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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HD현대·효성·한화"…증시 '버블론' 반박한 靑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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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SNS에 글
"韓기업·증시 저평가 굴레서 재평가 받는것"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김용범 정책실장이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 국빈 방한 환영 만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2.22.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코스피지수가 올 들어 30% 넘게 오른 데 대해 "대한민국 주식회사는 지금 비싸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수십년 동안 덧씌워졌던 저평가의 굴레를 하나씩 벗겨내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지난 5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올린 '대한민국 주식회사, 재평가의 시간'이라는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7개월 만인 지난 1월 코스피는 사상 처음으로 5000포인트를 넘어섰다. 이어 파죽지세로 6000선까지 훌쩍 넘기자 일각에서 버블론(거품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근 중동 전쟁 여파로 코스피지수가 지난 3~4일 이틀 사이 18.4% 폭락하면서 우려가 더 커졌다. 이런 가운데 나라 정책 전반을 책임지는 수장이 버블론을 부정한 것이다.

김 실장은 최근 증시 상승의 배경에는 우리나라 산업 구조의 변화가 있다고 했다. 김 실장은 "지난해부터 한국 주식시장은 이례적인 속도로 상승했다. 문제는 상승 그 자체가 아니다"라며 "그 동력을 시장 스스로도 완전히 믿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썼다.

이어 "오랫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중력에 눌려 있던 시장이 장벽을 뚫고 낯선 고도에 진입하자 자연스럽게 의문이 따라붙었다. 이것이 새로운 국면의 시작인가, 아니면 또 하나의 거품인가"라며 "이러한 의심은 무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한국 증시는 오랫동안 사이클의 굴레에 갇혀 있었다. 반도체가 좋을 때 급등하고, 사이클이 꺾이면 여지없이 추락하는 패턴의 반복이었다"며 "이번 상승 역시 AI(인공지능) 붐이 만든 일시적 메모리 랠리라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라고 했다.

김 실장은 그러면서도 이번 사이클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보인다고 했다.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진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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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허경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왼쪽)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26.2.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김 실장은 "지금 세계 경제는 거대한 인프라 투자 사이클에 올라 있다. AI 데이터센터, 전력망 확장, 군비 지출 증가, 그리고 에너지 운송 인프라가 그 핵심"이라며 "흥미로운 점은 이 네 분야의 핵심 공급망에 한국 기업들이 모두 포진해 있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AI 시대의 핵심 부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고 에너지 인프라의 핵심인 LNG(액화천연가스)선 시장은 한국 조선소들이 장악해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수주 잔고는 이미 수 년치를 채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력 인프라 투자에서도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은 대체 불가능한 공급자다. 방산 분야 역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고 했다.

김 실장은 "이 산업들의 공통점은 명확하다"며 "이미 수 년치의 주문을 손에 쥐고 있다. 즉 지금 한국 산업은 단순한 경기 민감 사이클이 아니라 확정된 매출을 기반으로 한 '수주 사이클' 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의 지도도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실장은 "지난 20년 동안 세계 제조업은 양극단으로 이동했다"며 "대량 생산은 중국으로, 첨단 기술 제조는 소수 국가로 집중됐다. 독일은 산업 전환의 압박 속에 고전하고 있고 일본은 이미 한 차례 리레이팅을 경험했다. 그 사이에서 한국은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고 했다.

특히 "AI 메모리, LNG선, 초고압 전력 장비, 방산. 이 네 산업은 모두 기술장벽이 높고 공급자가 매우 제한된 분야"라며 "다르게 말하면 한국은 지금 세계 산업의 핵심 병목 몇 개를 동시에 거머쥔 독보적인 나라가 됐다"고 했다.

결정적인 변화가 자본시장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다고도 했다. 김 실장은 "한국 증시를 오랫동안 억눌러온 것은 산업 경쟁력이 아니라 거버넌스의 낙후성이었다"며 "낮은 배당, 소극적인 주주환원,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본질"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시장에서는 이례적인 풍경들이 포착된다"며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주주 행동주의의 목소리가 커지고 지배구조 개혁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 변화는 이제 시작이지만 방향만큼은 분명하다"고 썼다. 아울러 "이번 상승에 반도체 업황의 영향이 컸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면서도 "산업 구조의 재편과 자본시장의 질적 변화를 종합해 볼 때, 이를 단순한 반도체 사이클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결국 질문은 '지금이 고점인가'가 아니다"라며 '우리가 가진 병목의 가치를 제대로 계산해 본 적이 있는가. (한국 증시는) 비싸진 것이 아니라 제 값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의 시각은 같은 날 청와대 임시 국무회의에서 밝인 이재명 대통령의 생각과도 상통한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대한민국의 주식시장이 저평가돼 있다는 건 우리가 지금까지 운명적으로 받아들여왔다"면서도 "지금 우리가 이를 고쳐가는 중이고 정상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근본적으로 산업, 경제 체질을 바꾸는 게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법"이라며 "외부 요인에 의해 잠시 (금융시장이) 흔들리기는 하지만 소위 펀더멘털이라고 하는, 기초체력은 계속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정책을 집행해 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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