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대법원장은 4일 박 대법관의 행정처장직 사의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법관은 재판 업무로 복귀한다. 노태악 대법관이 전날 후임자가 제청이 되지 않은 상태로 퇴임하면서, 대법원 재판 업무에 공백이 없도록 조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후임 행정처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당분간 기우종 차장이 업무를 대행한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선 대법관 제청을 둘러싼 청와대와 대법원 간 기싸움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
1월16일 처장으로 취임한 박 대법관은 지난해 5월 파기환송된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주심으로, 민주당으로부터 자진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박 대법관은 지난달 27일 민주당이 사법 3법을 강행처리하자 대국회 소통 창구를 재정비하고 조직의 안정을 기하고자 사퇴 결단을 내렸다.
이종엽 변호사 등 역대 대한변호사협회장 8명과 박보영 전 대법관을 비롯한 역대 한국여성변호사회장 6명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민주당의 사법 3법 처리를 강하게 비판하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구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헌정 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권력 구조 변경 시도”라며 “법치주의를 무너뜨리는 ‘사법 파괴 3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통령은 헌법 수호의 책무를 지는 국가 원수”라며 “위헌적 요소가 명백한 법률안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헌법적 의무”라고 강조했다. 재판소원과 관련해선 “권력자에게 대법원 확정판결을 마음대로 뒤집을 절호의 기회”라며 “일반 대다수 국민들은 강자의 시간끌기 희생양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왜곡죄 신설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무엇이 ‘왜곡’인지 기준조차 불분명한 상태에서 형사처벌을 가하겠다는 것은 죄형법정주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위험한 입법”이라며 “판사와 검사의 독립적 판단을 위축시키는 강력한 압박 수단으로 악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법관 증원은 “사법부 장악 의도”라며 강도 높게 지적했다. 이들은 “이해 당사자인 대통령이 대법원 구성에 광범위한 인사권을 행사한다면 사법부 독립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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