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관련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
일본 방송업계에 종사하는 여성 10명 중 7명이 직장에서 성희롱당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대 대학원 다나카 도고 교수팀이 지난해 5월부터 지난 1월 사이에 전·현직 방송인 183명(남성 62명, 여성 119명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 응답자의 70.6%(84명)가 ‘성희롱당했다’고 답했다.
피해 유형은 다양했다.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경험했다는 여성은 44.5%(53명), ‘성 접대 요원으로 동원’됐다는 응답도 14.3%(17명)에 달했다. 특히 여성 응답자의 10%가량은 성관계를 강요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남성 응답자 중 32.3%(20명)가 성희롱성 발언을 들은 적이 있고, 6.5%(4명)는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강요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스튜디오에서 체형에 대해 질문을 받은 뒤 강제로 껴안기거나, 간부들의 술자리에 ‘접대 요원’으로 동원돼 성적인 대화에 노출되는 일이 빈번했다.
피해 여파도 심각해 응답자 중 39명은 “자살을 생각했다”고 답했고, 30명은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직장이나 직업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아이돌 그룹 ‘스마프’(SMAP) 리더 출신 연예인 나카이 마사히로를 둘러싼 연예계의 성 착취 이슈 등이 제기되며 업계 전반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됐다.
이와 관련해 조사팀은 “공공성을 가진 방송국이 내부에서는 인권침해를 방치하는 모순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 관련 이미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아이클릭아트 |
여성 방송인에 대한 성적 대상화, 성차별은 일본 방송계에 만연한 구조적 문제다.
한 민영방송 여자 아나운서는 TBS방송에 “선배 PD의 부탁으로 여자 아나운서 3명이 스포츠 선수들과의 회식 자리에 나갔는데, 다음 날 그 PD가 ‘유흥업소 직원들처럼 접대해 주길 바랐는데 어제 너무 성의 없었다’고 호통을 쳐 매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영 방송사 영업부 여직원도 “광고업체 간부가 회식 자리에서 ‘나와 불륜 관계를 맺어 주면 광고를 또 계약하겠다’고 말해 상처를 입었다”며 “남자 선배들에게 고민을 털어놨지만 ‘너 인기 많은 거 아니까 그만 자랑하라’며 웃음거리만 됐다”고 토로했다.
일본은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24년 세계 성격 차 지수(GGI)에서 118위에 올라 있다. 심지어 중국(106위), 네팔(117위)보다도 성차별이 심한 나라로 분류됐다.
이는 상위권에 포진한 핀란드(2위), 노르웨이(3위), 독일(7위), 영국(14위), 프랑스(22위) 등 주요 선진국들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성 차별적 제도 개선이나 성평등 인식 확산을 위한 노력에 매우 소홀하다.
하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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