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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개혁 강행 뒤 여권, 조희대 거취 전방위 압박…사법부 '무력감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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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여당이 "저항군 우두머리", "역겹다" 등 원색적인 표현까지 동원하며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를 거세게 압박하고 있지만, 조 대법원장은 입을 닫은 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사법개혁 3법'(법 왜곡죄 신설·재판소원 도입·대법관 증원)이 강행 처리된 데 이어 사법부 수장의 거취 논란까지 불거지자, 법원 내부에는 무력감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조 대법원장은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면서 취재진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개 사퇴 촉구에 대한 입장을 묻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범여권 강경파 인사들 사이에서 거론되는 탄핵 추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도 침묵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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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03.04 ryuchan0925@newspim.com


정 대표는 전날 거친 표현까지 섞어가며 조 대법원장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법부 수장으로서 무능·무지할 뿐 아니라 국민 정서에도 반하고 번지수도 잘못 잡고 있다"며 "지금 사법개혁에 대한 저항군 우두머리 역할을 하는 것이냐. 사퇴도 적절한 타이밍이 있다. 거취를 표명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날 박수현 당 수석대변인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도 역겨워 조 대법원장에게 묻는다"며 "국민이 입혀준 법복 입고 '헌법과 법률' 뒤에 숨으면 썩은 냄새까지 사라지는 줄 아느냐"고 직격했다. 여당의 대표와 수석대변인이 동시에 사법부 수장을 향해 노골적인 십자포화를 퍼부은 셈이다.

범여권 강경파 모임인 공정사회포럼(처럼회)은 이날 '조희대 탄핵 공청회'까지 열었다. 박 수석대변인은 "당 지도부 차원에서 논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조 대법원장을 겨냥한 여권의 공세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조 대법원장이 침묵을 이어가는 가운데, 대법원 역시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더욱이 국회를 상대하는 법원행정처장 자리도 공석인 상태다. 대법원 한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일방적으로 언급한 사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탄핵 추진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갑자기 나온 이야기인데, 구체적인 탄핵 사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사법개혁 3법이 통과되면서 시행이 가시화된 데다, 대법원장 거취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일선 법원에도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난달 23일자로 법관 정기인사가 시행돼 새 진용을 꾸렸지만, 사법부의 독립성을 흔드는 악재가 잇따르며 내부적으로는 무력감과 혼란 섞인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서울의 한 지법 판사는 "전국법원장회의를 열고 일선 판사들의 의견을 국회에 전달하는 등 사법부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는데도 법안이 통과돼 허탈하다"며 "법원 내부에서는 격분하는 반응과 상황을 지켜보자는 신중론이 엇갈린다"고 전했다.

수도권의 한 고법 판사도 "사법부 수장이 정치권의 압박에 굴복해 물러나는 것은 누구도 원치 않지만, 현재로선 사퇴 외에는 뾰족한 출구가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라며 "상대적으로 젊은 소장파 판사들이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내지 않는 점은 아쉽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법원 안팎에서는 정치권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사법부가 원칙과 독립을 어떻게 지켜낼지 시선이 쏠리는 모습이다. 조 대법원장의 침묵이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에 따라 향후 법원 내부 기류와 정치권의 대응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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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03.04 ryuchan0925@newspim.com


hong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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