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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뿔난 트럼프, 256년 전 ‘보스턴 학살’까지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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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0년 영국군 총격에 미국인 11명 사상
“미국 독립의 첫 순교자들… 희생 기린다”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에 돌입한 뒤 미군 지원에 소극적인 영국과 미국 간 갈등의 골이 차츰 깊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세기 후반 영국 식민지이던 미국 시민들의 반영(反英) 감정과 독립 의지에 불을 지른 ‘보스턴 학살’(Boston Massacre) 사건을 끄집어내 눈길이 쏠린다.

세계일보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그의 초청으로 백악관을 방문한 미국프로축구리그(MLS) 인터 마이애미 구단 호르헤 마스 구단주(왼쪽) 및 리오넬 메시 선수와 함께 행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마스와 나란히 마이애미 공동 구단주를 맡고 있는 영국의 옛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은 불참했다. AP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보스턴 학살 기념일에 즈음한 대통령 메시지’를 발표했다. 1770년 3월5일 발생한 보스턴 학살 희생자들의 256주기를 맞은 데 따른 것이다. 이는 당시 매사추세츠주(州) 보스턴에 주둔하고 있던 영국군이 식민지 미국 시민들과 시비가 붙은 끝에 발포해 5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친 사건이다. 미국은 ‘학살’이란 표현을 사용하지만 영국에선 사망자 숫자 등을 이유로 그냥 ‘사건’(incident)이라고 부른다.

트럼프는 메시지에서 “당시 영국 정부는 식민지 미국에 일련의 부당하고 과도한 세금을 부과해 식민지 주민들의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고 사건의 배경을 설명했다. 정규군이 비무장 시민들에게 총격을 가한 것을 비난한 트럼프는 보스탄 학살을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자유, 자치, 자유를 위한 십자군 전쟁(crusade)의 도화선”이라고 평가했다. 그로부터 6년 뒤인 1776년 미국 시민들이 영국을 상대로 독립을 선언하고 독립 전쟁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스턴 학살 피해자들을 “미국 독립의 첫 순교자”로 규정한 트럼프는 “이 애국자들의 희생은 그 이후 2세기 반, 건국 후 250년 동안 우리 국민의 심장부에 새겨져 있다”고 헌사를 바쳤다. “조국과 자유를 위해 피를 흘린 모든 영웅을 기린다”고도 했다.

세계일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5일(현지시간) 중동 사태를 주제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스타머는 미국 행정부를 향해 이란 핵 문제를 전쟁이 아닌 협상으로 해결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미·영 관계가 심상치 않은 점에 비춰 주목된다. 그는 앞서 이란과 싸우는 미국을 대하는 영국의 태도를 겨냥해 “만족스럽지 않다”고 질타했다. 지난 2월28일 첫 공습 단행 직전 트럼프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인도양의 옛 영국령 차고스 제도(諸島) 디에고가르시아 그리고 잉글랜드 페어퍼드 두 곳의 공군 기지를 미군이 사용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스타머는 이를 거절했다. 결국 하루 만에 스타머는 미군이 두 기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으나, 트럼프는 엄청난 실망감과 배신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우리는 (영국에) 매우 놀라고 있다”며 “우리가 상대하는 것은 윈스턴 처칠이 아니다”고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총리이던 처칠이 동맹인 미국에 적극 협조한 점을 들어 스타머를 깎아내린 셈이다. 트럼프는 스타머를 겨냥해 “미·영 관계를 망치고 있다”는 비난까지 퍼부었다.

스타머는 이날도 이란 핵 문제를 전쟁이 아닌 협상으로 해결할 것을 미국 행정부에 촉구했다. 일각에선 미·영 간에 견해차와 냉기류가 계속되는 경우 오는 4월로 예정된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국빈 방미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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