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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지하철 타고, 드론이 커피 배달…테스트베드된 中도시 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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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일 선전시 지하철 11호선 객차에 배송 로봇과 승객들이 함께 타고 있다. 이 로봇은 시람의 조종 없이 지하철 타고 내릴 수 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출근길 지하철에서 로봇과 함께 타니 신기하죠.”

지난달 11일 새벽 중국 광둥성 선전시의 지하철 첸하이완역.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배송 로봇을 처음 본 20대 첸모 씨는 연신 사진을 찍었다. 평소 같은 시간대에 이 노선을 이용하는 다른 승객들은 아무렇지 않게 잠을 청하거나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다. 지하철에서 인간과 로봇이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은 선전시에서 점점 흔한 풍경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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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를 통해 장애물을 감지할 수 있어 사람이 앞에 있으면 자동으로 멈춘다.


펭권을 닮은 형태의 로봇은 이날 새벽 적재함에 생수와 음료수 박스를 싣고 업무를 시작했다. 스스로 개찰구 옆 통로를 통과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철 승강장으로 이동했다. 라이다 센서 기술을 통해 공간과 장애물을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사람이 다가오면 스스로 멈춰 어느 정도 사람들이 붐빌 때도 안전사고 위험이 작다. 지하철을 기다리던 로봇은 출입문이 열리자 객차 안으로 들어갔다. 또 내려야 할 지하철역에 도착하자 객차에서 내렸고, 역사 안에 있는 편의점까지 이동해 배송을 마쳤다.

지하철 로봇 배송은 지난해 7월부터 선전시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안정성 테스트를 거쳐 12월부터는 총 40대가 8개 노선 61개 역에 배송을 하고 있다. 운영 업체 관계자는 “교통 체증이 없는 데다 로봇이 스스로 지하철을 타고 다니니 인건비, 추가 물류비용이 필요 없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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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숲을 사이를 지나 온 드론이 착률장에 내려 앉는 모습.


드론을 이용한 운송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달 11일 선전시의 대표적인 상업 중심지인 푸톈역. 스마트폰에서 음식 배달 플랫폼 ‘메이퇀’ 앱으로 커피 2잔을 주문했다. 약 10분 뒤 ‘윙’ 소리를 내며 머리 위로 드론이 나타났다. 드론이 배달해 놓은 음료를 찾으러 온 한 여성은 “배달원은 차가 막히거나 중복 배송을 하면 늦는 경우가 있는데, 드론 택배는 늘 시간을 정확히 지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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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커피를 주문했던 매장이 있는 쇼핑몰을 찾아가 보니 건물 외부 한편에 대규모 드론 이착륙장이 마련돼 있었다. 주문이 들어오면 쇼핑몰 안에 있던 업체 직원들이 상품을 이착륙장으로 가져왔다. 드론 담당자가 상품이 담긴 배송 박스를 드론에 매달면 곧장 이륙했다. 업체 직원은 “평일 기준 하루에 100건가량 주문이 들어오고, 주말에는 300건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선전시에서는 이처럼 도시 곳곳에서 첨단 기술 제품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난산구의 인재공원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2대가 커피를 직접 만들어주고, 룽강구에는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로봇팔이 국수를 말아주는 무인 매장도 있다. 시민들이 로봇과 AI를 자주 접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하이테크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창출된다. 기업들에는 매출 증대는 물론이고 일선 현장에서 데이터를 쌓을 기회가 생긴다. 극장에서 로봇이 팝콘을 튀기고, 길거리에 순찰 로봇이 다니는 선전은 도시 전체가 테스트베드라고 홍콩 싱다오일보는 2일 전했다.

글로벌혁신센터(KIC중국)의 김종문 센터장은 “선전은 AI 관련 뛰어난 공급망이 갖춰져있다. 여기에 상용화까지 앞서간다면 향후 저고도경제, 6G, 휴먼노이드로봇 등의 분야에서 중국 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전=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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