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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s Story #516] "기술만으로는 안 됐다" - 25세 인도 창업자가 한국에서 배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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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텀

시반슈 드위베디 PIKI Corporation 대표 (c)플래텀


17세에 스타트업에 뛰어들고, 인수를 목격하고, 25세에 한국에서 다시 배운 것

스물다섯. 앞에 앉은 사람의 이력이 나이와 맞지 않았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 스타트업브랜치에서 만난 시반슈 드위베디(Shivanshu Dwivedi). 인도에서 왔다.

17세에 공과대학에 입학하며 첫 스타트업에 합류했다. 소규모 기술팀의 일원으로 시작해 회계와 운영까지 맡았다. 그 회사는 이후 인도 최대 푸드테크 기업 조마토(Zomato)에 인수됐다. 19세에 본격적인 투자를 받았고, 20대 초반에 법인을 세웠다. 지금은 한국에 본사를 두고 건물의 붕괴를 예측하는 AI를 만들고 있다.

그가 이끄는 PIKAI 코퍼레이션(PIKAI Corporation, 이하 PIKAI)은 엣지 AI 기술로 기반시설의 구조적 위험을 사고 이전에 감지하는 회사다. 영상 AI와 물리 기반 시뮬레이션을 융합한 플랫폼 프레드포인프라(PRED4INFRA)는 건물과 시설을 자기보고(Self-reporting) 시스템으로 전환한다. 영상 AI만으로는 오탐(false alarm)이 잦고, 물리 시뮬레이션만으로는 실시간 대응이 어렵다. 둘을 결합하고, 모든 데이터를 현장에서 처리한다. 클라우드에 올라가지 않는다.

변화를 만들고 싶었다

시반슈의 창업은 사업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제가 자란 지역은 공학을 전공한 청년들에게 기회가 매우 부족한 곳이었습니다. 단순히 사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변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19세에 비영리 연구소를 설립했다. 재능 있지만 기회가 없는 인도 기술자들이 모여 자유롭게 연구하고 기술을 실험하는 공간이었다. 이 과정에서 탄탄한 기술 인력 기반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비영리 조직으로는 민간 투자나 대규모 자금 조달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했다. 20대 초반에 법인으로 전환했다. 인도 정부와 재난 관리 사업을 본격적으로 수행하기 시작했다. 드론을 직접 개발하고, 장비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소프트웨어와 통합하는 일을 해왔다. 코로나19 당시에는 우타르프라데시 경찰의 감시·모니터링 작전에 드론을 투입해 공로를 인정받았고, 드론에드(DroneEd) 프로그램을 통해 5,000명 이상의 청년에게 드론 기술을 교육했다.

기술이 실제로 작동하는 장면도 만들어졌다. 2022년 우타르프라데시주 파루카바드(Farrukhabad) 홍수 당시, 드론이 침수 지역 상공을 비행하며 AI가 항공 이미지를 'Damage', 'Habitation', 'Road'로 실시간 분류했다. 수 주가 걸리던 피해 조사가 수 시간으로 줄었다. 잠무카슈미르의 차라르이샤리프(Charar-i-Sharief) 지역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산악 지형의 인프라 매핑을 수행했다. 인도에서 일정 수준의 고객과 매출 기반을 확보한 상태에서 한국행을 결정했다.

노후화되는 건물들

작년, 인도를 대표해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직접 조사하고 자료를 연구하면서, 한국 건축물의 상당수가 노후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전국 건축물의 44.4%가 사용승인 후 30년을 넘겼다. 안전 관리는 여전히 주기적인 수동 점검에 의존하고 있었다. 사람이 직접 점검하면 비용도 높고 수 주가 걸린다. 시반슈의 드론 시스템은 하나의 드론에 일반 카메라, 열화상 카메라, 라이다(LiDAR)를 모듈형으로 장착해 균열, 내부 열 이상, 구조물의 미세 변형을 동시에 잡아낸다. 세 겹의 데이터가 교차 검증되면서 오탐이 제거된다. 같은 면적을 수 시간 안에, 비용은 수분의 일로 처리한다. 속도만이 아니라 비용 구조 자체가 다른 게임이었다.

건설 현장 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2024년 한 해에만 건설업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가 272건 발생해 276명이 목숨을 잃었다. 평균 32시간마다 한 건의 사망사고가 일어나는 셈이다. 동시에 중대재해처벌법이 경영자에게 산업 안전 의무를 엄격하게 요구하고 있었다. 법이 시장을 만들고 있었다.

"국토교통부가 전국 약 22,000개 건설 현장을 점검하는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이 정도 규모면 사람 손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기술적으로도 한국은 최적의 환경이었다. 그가 만드는 시스템의 핵심은 고도화된 메모리 기술인데, 반도체와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이 아니면 만들기 어려운 '두뇌'였다.

"단순히 기술을 한국에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의 메모리 기반 기술을 배워서 물리 기반 엔진을 세계 시장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시장의 빈자리도 명확했다. 한국은 로봇, 건설, 제조에서 세계적인 강국이지만, 그가 보기에 AI 스타트업 대부분은 챗봇이나 이미지 생성 같은 생성형 AI에 집중하고 있었다. 반면 한국의 강점인 건설과 제조 현장은 그런 범용 AI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물리적 문제들로 가득했다. 건설·제조 대기업들은 디지털 전환이 절실한데, 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기술을 찾기 어려웠다.

