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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고소영·현우진 산다’ 개인 인피니트풀 갖춘 넘사벽 ‘이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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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장동건 사는 청담동 대표 고급빌라
2024년까지 4년간 국내 공시가격 1위 기록
지난해 5월 142억원에 방탄소년단 뷔가 매입
영구 한강뷰 누리는 PH129의 과거와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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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129 [현대건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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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빈 전 티르티르 대표가 본인이 사는 PH129 내부를 소개하는 모습. [유튜브 채널 캡처]



꼭대기 2세대는 취득세도 더 내야 하는 호화주택이죠. 그 정도는 내겠다는 사람들이 살고 거긴 인피니트풀 같은 소규모 개인 수영장이 있어요. 청담동에 PH129(약70m)보다 높은 건물이 주변에 없기 때문에 수영복을 입고 물에 들어가 있어도 그 모습이 주변에 보이지 않죠. 강남에 그럴 수 있는 집이 얼마나 될까요.청담동 부동산 업계 관계자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서울 강남구 청담동에는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고급 빌라들이 줄지어 있다. 배우 차은우가 보유한 청담동 ‘빌 폴라리스’, 가수 아이유가 사는 ‘에테르노 청담’, 지드래곤이 매입했다고 알려진 ‘워너청담’ 등 사실상 연예인의 거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 중 반원형으로 휘어진 도로를 따라 곡선 형태의 외관으로 길을 감싸는 듯한 ‘PH129’은 대표적인 고급 빌라다.

PH129는 2020년 8월 입주한 이후 2024년까지 4년간 국내 공시가격 1위를 기록한 상징적인 주택이다. 지난해에 이웃집 에테르노 청담(전용면적 464.11㎡, 200억6000만원)에 그 자리를 내주었긴 했지만 전용 407㎡의 공시가는(2025년 기준) 172억1000만원으로 여전히 초호화 아파트의 대명사라 할 수 있다. 평당 가격으로만 비교해도 청담동이 평균 4705만원(아실, 50평 이상 기준)일 때 PH129는 1억9375만원으로 4배 가까이 비싸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의 뷔는 지난해 5월 142억원에 한 세대를 매입해 화제를 일으켰다. 배우 장동건·고소영 부부, 스타 강사 현우진 씨를 비롯해 화장품 브랜드 티르티르를 만든 이유빈(본명 이보희) 전 대표, 골프선수 박인비, 홍상욱 상지출판 대표 등이 PH129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분양 초기 PH129 가격은 70~80억원(층별 상이) 수준이었다. 2017년 9월에 팔린 한 매물은 당시 76억5000만원이었는데 동일층의 다른 매물을 중견기업 폼웍스의 창업주인 최상일 씨가 2021년 3월 115억원에 구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 매물 하나가 190억원에 거래된 사례가 있다”면서 “이 동네에도 새 고급빌라가 귀해 근처에 신축이 들어와도 주택당 가격이 300억원은 갈 거라고 보고 있어서 지금도 메리트가 있는 가격이라고 저희는 본다”고 말했다.

청담동 대표 호텔에서 초호화 빌라로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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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129가 지어지기 전 같은 장소에 있었던 엘루이 호텔. [트래블노트 홈페이지]



PH129는 주소지가 청담동 129번지이면서 당시 사업명이 ‘더펜트하우스청담’이었다는 것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분양매출만 최소 2000억원이 넘을 것이란 기대에 당시 미국의 안젤로고든이라는 투자사가 빌폴라리스AMC와 함께 손잡고 더펜트하우스청담PFV를 만들어 개발했다. 과거 이 자리에 있었던 엘루이 호텔을 시행사가 800억원이 넘는 가격에 매입해 2017년~2020년 현대건설이 시공한 PH129는 업계에서 숙박시설을 최고급 주택으로 변신시킨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주차대수는 가구당 5.5대로 입주민이 여러 대의 차량을 보유할 것이라는 전제가 반영돼 있다. 지하 6층, 지상 20층이지만 한 층에 3가구가 있는 전세대 ▷복층구조 ▷영구 한강조망이 특징이다. 방과 욕실은 각각 4개, 천정고는 2.9~3m로 상하층이 트여있을 경우 6m에 달해 일반 아파트 2개를 붙인 것보다 높다.

