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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초점] 100억으로 1000만 영화 만들었다…'단종오빠' 신드롬 '왕사남' 흥행비결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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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조은별기자] 침체된 영화계가 ‘단종오빠’의 활약에 모처럼 활짝 웃었다. 계유정난 이후 단종의 마지막 생애를 그린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가 올해 첫 1000만 고지를 밟을 전망이다. 지난 2024년 개봉한 ‘파묘’와 ‘범죄도시4’ 이후 2년만이다.

제작비 105억원이 투입된 ‘왕사남’의 손익분기점은 260만 명. 연출자 장항준 감독이 1000만 공약으로 성형, 개명 등을 언급할 정도로 메가 히트를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관객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설과 삼일절 연휴 극장가를 독식했다. 익숙한 역사를 변주해 남녀노소 세대불문 대중의 공감대를 산 게 흥행코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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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불패 사극장르의 변주

사극은 영화계 효자 장르다. 사극 최초 1000만 관객을 넘은 ‘왕의 남자’(2005·1051만 명)를 비롯,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년·1232만 명), 한국 영화 역대 최다 관객(1761만명) 기록을 세운 영화 ‘명량’(2014) 등이 모두 사극 장르였다. ‘왕사남’과 같은 소재인 계유정난을 배경으로 한 영화 ‘관상’(2013)도 913만 관객을 동원했다.

특히 그간 주요 미디어에서 다룬 계유정난과 왕실 권력 암투, 혹은 왕가의 로맨스에서 벗어나 어린 10대 왕의 유배생활을 그렸다는 점에서 신선함을 안겼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왕사남’은 대중적인 소구력이 높은 사극 장르를 영화화했다는 점, 국민 대다수가 교육을 통해 그 존재를 알고 있는 단종의 뒷이야기를 다루며 객관화된 시각을 유지한 점, 로맨스가 아닌 브로맨스를 그린 게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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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다. 영화를 연출한 장항준 감독은 언론시사회 당시 “실현되지 못한 정의는 잊혀야 하는가라는 의문에서 출발한 영화”라며 “단종의 죽음과 그를 지킨 엄흥도를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연출에 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 사이에서는 노산군으로 강등된 이홍위(박지훈 분) 영월 주민들과의 유대에 힘입어 금성대군(이준혁 분)과 왕권 복위를 논하는 모습에서 권력자의 내란에 맞선 우리 국민의 모습을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SNS에도 이와 관련한 감상평이 줄을 이었다.

◆배우의 힘…사극불패 유해진과 ‘단종오빠’ 열풍 주역 박지훈

‘왕사남’ 흥행의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 된 건 배우의 힘이었다. 단종의 시신을 수습한 엄흥도 역을 맡은 유해진은 다시 한번 ‘사극불패’ 신화를 입증했다.

‘왕의 남자’, ‘전우치’(2019), ‘해적:바다로 간 산적’(2014) ‘말모이’(2019) ‘봉오동전투’(2019) ‘올빼미’(2022) 등 유해진이 출연했던 사극 장르는 대부분 흥행에 성공했다. 그는 ‘왕사남’에서도 유머와 연민, 유사 부성애, 충심 등 복합적인 감정을 매끄럽게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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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사남’은 유해진의 다섯 번째 1000만영화이기도 하다. 그는 ‘왕의 남자’, ‘베테랑’(2015), ‘택시운전사’(2017), ‘파묘’(2024) 등 네편의 1000만 영화에 출연한 바 있다.

단종 역을 연기한 박지훈은 ‘왕사남’이 발견한 보석이다. 숙부에게 숙청당한 충신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회한과 자책감, 자신도 언젠가 숙청당할지 모른다는 어린 왕의 두려움을 큰 눈망울로 표현해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단종오빠’ 열풍의 주역이 됐다.

첫 스크린 주연작으로 만루홈런을 친 박지훈의 행보에 차기작인 티빙 ‘취사병, 전설이 되다’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진운…천운을 타고났다

‘왕사남’은 대진운도 좋았다. 영화계 최대 대목인 설 연휴 개봉했는데 류승완 감독의 ‘휴민트’를 제외하면 별다른 경쟁작이 없었다.

올해 설이 다른 해보다 유난히 늦어지며 삼일절 연휴까지 열기가 이어진 것도 예상보다 빨리 1000만 관객을 돌파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힌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왕사남’은 삼일절 연휴인 지난 달 28일부터 나흘간 247만 명이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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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왕사남’의 흥행이 전체 영화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다. 이번 흥행은 극장이 큐레이션 기능을 잃고 ‘영화’가 아닌 ‘특정 작품’을 관람하고 SNS에 공유하는 현상을 확인하는 사례가 됐기 때문이다.

정 평론가는 “‘왕사남’을 관람한 1000만 관객이 또다른 영화를 보는 동력으로 작용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뒤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영화가 없다”며 “결국 관객을 잡을 좋은 콘텐츠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대작이 아니더라도 젊은 제작자들의 역량을 실험할 수 있는 저예산 영화가 계속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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