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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 사망’ 급발진 소송 2심 시작···“급발진” vs “오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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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법원 이미지. 경향신문 자료사진


2022년 12월 강원 강릉에서 이도현군(사망 당시 12세)이 숨진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의 책임 소재를 둘러싼 민사소송의 항소심 재판이 5일 시작된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민사2부(재판장 심영진)는 이날 도현군 가족 측이 KG모빌리티(이하 KGM·옛 쌍용자동차)를 상대로 제기한 9억2000만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첫 변론기일을 연다. 1심은 운전자인 도현군의 할머니가 가속페달을 제동페달로 오인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는데, 항소심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전자제어장치(ECU)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 발생 여부’다. ‘사고 전 마지막 5초 동안 가속페달 변위량이 100%였다’라는 사고기록장치(EDR) 기록의 신뢰성을 두고 도현군 가족은 “약 30초 동안 지속된 급발진 과정에서 액셀을 브레이크로 착각해 밟는 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반면 KGM 측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분석을 핵심 근거로 내세워 “페달 오조작”이라고 맞서고 있다.

‘자동 긴급 제동장치(AEB) 미작동’과 ‘브레이크등 점등 여부’도 중요한 쟁점이다. 도현군 가족은 줄곧 사고 전 ‘전방 추돌 경고’가 7차례나 울렸음에도 AEB가 작동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하지만 KGM 측은 “AEB는 가속페달 변위량이 60% 이상이면 해제된다”며 60% 이상의 힘으로 가속페달을 밟았다면 AEB가 작동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결함을 부정하고 있다.

양측 주장을 살핀 1심 재판부는 제조사 측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이에 따라 도현군 가족은 항소심에서도 급발진 주장을 입증하기 위한 새로운 증인 신청과 추가 감정 등을 계획하고 있다. 도현군 아버지 이상훈씨는 “이번 재판은 단순한 한 가정의 항소 절차가 아닌 현행 제조물 책임법 입증 책임 구조의 타당성을 다시 묻는 중요한 사회적 계기”라고 밝혔다.

이씨는 “지금의 판결구조는 급발진 사고의 원인이 되는 ECU 소프트웨어 결함을 피해자 측이 찾아내어 결함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나아가 운전자가 페달 오조작을 하지 않았다는 두 가지 사실을 모두 다 소비자가 증명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며 “기술력과 경제력이 없는 일반 소비자에게 입증 책임을 요구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요구”고 말했다.

도현이 가족이 손해배상 소송에서 결함 입증 책임 주체를 소비자에서 제조사로 바꾸는 ‘도현이법’(제조물 책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정해달라고 낸 국회 국민동의 청원은 5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하지만 지난 21대 국회에서 임기 종료와 함께 폐기됐고 22대 국회에서도 법안 심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우혜림 기자 sa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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