지은 지 10년도 되지 않아 가격이 2배 가까이 오른 PH129는 사실 한동짜리 나홀로 아파트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 전문위원은 “일반 아파트라면 가격 방어가 어려워 비선호되지만 청담동에서는 희소성과 고급화, 한강뷰라는 차별화에 성공해 가능한 시세”라며 “현재 상가시설들이 공실과 경기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에 PH129처럼 시설을 고급빌라화하는 강남권 주택사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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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신세계 제공]



① 전면 한강뷰 조망과 함께 누리는 청담동 인프라

PH129는 복층 설계로 높이 6m, 너비 11m에 달하는 광각(Panoramic) 창을 통해 한강 조망을 누릴 수 있다. 한 건물에서도 세대별 조망이 다르다. PH129를 중개하는 김만표 녹산리얼티 대표는 “PH129에서는 강이 ‘S(에스)’자 형태로 그랜드워커힐 호텔 쪽으로 휘어지는 모양으로 보인다”며 “내부 구조는 동일하지만 같은 한강뷰라도 1호 라인은 아차산을 바라보고 2호는 잠실 롯데월드타워 방향을 바라본다. 3호 라인은 영동대교 남단 도심뷰와 강 조망이 동시에 가능한 게 차이”라고 설명했다.

PH129가 있는 청담동은 연예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동네로도 유명하다. 고급 의식주를 누리기에 특화돼 있지만 유명인이 많이 살아 노출에 대한 부담이 다른 지역에 비해 덜하다는 게 실거주 장점으로 손꼽힌다. 목격되더라도 과도한 관심을 보이는 주민들이 적다는 의미다. 청담동에 거주하는 배우 하석진은 한 유튜브 콘텐츠에서 “길 건너 로데오거리와 다르게 청담동은 조용하게 숨어 있다”면서 “미용실이 많으니 이동시간 절약이 가능하고 연예인들이 많이 살아서 마음이 편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PH129 인근에는 구찌, 루이비통 등 매장이 있는 명품거리가 있는데 산책을 하다 워크인(walk-in)을 할 수 있을 정도다. 영국 런던의 첼시 거리나 일본 도쿄의 다이칸야마처럼 동네를 걷기만 해도 고급 브랜드 매장을 마주하게 된다. 또 다른 부촌인 압구정과 접해있어 고급 상권이 연결되기 때문에 명품 브랜드들은 10년~20년 단위 장기 임대계약을 감수하면서까지 ‘인(in) 청담동’을 꿈꾼다. 루이비통은 아예 이 거리의 용지를 매입해 일명 ‘땅테크’에도 성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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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 사는 소시민의 부자 동네 관찰기’라는 설명으로 2024년 출간된 <청담동에 살아요, 돈은 없지만> 도서. [교보문고 제공]



백화점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플래그십 스토어들이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명품 브랜드의 레스토랑인 카페 루이비통(루이비통), 구찌오스테리아 서울(구찌)을 비롯해 커피계의 에르메스로 알려진 바샤커피의 플래그십스토어가 청담동에 있다. 자산가들이 차량을 뽐내는 ‘고급 스포츠카들의 성지’로도 불리는 도산대로에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들이 푸드코트처럼 줄지어져 있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시리즈에서 화제가 됐던 비스트로 드 욘트빌 청담, 윰드, 드레스덴 그린 등 실력 있는 셰프들이 찾아와 매장을 여는 지역이라는 점도 청담동 주민이 누리는 혜택 중 하나다.

