그동안 믿고 주문해준 내 고객들에게 저 가격을 납득시킬 자신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오늘 기름 값이 제일 싸다. 가득 채우고 다니시라”고 덧붙였다.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관료들 퇴직 후 정유사 및 관련 계열에 취직한 사례가 있는 지 조사해봐야”, “국민 고통은 모르겠고 내 마진은 소중하다는 것 아닌가. 정유사와 주유소 다 마찬가지다”, “정유사 성과급 잔치하겠군”, “그럼 가격 내릴때는 비싸게 사서 안 내리는 거냐”, “이해해주면 소비자만 호구” 등의 반응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