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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내홍 속 송영숙, 박재현에 '손'…3월 주총서 표 대결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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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간섭 논란에 송 회장도 참전
이달 말 이사회·주총 표대결로 가나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재점화하고 있다. 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전문경영인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간의 내홍이 격화되는 가운데, 그간 말을 아꼈던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배우자인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이 침묵을 깨고 사실상 박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 당시 결성됐던 이른바 '4자 연합'이 파기 수순에 접어들면서, 이달 말 열릴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가 향후 그룹의 경영 주도권을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송 회장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박 대표 체제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송 회장은 "대주주가 경영에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견실한 방향을 제시하고, 전문경영인은 부여된 권한과 책임 아래 회사를 이끌어가는 것이 한미가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길"이라며 "한미약품이 특정 개인 한 사람이 전권을 쥐고 운영할 수 없는 기업"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최근 경영 보폭을 넓히며 박 대표와 충돌하고 있는 신 회장의 독주를 정면으로 견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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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회장의 이번 입장문은 최근 사내에서 불거진 고위 임원의 성비위 사건을 단초로 명분상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도 읽힌다. 송 회장은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임직원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성비위 의혹을 받는 임원을 내부적으로 비호하고 부당하게 경영에 간섭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신 회장과 자신을 분리해, 지배구조 선진화와 투명 경영이라는 도덕적 정당성을 선점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로써 2024년부터 이어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송 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 신 회장, 그리고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 파트너스가 뜻을 모아 결성했던 '4자 연합'은 와해되는 국면을 맞았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서로 간의 좁힐 수 없는 입장 차이를 재확인하며 아슬아슬하게 유지되던 단일대오에 균열이 생기는 모양새다. 한때 우군이었던 대주주들이 이제는 서로를 겨냥하며 그룹의 내홍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신 회장 측 관계자는 "주총을 앞두고 '4자 연합'은 지속적으로 만남을 갖고 있으며 갈등이 더 번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결국 경영권의 향배는 주총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의 연임 여부를 놓고 주총장에서는 피 말리는 표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은 최근 지분을 꾸준히 추가 매입하며 전체 지분율을 29.83%까지 끌어올렸다. 송 회장 측은 임성기재단 지분을 포함해 25.58%의 의결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둔 상태다.

송 회장 측은 지배구조 선진화와 전문경영인의 독립성 사수라는 명확한 명분을 앞세워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지분율 6.64%)과 30%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할 계획이다. 명분과 실리를 강조하며 표심을 끌어모은다면 이번 표 대결에서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번 주총이 단순한 대표이사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수준을 넘어 한미약품그룹의 중장기적인 지배구조와 실질적 주도권을 완전히 재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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