신세계 또한 기존 SSG푸드마켓을 리뉴얼해 지난해 12월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을 열었다. 의류 매장처럼 식품을 진열하는 트웰브(TWELVE)를 도입한 국내 첫 매장이다. 단순한 식품관을 넘어 패션, 다이닝을 더한 체류형 공간이 백화점이 아닌 이곳에 소개된 건 우연이 아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청담동 사람들은 특히 웰니스와 건강에 관심이 높고 선도적인 라이프스타일을 향유한다는 이미지가 있다”면서 “물건을 구입하는 것을 넘어 부담없이 취향을 소비하는 이들이 모인 곳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② 사생활 보호에 유리한 불편한 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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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129 도면. [집품 제공]



청담동 고급빌라촌의 특징 중 하나는 불편한 교통이다. <청담동 살아요, 돈은 없지만> 라는 도서를 쓴 작가 시드니는 “편의점보다 필라테스가 많은 동네가 청담동”이라며 “고가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맞춰지고 평지와 공원이 없는 지형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묘사한 바 있다.

청담삼성진흥아파트, 청담르엘아파트 등 역세권 단지를 제외한 PH129 등 고급빌라들이 모인 명품거리를 도보로 가려면 많게는 1㎞ 이상 걸어야 한다. 반면 차량을 통한 도심 이동은 수월하다. 특히 PH129는 영동대로, 올림픽대로, 도산대로가 만날 뿐만 아니라 바로 앞에 영동대교가 있어 강북 이동도 편하다.

③ 실거주·시세 차익·절세 동시에 누린다

이런 편의를 누리면서도 청담동 한강변 주택은 부촌인 평창동, 성북동과 다르게 실거주와 시세 차익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주거지로 각광받는다.김만표 녹산리얼티 대표는 “집은 아무리 커도 80~100평 정도면 만족하지만 이웃들의 생활 수준을 고려하면서 대규모 단지는 지양하는 분들이 많이 사는 동네”라며 “한남동은 싫다며 청담동만 고집하는 분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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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129 외관 사진. [네이버 로드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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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같은 평수 선호도는 취득세 등 세금과도 관련된 부분이다. 지방세법에 따르면 공동주택이 연면적 245㎡(복층형 274㎡)를 초과하면서 동시에 시가표준액(공시가격)이 9억원을 초과할 경우 호화주택으로 분류된다. 이 경우 취득세가 일반 세율(2.8~4%)에 8%를 더한 10.8~12%로 늘어난다. PH129는 A4용지보다 작은 면적인 0.04㎡가 부족한 전용 273.96㎡(약83평, 꼭대기 2세대 제외)을 주력 평형으로 지었다. 용산의 ‘한남더힐’과 ‘나인원 한남’ 등 하이엔드 주택들의 주력 평형이 대부분 전용면적 244㎡를 넘지 않는 것은 같은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PH129는 준공 당시 시행사가 42억원의 취득세를 구청에 신고하며 200억원이 넘는 비용을 절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구청은 이후 발코니 확장, 세대별 지하 창고를 이유로 들며 세금을 더 내야한다고 주장했지만 조세심판원은 ‘전용면적’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시행사의 편을 들어줬다.

③ 29가구 ‘룰’에 숨겨진 고급화 전략

PH129의 세대 수가 29세대인 것도 이유가 있다. 이웃인 에테르노청담을 비롯해 용산구 서빙고동의 아페르한강 모두 29세대인데 이는 분양가 규제와 함께 구청의 분양승인 절차를 피해가기 위해서다. 30세대 미만일 경우 공개청약 의무도 없기 때문에 청약통장이나 주택소유 여부에 무관하게 거래가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세대 수를 작게 해야 마감재나 내부를 고급화해 분양가를 시행사가 원하는 만큼 부를 수 있지 않냐”면서 “청담동에 생기는 고급빌라들은 태생부터 이미 집을 여러 채 보유한 연예인, 기업가 등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주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세대 수가 작아 커뮤니티 시설이 대단지에 비해 부족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유사한 고급주택인 한남더힐의 지하 커뮤니티랑 비교하면 스크린골프장, 라운지 등 말고는 특별한 시설이 없는 편”이라면서도 “다만 주민 간 마주치거나 노출을 싫어하는 분들은 오히려 이런 점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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