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 충돌 여파로 중동 정세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주이란대사관 직원이 5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3.05. /사진=뉴시스 |
[파이낸셜뉴스] “무사히 도착해서 다행이다. 대한민국 국민임에 감사한다.”
주이란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하던 김나현씨(35)의 말이다. 김씨를 포함한 대사관 직원들과 이란에 머물던 한국인들은 미국-이스라엘과 전면전 국면에 접어든 이란을 떠나 5일 오후 6시 8분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들은 지난 3일 새벽 이란의 수도인 테헤란을 떠났고, 20시간 넘게 걸린 피난길 끝에 전날 저녁께 투르크메니스탄에 도착했다. 하루 두 번, 단 10분씩 화장실 가는 시간 외에는 꼬박 버스만 타고 달린 고난의 행군이었다.
테헤란→투르크메니스탄→튀르키예 육로이동 후 항공편으로 귀국
어렵게 투르크메니스탄으로 대피한 김씨 일행은 다시 대사관 임차버스를 타고 수도 아시가바트의 공항으로 이동한 뒤, 튀르키예 이스탄불 공항을 경유해 한국에 도착했다. 김씨는 "정세가 좋지 않아 어느 순간 이런 일이 터질 것이라 예상했지만 막상 일어나니까 당황스럽고, 정신적으로도 충격이 있었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자는데도 폭탄 소리가 났다. 대사관 근처에서도 들려서 심리적으로 불안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한 김씨는 "눈에 보이는 곳에서 폭탄이 터졌다"며 "무사히 도착해서 다행이다. 대사관 직원들이 정말 고생했는데, 대한민국 국민임에 감사한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란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을 맡고 있는 이도희 감독도 "한국 정부와 외교부에서 굉장히 빠르게 대처해주셨다. 국경까지 배웅해 주셨고, 끝까지 책임져 주셔서 불안하지 않게 갈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또 "대사관 근처에 폭격이 떨어졌을 때 굉장히 큰 폭발음이 들렸다. 듣고 죽는 건가 생각도 했다"며 "대사관에 머무는 교민들 모두 다 긴장했고, 대사관 지하 공간에 다 대피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리기도 했다.
사우디 체류 대기업 주재원 10명도 함께 귀국
이날 귀국편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체류하던 대기업 주재원 등 10여명도 함께했다. 이란은 사우디를 비롯한 인근 국가의 미군 시설과 공항·호텔·아파트 등에 미사일·드론 공격을 퍼부으며 반격 중이다.
사우디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하는 박은규씨(56)는 중동의 영공 폐쇄로 인해 육로로 피난해야 했다며 "지난 2일 밤 출발해 (수도) 리야드에서 기다렸다. 그런데 거기서 갑자기 미국 대사관을 향한 드론 공격이 발생해 비행편이 결항됐다"며 "결국 리야드에서 하루 머물렀는데 다음날엔 비행편이 연결돼서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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