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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수비수' 유가·금리 다시 치솟자…뉴욕증시 '흔들'[월스트리트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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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81달러·브렌트 85달러…중동 전쟁에 공급 불안
10년물 국채금리 4.14% 상승…인플레 우려 재점화
트럼프 “휘발유 가격 상승 걱정 안 해”..군사작전 집중
버검 내무부 장관 "유가안정화 대책 검토"에 유가상승폭↓
기술주 하루 만에 약세...버크셔 자사주매입에 2.6%↑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중동 전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국채금리가 빠르게 꼬리를 다시 올리자 뉴욕증시가 5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다.

다만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전쟁 여파로 급등한 국제유가와 휘발유 가격을 억제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치솟던 유가는 상승폭을 소폭 줄이고 있다. 월가에서는 유가가 90달러선을 넘고, 국채금리도 4.3% 이상 튈 경우 1차 위험구간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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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개장 직후, 한 거래자가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껌 풍선을 불며 거래를 하고 있다. (사진=AFP)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1% 떨어진 4만7954.74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56% 내린 6830.71을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는 0.26% 하락한 2만2748.99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1% 가량 뛰며 다시 23선 위로 올라갔다.

WTI도 80달러선 넘고 브렌트유도 85달러 돌파

전쟁이 이날로 6일째 이어지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중동 지역 충돌로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고 해상 운임도 오르면서 글로벌 공급망 불안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는 중동 전쟁 여파로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이 위험회피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6.35달러(8.51%) 급등한 배럴당 81.01달러에 마감해 2024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기준유인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4.01달러(4.93%) 오른 배럴당 85.41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란이 유조선을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히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페르시아만을 통과하는 유조선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위험 보험 제공과 군사 호위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언제 정상적으로 운영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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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 가격 추이 (그래픽=CNBC)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과의 군사 충돌로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과 관련해 “오르면 오르는 것”이라며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휘발유 가격 상승에 대한 질문에 “나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이 끝나면 가격은 매우 빠르게 떨어질 것”이라며 “휘발유 가격이 조금 오르는 것보다 이번 군사 작전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더그 버검 미 내무장관은 이날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모든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며 유가 안정화를 위해 단기 조치부터 장기 정책까지 폭넓은 대응 옵션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상승폭을 조금 반납하고 있다. 오후 5시기준 WTI는 78달러선, 브렌트유는 83달러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가 안정화 검토 대상에는 미국 전략비축유(SPR) 방출, 연료 혼합 의무 규정 일시 면제, 미 재무부의 원유 선물시장 거래 참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 정부가 직접 원유 선물시장에 개입하는 방안은 실제 시행될 경우 전례 없는 조치가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러한 방식이 실제로 원유 및 휘발유 가격을 낮추는 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버검 장관은 또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가 유조선에 보험을 제공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은 금융력과 해군력을 갖춘 국가로서 동맹국들이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받도록 돕기 위해 일정한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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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물 미 국채금리 한달간 추이 (그래픽=CNBC)


10년물 금리 4.14%까지 치솟아...기술주 부담 작용

유가 상승은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미 국채 가격이 하락했고 이에 따라 금리는 상승했다. 오후 4시기준 글로벌 채권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5.6bp(1bp=0.01%포인트) 오른 4.138% 수준까지 상승했다. 특히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4bp 오른 3.583%를 기록했다. 최근 4거래일 동안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국제유가와 국채금리가 동시에 상승하면 주식시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유가 상승은 에너지 비용과 운송비를 끌어올려 기업의 생산비 부담을 높이고 소비자 물가를 자극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운다. 이는 중앙은행이 금리를 쉽게 내리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동시에 국채금리가 오르면 채권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투자 자금이 상대적으로 위험한 주식에서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이동하고, 금리 상승은 기업 가치 평가의 기준이 되는 할인율을 높여 주식의 현재 가치를 낮추는 효과도 있다. 이 때문에 유가와 금리가 함께 오르는 국면에서는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되며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80달러 안팎을 돌파하고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4%대를 뚜렷하게 넘어설 경우 금융시장의 긴장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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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트럼프 “모즈타바, 지도자로 부적절”…후계 선정 개입 시사

그럼에도 전쟁은 끝이 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망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차기 지도자로 인정할 수 없다며 이란의 후계 구도에 직접 관여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매체 액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경량급(lightweight)”이라고 표현하며 “그가 지도자가 된다면 아버지의 정책을 그대로 이어가게 되고 미국은 5년 안에 다시 이란과 무력 충돌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지도자 임명 과정에 반드시 관여해야 한다”며 “베네수엘라에서 그랬던 것과 비슷한 방식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메네이의 아들은 나에게 받아들일 수 없는 인물”이라며 “우리는 이란에 조화와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지도자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이란 지도부의 미래에 대해 미국이 공개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전쟁의 궁극적인 목표가 정권 교체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엇갈린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란도 전쟁 장기화 가능성도 시사했다.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미국과 이스라엘에 휴전을 요청하지 않을 것이며 협상할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한편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은 이란과의 충돌에서 결정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추가 병력이 중동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벌 최고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은 미국이 이 상황을 감당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며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을 실제로 호위할 수 있을지, 그 부담이 미국 재정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주 하루 만에 약세...버크셔 자사주매입에 2.6%↑

증시 ‘수비수’ 역할을 하던 국제유가와 국채금리가 모두 치솟으면서 기술주 중심으로 매도세가 나왔다. 애플(-0.85%), 알파벳(-0.84%), 테슬라(-0.1%) 등이 하락했다. 전날 크게 올랐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0.93% 하락했다. 반면 버크셔 해서웨이가 강세를 보였다. 회사가 2024년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을 재개했다고 밝힌 가운데 그레그 아벨 최고경영자(CEO)가 1500만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2.6% 상승했다.

한편 노동시장 지표는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최근 1년간 낮은 수준 부근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한 상태임을 시사했다. 이는 미 연준이 조기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오는 7일 발표되는 미국 2월 비농업 고용보고서가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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