"한국의 산업 현장은 하드웨어는 세계 최고 수준인데, 그걸 제어하는 소프트웨어에서 빈틈이 보였어요."

기회를 확신했다. 기술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다. 그런데 한국에 와서 가장 놀란 건 기술이 아니었다.

기술만으로는 안 됐다

"처음에는 기술의 우수성만으로 충분히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한국에서는 통하지 않았어요."

시반슈는 빠르게 결과를 만들어내는 환경에서 일해 온 사람이다. 인도에서는 그 방식이 먹혔다. 한국에서는 아무리 좋은 기술을 들고 가도 문이 열리지 않았다. 아이디어에 이미 호감을 보이는 상대가 있는데,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언어 장벽이 원인이었지만, 그 뒤에 더 본질적인 문제가 있었다.

"한국에서는 기술로 이기는 게 아니라, 신뢰를 먼저 쌓아야 했습니다. 사업과 개인적인 관계가 분리되어 있지 않아요. 거래가 아니라 연결에 가깝습니다."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공격적인 영업 대신 한국 생태계에 대한 존중과 장기적 헌신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원래 모임이나 교류 행사에 자주 나가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한국에 오면서 달라졌다. 저녁 식사를 함께 하고, 커피를 마시며 생각을 나눴다.

"한국에 오면서 저 자신도 많이 변했습니다. 예전에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 업무의 부수적인 부분이었는데, 지금은 그게 업무의 핵심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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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이 되기로 했다

신뢰를 배운 뒤, 전략도 바뀌었다.

PIKAI는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KSGC)를 통해 한국에 진출했다. KSGC는 해외 유망 창업 기업을 발굴해 국내 액셀러레이팅을 지원하고 국내 창업생태계에 정착을 돕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글로벌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처음에는 인도에서 개발한 기술을 해외 지사 형태로 이전하는 것이 목표였다. 한국 파트너들의 조언이 방향을 바꿨다.

"건설과 스마트시티 분야 관계자들이 똑같은 말을 했습니다. 대기업이나 정부 기관과 일하려면 해외 지사로는 안 된다고요. 한국 법인이어야 한다고. 즉시 받아들였습니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 기업'이 아니라, '세계에 뿌리를 둔 한국 기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모든 데이터를 현장에서 처리하는 엣지 기반 구조로 전환해 데이터 주권을 확보했고, KC 인증과 함께 국토교통부(MOLIT)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 기준에 맞추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25년 경력의 기술 전문가 차희준을 공동창업자로 영입했다. PIKAI의 본사는 서울에 있다. 한국의 건설 현장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의 E-7-4 비자 점수 취득을 지원하는 피지컬 AI 모듈까지 개발했다.

두 개의 리듬

시반슈가 물리 AI 핵심 기술과 제품 구상을 맡고, 한국인 파트너들이 사업 개발과 정부 협력을 주도하는 혼합형 리더십 구조다. 인도 팀은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시반슈는 한국 생태계에 100% 몰입한다.

본사와 인도 팀을 동시에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시차가 아니라 '맥락 전환'이었다.

"인도 팀은 빠르게 만들고 빠르게 부수는 속도로 움직입니다. 한국에서는 관계가 먼저고, 일은 그 다음입니다. 완전히 다른 두 개의 리듬을 동시에 관리하는 건 생각보다 큰 부담이었습니다."

해법은 분리였다. 인도 팀에게 실행을 완전히 맡기고, 본인은 한국에 온전히 집중하는 구조로 재정비했다.

"한국 시장은 절대 가볍게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온전히 몰입해야 하는 시장입니다."

그렇게 몰입한 결과가 구체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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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반슈 드위베디 PIKAI 코퍼레이션의 핵심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PIKAI 코퍼레이션 제공


먼저 사람을 찾으십시오

현재까지 국내 복수의 기업으로부터 유료 프로젝트 투자의향서(LOI)와 투자 LOI를 확보했고, 7건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엔비디아 젯슨 오린 기반의 산업용 AI 컴퓨터 프레드포인프라 엣지 박스 V1.0의 현지화도 완료했다. 2025 KSGC 상위 5개 기업에 선정됐다.

다음 목표는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 선정과 시드 투자 유치, 그리고 국내 중견 건설사와의 개념증명(PoC) 성공이다.

"팁스에 선정되면, PIKAI는 더 이상 한국 생태계의 '지원자'가 아니라 '구성원'이 됩니다. 그게 저에게는 투자금보다 중요합니다."

1년 안에 흑자 전환이 목표다. 한국에서 사업 실적을 만든 뒤 유럽으로 확장하고, 2030년까지 약 22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자산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세계적 표준을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본사는 한국에 둔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하려는 외국 창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어떤 제품을 가지고 있든, 가장 먼저 할 일은 판매가 아닙니다. 사람과 시장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먼저 사람을 찾으십시오. 나를 믿어줄 수 있는 파트너를 찾으십시오. 그 파트너가 생기면, 그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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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문선(english@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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