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심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 ‘범행에 적극 가담하지 않았다는 점’ 등도 향후 재판에서 다시 다뤄질 전망이다.
4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수처 체포 방해' 및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2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
내란전담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윤성식)는 4일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사건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통상 형사재판에서는 본격적인 심리에 앞서 양측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심리 계획을 논의하는 공판준비기일을 잡지만, 재판부는 곧바로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특검법에 따라 이 사건 항소심은 늦어도 1심 선고일로부터 3개월째인 4월16일까지 결론 내야 하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 사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법정에 들어선 윤 전 대통령은 법관들이 앉아 있는 법대를 향해 꾸벅 인사한 뒤, 터덜터덜 피고인석으로 걸어가 착석했다. 한층 수척해진 모습으로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을 왼쪽으로 빗어 넘긴 윤 전 대통령은 짙은 남색 정장에 흰 셔츠를 입었다. 상의 왼쪽 가슴엔 수용번호가 붙어 있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이유에 대해 “원심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을 인정했는데, 이는 (공수처법) 입법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위법한 해석”이라며 공수처 수사와 체포영장 집행 시도가 위법했으므로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가 성립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외관을 갖추려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다른 국무위원들의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에 대해서도 “국무위원의 심의권이란 독립적으로 보호되는 구체적 권리가 아니라 직무상 권한이나 보좌기관 일환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직접 발언에 나서 “법리적인 건 둘째 치고 대통령경호처장 입장에서는 경호구역에 대한 수색영장을 받지 않고 무단으로 들어온 사람들(공수처·경찰 관계자들)은 나가라고 해야지, 수색을 승낙해준다는 것 자체가 상식에 반한다”고 했다.
내란 특검팀은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나온 허위공문서 행사 혐의와 ‘헌정질서 파괴 뜻은 추호도 없었다’는 내용의 PG(프레스 가이던스·언론 대응을 위한 정부 입장)를 외신에 전파하도록 지시한 혐의 관련 반박에 집중했다.
특검팀은 “허위로 작성된 (사후) 계엄 선포문은 계엄 선포와 관련된 향후 탄핵심판 절차와 수사기관에서 행사할 목적으로 작성된 것”이라며 대법원 판례대로 얼마든지 문서를 행사할 위험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허위 공보와 관련한 무죄 부분에 대해선 “대통령 지위를 이용해 공무원에게 거짓을 유포하도록 지시한 행위는 국가조직의 신뢰를 훼손하는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지적했다. 특검팀은 “피고인은 국헌문란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범행을 전면 부인하고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했다”며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 형량은 지나치게 가벼워 부당하다”고 역설했다. 다음 공판은 이달 23일 열린다.
5일에는 또 다른 내란전담재판부인 같은 법원 형사12-1부 심리로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사건 항소심 첫 공판이 열린다. 이승철·조진구·김민아 고법판사로 구성된 대등재판부다.
한 전 총리는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은 무작위 전산 배당 방식에 의해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 사건 항소심을 형사12-1부에 배당했다고 이날 밝혔다.
2심에서는 비상계엄의 사전 계획 단계와 국헌문란 목적의 범위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주영·홍윤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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